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행복한 환경 만들겠다”
“시민이 행복한 환경 만들겠다”
  • 여종승 기자
  • 승인 2019.03.1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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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준호 안산환경재단 대표이사

주요프로필

-안산시의회 의장(제6대 후반기)

-안산시의회 3·4·6·7대 의원(4선)

-안산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전)

-안산경제정의실천연합 집행위원(전)

안산환경재단을 이끌고 있는 전준호(52) 대표이사는 4선 안산시의원을 지낸 정치인 출신이다. 선출직으로 젊음을 송두리째 정치에 몸담았던 그가 지난해 8월 안산환경재단의 수장이 됐다.

안산환경재단은 정부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11년 전 국내 기초 자치단체 중에서 최초로 설립됐다. 안산환경재단이 처음 주력사업으로 시도한 ‘환경인증제’는 중앙 정부가 벤치마킹해 갈 정도로 앞섰다.

취임 8개월째로 접어든 전준호 대표는 환경재단이 그동안 추진해왔던 안산갈대습지 관리운영권을 가져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환경교육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한 조례도 준비하고 있다.

환경재단이 10년의 성과에 비해 저평가 받고 있다는 전 대표는 기초 자치단체 차원에서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등의 각종 환경문제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직원들과 고민하며 일하고 있다. 올해 들어 신재생에너지 관련 ‘가상발전소’ 사업까지 구상하고 있다는 전 대표를 현장 인터뷰했다.

-안산환경재단 대표이사에 취임한 지 8개월째다.

“안산환경재단이 지난해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전국 기초 자치단체 중에서 환경재단을 만든 것이 최초다. 2008년 7월 에버그린21로 출발해 현재의 명칭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그동안 해온 일에 비해서 저평가 받고 있다. 환경재단 직원들의 국가자격증이 30여 가지에 이른다. 전국 최초로 시도한 환경인증제는 중앙 정부가 벤치마킹했다. 업무의 세련미가 없었지만 직원 역량과 업적에 비해 빛이 안 났다.

이제는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등의 환경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시민이든, 행정이든 환경에 목말라하는 시대가 됐다. 어깨가 무겁다.”

-선출직에서 집행부로 역할이 바뀌었다.

“‘우문현답’을 실감하고 있다. 의원은 말로 주문하고 검증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역할이다. 시민의 대의를 집행부에 전달하는 역할을 부여받고 일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책의 잘잘못을 가려내고 개선방안을 찾아내지만 일을 기획하고 집행하고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책임지는 자리는 아니다.

집행부는 사업을 집행해서 결과물을 내고 검증하고 평가를 곧바로 할 수 있어 좋다. 재단은 행정과 시민의 중간자적 입장에서 협력, 협치, 거버넌스를 생각하며 일해야 한다. 재단은 행정 입장에서 보면 산하기관이다. 시대적으로 요청되는 의제도 소화해야 한다. 의원 시절보다 적극적인 입장에서 일해야 한다.”

-4선 의원을 하면서 무엇을 느끼고 배웠나.

“선출직은 어려운 자리다. 기초의원 4선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에 감사하다. 4선 의원을 하면서 중간에 낙선한 경험도 있다.

5선을 도전하려 했지만 정당의 공천을 받지 못했다. 원인을 외부로 돌리지 않는다. 스스로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공천을 못 받으면서 ‘초심을 잘 지켜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깨달았다. 스스로의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평가가 뒤따르더라. 스스로를 잘 지키고 얼마나 발전시켰느냐에 따라 결과가 다르다.

그 다음은 끊임없는 학습이다. 현대사회는 정보가 넘쳐나고 다변화되고 있다. 무엇이 현명한 지혜인지를 구분하기 위한 학습은 필수다. 현장에서의 소통도 매우 중요하다.”

-안산환경재단이 출범한지 11년째다.

“안산시가 전국에서 최초로 환경재단을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벌써 11년 전의 일이다. 환경재단은 올해 출연금 20억원을 비롯 보조금 1억5천800만원, 에너지 체험투어 8천만원, 이월금까지 포함해 총 25억원이다. 출연금을 제외하면 사업비가 많이 부족하다. 사업비 비중이 40%도 채 안 된다.

하지만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는 가운데에서도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을 지속적으로 해 왔다. 환경인증제 같은 경우 중앙 정부가 벤치마킹을 해 갔다. 안산시가 시작한 일을 정부가 배워 간 것이다. 환경교육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환경재단 출범 후 환경인증제 사업을 꾸준히 추진해오고 있다.

“환경인증제는 관내 기업이나 서비스업,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에너지를 아껴 쓸 수 있는지를 인증해주는 제도다.

에너지 진단을 통해 효율화와 절감 방법을 제안해 온실가스 절감과 환경개선을 돕는 것이다. 환경개선 정도에 따라 그린, 블루 등급으로 인증해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을 대상으로 한 산업부문과 공공기관, 학교, 가정, 상가 등의 비산업부문으로 나눠 추진하고 있다.

