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숍촉진자
워크숍촉진자
  • 안산뉴스
  • 승인 2019.03.13 10: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병철 우리동네연구소 퍼즐 협동조합 이사장

최근,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많은 사람이 모여 집단으로 회의나 의제 발굴을 진행하는 방식의 토론회가 확대되는 추세다. 그런데 다수가 의견을 내다보면 시간이나 여건상 다양한 이야기를 듣기 어렵고 진행자의 의도대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이것을 보완하기 위해 테이블마다 촉진자 다시 말해, 섬세한 의사소통을 돕고 소수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테이블 진행자를 두는데 이를 워크숍촉진자(퍼실리테이터, 이하 퍼실)라 한다.

퍼실의 역할은, 회의나 워크숍 등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되도록 과정을 계획하고 참여자의 관심을 유도해 좋은 결과물이 만들어지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다. 마을로 보자면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마을회의 진행자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5년 정도의 마을 활동을 하면서 꽤 많은 회의나 교육에 참여했고 사람이 많을 때는 퍼실이 테이블에 참여해 진행을 이끌었다. 대표적으로 2016년에 진행한 마을계획의 백미인 300인 원탁회의 때와 주민참여예산 지역회의, 그리고 안산의 미래를 고민하는 토론회에도 퍼실이 함께 했다.

그만큼 전문 분야로서 퍼실의 역할이 중요해졌고 결과에도 큰 영향을 끼치게 된 것이다. 퍼실이 어떻게 진행하느냐에 따라 결과도 많이 달라지고 경우에 따라 방향이 달라지기도 한다. 퍼실의 역할이 전문적인 만큼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있는데 그것은 토론의 주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유는, 한 가지 전문 분야만 가지고 활동하는 전문직이라기보다 여러 가지 전문 분야를 아우르고 테이블 참여자를 리드하는 촉진자로서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낮이 익숙한 퍼실이 전문적이지 않고 내용도 숙지하지 못한 경우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던 터라 기본적인 전문 소양은 반드시 갖추어야 하고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촉진자란 이름에서 보듯 퍼실은 소통을 이끌어 내는 촉진제 역할을 해야 한다. 막히지 않게 길을 만들고 뜻이 잘 통하게 하는 원활한 진행을 해야 한다. 내용을 잘 이해하도록 돕고 테이블 구성원 간의 격의 없는 분위기, 협동, 모두가 공감하는 합의가 도출되도록 이끌어야 한다. 시간에 쫒기지 않도록 안배도 잘해야 하고 흥미가 떨어지지 않도록 심리를 잘 파악하여 진행해야 한다.

퍼실은 조력자, 말 그대로 도와주는 역할도 충실히 해야 한다. 전체를 이끌어가는 진행자를 도와주는 것으로 큰 틀의 주제에 재량을 더하는 서브로서의 임무이다. 정해진 결말보다 의견이 모이는 과정에 의미를 부여하는 수준 높은 테이블을 지향해야 한다. 사실, 마을에서는 수도 없이 만나고 회의하고 의견 내는 과정의 연속이지만 그것을 체계적으로 모으고 담아내는 과정이 부족했다. 그런 아쉬움을 항상 가지고 있던 중 안산시마을만들기지원센터의 공모 사업으로 ‘퍼실리테이터 양성과정’ 40시간 강의를 시작하게 되었다.

마을 단위에서 진행하는 것이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나 마을살이를 열심히 하고 있는 주민들과 함께 배우고 실천하는 힘을 기른다는 취지에서 보면 꼭 필요한 과정이다. 마을을 가장 잘 알고 애착을 가지고 있는 주민들이 전문적인 퍼실 교육을 받고 새로운 마을 자원과 공동체를 만들어 갈 거라는 기대와 함께 역량을 강화해 어느 주제, 어떤 상황에서도 지혜롭게 워크숍촉진자와 조력자로서의 실력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다양한 마을 의제를 발굴하고 주민참여로 마을 정책 마련과 실행방안을 내오기 위한 주민참여의 장도 마련할 것이다.

회의 진행자의 역량 부족과 닫힌 진행 방식으로 인한 경직된 회의는 자유롭게 생각하고 의견 제안을 하는데 어려움을 준다고 볼 때 이제 시작하는 걸음이지만 활력있는 마을을 견인하고 주민들의 아이디어가 왜곡되지 않도록 최대한 열린 진행을 배우고 익힐 생각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