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는 존재 이유가 있다
자사고는 존재 이유가 있다
  • 안산뉴스
  • 승인 2019.04.03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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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진(金昌辰) (초당대 명예교수)

2주 전에 한글전용, 자사고·외고 폐지, 평등을 내세우면서 독재하는 행정, 세 가지를 근거로 좌파 교육의 폐해를 말했다. 그랬는데 ‘좌파 교육이 한국 교육을 망친다’는 제목이 잘못된 프레임이라고 시비 건 사람이 있다. 난독증이다. 지난주엔 한글전용의 폐해를 설명했으니, 이번엔 자사고·외고의 존재 근거를 논한다.

자립형 사립고 곧 자사고는 고교평준화 정책의 보완으로 생긴 학교이다. 고교평준화는 학력(學力) 평등주의에 바탕을 둔 정책이다. 반면에 학력 차별주의는 인간의 학습능력은 각기 다르다는 사고방식이다.

모든 인간의 학력은 각기 다르다. 학력 차별주의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자는 것이다. 전 세계 모든 나라들은 학력 평등주의에 바탕을 두어 일반 교육을 하되, 동시에 학력 차별주의도 인정하여 영재교육으로 보완한다.

평등을 주장하는 북한도 영재교육을 하는 건 다 아는 사실이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예체능 영재교육한다. 각 교육청마다 영재학교 연다.

대학은 어느 나라나 학력차를 인정한다. 프랑스를 대학 평준화한 나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일반 대학들 외에 프랑스는 엘리트만이 들어가는 그랑제꼴을 두고, 거기에서 국가 지도자를 길러낸다. 미국의 힘은 엘리트 대학들에서 나온다. 북한도 엘리트 대학이 있다. 한국 좌파들은 서울대를 폐지하자고 주장하는데, 그들의 획일성은 북한보다 더하다.

유치원도, 대학도 영재교육을 한다. 그런데 왜 중고교에서는 영재교육을 하면 안 되는가? 그래서 중고교에서 영재교육하는 나라들 많다. 예를 들어, 미국에 부자들과 공부 잘하는 학생들만 가는 귀족 중고교가 있다. 이거 시비 거는 미국인 없다. 그런데 왜 한국에서는 고교평준화만 해야 한다고 억지를 부리는가? 한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아닌가? 자본주의 국가가 아닌가?

과거 한국도 중고교에서 영재교육을 했다. 속칭 일류고가 있었다. 필자는 그 시대에 중고교를 다녔지만 아무 불만이 없었다. 자기 실력에 맞춰 학교를 지원해서 가는 게 뭐가 잘못인가? 비슷한 학력을 지닌 학생들끼리 공부하니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많았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박정희 대통령이 고교평준화를 시작했다. 그것을 지금까지 금과옥조로 지탱해 온 건 전교조와 좌파 교육감들이다. 이들은 학생들의 학력이 각기 다른 현실을 애써 눈감고 외면한다. 무조건 고교를 평준화해야 정의롭다고 여긴다.

하지만 고교를 평준화하다 보니 부작용이 많았다. 학습 능력이 천차만별인 학생들이 한 교실에서 공부하게 되니 제대로 수업이 될 리 없다. 고교평준화는 결국 하향평준화가 될 수밖에 없었다. 사교육만 더 늘어날 뿐이었다.

결국 고교평준화의 부작용을 보완하기 위해, 전두환 대통령은 1983년에 과학고를, 1984년에 외고를 설립했다. 또 2010년, 이명박 대통령은 자사고를 설립했다.

과학고, 외고, 자사고는 그동안 고교평준화의 부작용을 많이 보완해 왔다. 인재들을 길러서 국가의 동량으로 키워냈다. 대한민국의 이념인 자유민주주의는 다양성을 인정한다. 교육에서 획일화를 강요하는 건 자유민주주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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