산업부문은 에너지 진단 후 인증을 받으면 3년 동안 모니터링을 한다. 진단과 인증에 그치지 않고 모니터링 후 재평가해서 인증 계속 여부를 결정한다. 환경인증 이후 후속 협력이 부족한 면이 있어 확장하려고 노력 중이다.”

-갈대습지를 안산의 랜드마크로 만들어야 한다는 여론이 있다.

“갈대습지는 안산시에 속한 구역 면적이 39만5천685㎡ 규모다. 안산의 9경이자 경기도 문화예술탐방장소로 알려줘 있는 안산갈대습지는 수도권 주민들이 연간 30만 명 정도가 찾아오는 안산의 명소가 됐다. 하지만 지금의 예산과 인력으로는 랜드마크로 만들어 가는데 한계가 있다.

안산갈대습지 관리는 현재 이원화돼 운영되고 있다. 시설관리는 안산시가 담당하고 생태해설과 체험교육 프로그램 운영은 안산환경재단이 하고 있다.

습지는 현상유지를 위한 기능 관리가 아닌 자연과 시민이 함께 공존될 수 있는 명소로서의 가치가 더해져야 하는 공간이다.

관리와 운영은 생태와 환경에 전문성을 가진 환경재단이 전문적으로 해야 한다. 환경재단이 3년 전부터 생태보물 안산갈대습지 운영을 위한 시민구상안을 만들어 꾸준히 제안해오고 있다.

갈대습지와 접하고 있는 사동 쓰레기매립장에 ‘세계정원 경기가든’을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시화호 상류의 수변공원과 농어촌연구원 부지 안에 있는 사동습지, 본오뜰, 화성시 관할의 비봉습지도 있다. 이런 공간이 서로 잘 맞물려 관리되고 활용되어야 한다.”

-세계정원 경기가든이 조성되면 갈대습지의 시너지효과가 기대되는데.

“경기도가 추진하는 세계정원 경기가든은 쓰레기 매립장 위에 조성되는 인공공원이다. 안산갈대습지공원도 인공습지다. 갈대습지공원은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생태공원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세계정원 경기가든과 갈대습지공원은 맞닿아 있다. 당연히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미리 준비해 나가야 한다.

두 공원이 연계될 경우에 대비해 갈대습지의 기능적인 측면은 물론 어떤 방향으로 공원을 가꿔 나갈 것인지, 유로화 여부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구상하고 있는 사업이 있나.

“‘가상발전소(VPP)’다. 미래 유망산업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와 가상발전소가 있다. ESS는 하루에 생산하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저장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한밤중 전기요금은 저렴하다. 태양광 발전으로 생기는 전력은 태양빛이 강하게 내려쬐는 한낮의 전기요금이 가장 저렴하다. 이런 값싼 전기들을 잘 배합해 ESS에 저장하면 전력요금이 비싼 시간에 팔수 있다.

그런 여건이 만들어지면 ‘가상발전소’가 필요한 것이다. VPP는 비상용 발전기나 신재생에너지 설비, 소규모 발전소, ESS 등의 분산전원을 하나로 묶어 하나의 발전소처럼 운영이 가능하게 한다.

VPP는 수천가구에서 만든 전력을 한곳으로 모으고 별도의 발전소를 세우지 않고도 충분히 전력을 공급할 수 있게 돕는다.

가상발전소는 한마디로 전력수요 관리를 할 수 있는 사업이다. 전기 수요와 공급의 프로슈머 역할이다.”

-생태도시가 되는 길은 무엇인가.

“자연생태계가 지속가능하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다양성과 안전성, 순환성과 같은 원칙들을 도시 시스템에 적용해야 한다.

이는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공존을 통한 발전 방향이 경제 개발 관점보다 편익이 높다는 것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안산은 1976년 산업과 생태를 조화시킨 우리나라 1세대 계획도시다. 많은 사람들이 안산을 산업중심의 공장도시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안산은 전국 최고의 녹지율을 자랑할 만큼 타 도시에 비해 녹지공원이 많은 자연의 도시다.

현재 안산은 10년 이상 집행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는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부지들이 많이 있다.

이들 부지는 법령에 따라 해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들 부지가 어떻게 활용되느냐에 따라 향후 안산의 모습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현재를 진단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이들 부지는 생활환경 도시숲으로 조성하는 것이 현재의 도시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 세대를 준비하는 현명한 선택이라 생각된다.

안산이 생활환경 도시숲을 만들기 위해 크게는 안산 도심의 생태축을 연결해 시민들과 자연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발전시켜야 한다.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대부도 갯벌과 대송습지, 야생화의 섬 풍도, 화랑저수지, 안산천, 화정천, 여러 공원의 축을 연결하고 대기환경과 미세먼지 등에 관심을 두고 시민과 공존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

안산시의 도시 구조를 바탕으로 하는 생태축 조성과 함께 도시의 세포가 되는 마을의 환경을 함께 가꾸는 일도 중요하다.

