여성 리더 키우자
여성 리더 키우자
  • 여종승 기자
  • 승인 2019.03.1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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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종승 발행인 / 대표이사

그냥 지나쳤을지 모르지만 지난 8일이 세계 여성의 날이었다. 미국의 여성 노동자들이 1908년 근로여건 개선과 참정권 등을 요구하면서 시위를 벌인 것에서 시작됐다.

미국 1만5천여 명의 여성 노동자들이 뉴욕의 루트커스 광장에 모여 선거권과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대대적인 시위를 벌였다.

그 때 노동자들은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고 외쳤다. 노동자들이 요구한 빵은 남성과 비교해 저임금에 시달리던 여성들의 생존권을 외치는 것이었다. 장미는 참정권을 의미했다.

미국의 여성 노동자들은 당시 먼지가 가득한 최악의 현장에서 하루 14시간씩 일했지만 선거권과 노동조합 결성 자유 등의 기본적인 권리도 없었다.

이 시위에 자극받아 세계 각국에서 남녀 차별 철폐와 여성 지위 향상 등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확산됐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며 60여년이 흘렀다.

하지만 유엔이 1975년을 ‘세계 여성의 해’로 지정했다. 유엔은 2년이 흐른 뒤인 1977년 3월 8일을 특정해 ‘세계 여성의 날’로 공식화했다.

세계 여성의 날이 만들어지면서 매년 3월 8일이 되면 당시 의미를 살려 빵과 장미를 나눠주는 행사가 열린다.

우리나라는 1920년부터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해 왔으나 공식적으로는 1985년부터 기념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2월 여성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하는 ‘양성평등기본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며 3월 8일이 ‘여성의 날’로 공식 지정됐다.

세계 여성 노동자들의 문제 제기로부터 대한민국에 여성의 날이 만들어지기까지 111년이 흘렀다.

우리나라에서 지난해 여성의 날이 공식적인 기념일이 겨우 되었다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안산의 여성에 대한 현주소는 어떤지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나라 전체가 여성에 대한 인식이 없다 보니 지방도시는 볼 것도 없다.

스스로 리더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한 여성 중에 정계의 박순자 3선 국회의원을 비롯 노동계의 임이자 비례대표 국회의원, 경기도의회 원미정, 천영미 의원, 안산시의회 박은경, 나정숙, 주미희, 이진분, 이경애, 김진숙 의원 등이 있다.

시의회에 6명의 여성의원이 있지만 3명만이 자력으로 진출한 지역구 출신이고 3명은 비례대표다.

선출직 외에 여성시민단체 현직 리더로 꾸준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인물로 공정옥, 김영순 회장을 포함해 5~6명 정도다. 도시 전체를 살펴도 이름 석자만 대면 알 수 있는 여성 리더 20명을 찾기가 어렵다. 공조직에도 여성국장이 없다.

여성자치대학도 운영되고 있지만 기초과정만 있고 심화과정이 없다. 그 때문에 여성 리더를 키우는 역할을 사실상 제대로 못하고 있다.

리더를 키우는 일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특히 여성 리더는 더더욱 그렇다.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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