마을마다 의외로 유휴지가 많은데 주민들이 직접 계획하고 가꾸는 주민참여형 공동체 녹화 조성, 동네 골목길 녹화, 건축물 옥상 녹화와 난간의 화분 배치 등 생활 속에서 자발적으로 나무를 심도록 독려하거나 이에 상응하는 혜택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취임 후 준비하고 있는 일이 있다면.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가장 먼저 안산시로부터 갈대습지를 인수하는 일이다. 직원들의 역량도 강화돼 있다. 현재가 가장 적기다.

인공습지에서 자연생태공원으로 변해가고 있는 생태보물 갈대습지를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누가 어떻게 관리와 운영을 해 나갈 것인지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큰 틀에서는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진단하고 싱크 탱크 역할을 할 수 있는 조직으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도시 전반의 환경적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안산환경재단과 안산문화재단이 지난해 공공기관 거버넌스 ‘소리전’을 마련했다.

“갈대습지 속 ‘지저귐전’ 사진, 소리를 담다란 주제로 문화재단과 공공기관 협업 사업 ‘소리전’을 지난해 10월 한 달 동안 가졌다. 서로 다른 성격의 공공기관 거버넌스라는 측면에서 주목을 끌었다.

지난해 처음으로 마련한 ‘소리전’은 문화예술 콘텐츠와 갈대습지라는 생태환경이 지닌 장소적 특성을 결합한 것이다. 최종인, 이연재, 백운수 사진기록가의 안산갈대습지 전시를 한 달간 진행하며 기본 내용으로 삼았고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을 주말마다 배치했다.

갈대습지를 찾은 시민들이 단순한 생태체험이나 산책을 하러 나섰다가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가지며 좋아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올해도 장르를 다양하게 만들어 추진할 계획이다. 이제는 인간이 자연생태공원에 적절히 배치될 필요가 있다.”

-온마을자연학교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온마을자연학교’는 안산환경재단이 지역의 동아리를 대상으로 환경교육을 통해 주민역량을 강화하고 마을별 특성에 맞는 시스템을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마을 환경문제에 주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안산 만들기를 지원하기 위해 추진하는 프로그램이다.

온마을자연학교 동아리는 프로그램형과 거점형으로 나눠 진행된다. 프로그램형 동아리는 교육이 가능한 프로그램을 기획해 마을과 학교에서 환경교육을 진행한다. 거점형 동아리는 거점장소에서 프로그램과 환경활동을 벌인다.참여 동아리는 환경 관련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되고 역량강화와 전문교육, 환경체험견학, 컨설팅 등의 기회를 부여받음은 물론 활동비도 지원한다.지난해의 경우 26개 동아리가 참여했고 9개 분야 740회에 걸쳐 1만4천800명의 환경교육 성과를 거뒀다.”-자연환경해설사도 양성하고 있다.

“안산환경재단이 전국 지자체 출연기관 최초로 2016년 환경부로부터 자연환경해설사 양성기관으로 지정받았다.

자연환경해설사는 환경부가 생태·경관보전지역이나 습지보호지역 등을 찾는 탐방객을 대상으로 생태해설과 교육, 생태탐방 안내 서비스 제공을 하는 제도다. 80시간 교육을 이수하면 환경부 신분증이 발급되고 자연환경안내원이나 숲 해설가로 활동할 수 있다. 현재 100여명이 배출됐다. 안산은 현재 7명이 연중 활동하고 있다. 올해도 20명 모집에 30명이 지원했다. 인기가 많다. 안산을 넘어 타 도시 지원교육도 가능하다. 앞으로 비무장지대(DMZ) 전문해설사 양성도 계획하고 있다.”

-환경교육진흥 조례 제정을 위한 토론회도 가졌다.

“환경교육 활성화를 위해 현재 경기도는 물론 성남, 수원, 구리, 하남, 고양시 등이 조례를 제정해 운영하고 있다. 안산시도 환경교육네트워크를 주축으로 환경교육진흥 조례 제정을 위해 2016년부터 의견 수렴을 이어오고 있다. 안산시는 늦었지만 민선7기 출범과 함께 조례안 제정을 위해 노력 중이다.”

-올해 비전사업 직원 아이디어 공모 설명회를 마련했다.

“ 모든 일의 해답은 현장에 있다. 현장 업무를 진행하는 직원들이 현재 상황을 가장 잘 안다. 책상에 앉아서 단순 업무만 하기 보다는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동안 해오던 패턴에서 벗어나 현재보다 의미 있는 일을 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보면 된다. 앞에 거론했던 가상발전소도 직원들의 아이디어다.”

-환경재단의 궁극적인 비전과 사명은.

“비전은 ‘시민과 자연이 함께 행복한 동반자’다. 덧붙이면 시민이 인정하는 현장 중심 환경정책 전문기관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지역 환경문제 대응 전문가 양성을 통해서 시민과 자연이 행복한 지속가능한 안산 만들기가 사명이다.” <여종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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