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계획단1
마을계획단1
  • 안산뉴스
  • 승인 2019.04.03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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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철 우리동네연구소 퍼즐 협동조합 이사장

대한민국은 지금 자치를 위한 실험으로 주민이 직접 마을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마을계획단 구성에 열중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주권자로서 공익적인 마을사업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고 마을에서 진행해야 할 우선 사업을 스스로 정해 마을계획단이라는 틀 안에서 서로 협력하고 만들어가는 과정도 알게 됐다.

주민자치 시대를 맞고 있는 마을이 이제는 점점 주민의 요구를 반영하는 계획을 만들고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분과를 구성해 전문가나 관심 있는 주민이 활동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주민이 마을 일에 참여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고 특정한 몇 명이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주민이 주도하고 좋은 성과를 만들어내는 사례들이 많아졌다.

주민의 역량이 크게 향상된 것이다. 마을계획을 하겠다고 정해지면 먼저, 워크숍이나 사전교육 등의 방법으로 주민들의 관심을 끌어내고 한정된 기간 안에 성과를 만들기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된다. 이는 일시적인 행사가 아니라 마을의 미래, 청사진을 그려내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데 마을에 살면서 느끼거나 겪게 되는 문제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개선책을 찾거나 발전 방향을 논의 해보는 것이다.

주민의 의사가 반영될 거라는 믿음이 생기면 자신감도 생기고 참여 의지도 강해져 좋은 결과물도 만들어지고 그러다 보면 마을도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이는 자연스럽게 공동체로 이어지고 만남에 익숙해지는 만큼 마을도 안전해지고 정겨워진다.

필자는, 어느 날 마을에 큰 사업이 생기고 큰 예산이 주어진다고 마을이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큰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선행적으로 주민의 참여와 의견이 반영되는 과정이 중요하고 예산을 지혜롭게 사용할 만큼의 주민의식을 키워내야만 한다.

다수가 동의하는 합리적인 논의과정이 있어야 하고 협의회 같은 모범적인 단체가 있어야 하는데 이런 과정 없이 들어오는 사업이나 예산은 약이 되지 못하고 독이 되는 것을 많이 보았다.

마을계획이 잘 이루어지려면 뜻이 맞는 주민들을 계속 찾아내야 하고 주민자치가 활성화 되고 성공한 사례들이 있다면 많이 찾아보고 배워야 한다. 마을을 이해하고 방향을 정하기 위해 틈나는 대로 조사도 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을 주민의 노력으로 해내야 한다는 것이다. 행정이나 중간지원조직이 사업 예산을 지원하고 기본적인 틀은 만들어 줄 수는 있으나 거기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더디고 힘들더라도 스스로 길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는 위 기관의 도움을 못 받더라도 마을계획 후속 사업들이 지속되어야하기 때문에 한시적 계획으로 끝나지 말고 마을계획 이후까지 고민해야 한다.

뜻을 모으고 의견을 모아 민주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얻는 보람이나 성취를 통해 지속가능한 마을, 갈등이나 상처로부터 재생되는 훈훈한 미담도 생길 것이라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공론이 모아지는 과정을 잘 경험하고 마음껏 학습해 보자.

일동도 마을계획을 진행했고 그 때 얻은 결실로 지금까지 전국적인 좋은 사례지가 되었다, 마을 만들기를 이야기 할 때 안산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는 전국 최초로 마을만들기지원센터가 만들어진 곳이기 때문이다, 10년이 넘는 연륜으로 2019년 현재 25개 동 가운데 30% 이상이 마을 만들기를 진행 중이거나 진행했고 200개가 넘는 공모사업을 진행할 만큼 성장했다. 모범적인 원조 가문인 것이다.

지금은 조금 나아졌지만 몇 년 동안 그 과정을 지켜 본 입장에서 볼 때 직원들의 노고는 실로 컸다. 길이 없는데서 길을 만들고 선례가 없는 최초로서의 헌신은 평가해야 한다. 그런 힘든 과정을 거쳤기에 안산의 주민자치 역량이 커졌다는 것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덕분에 지금은 전국에 100여개의 지원센터가 생겨나 전국적인 네트워크가 되었다. 마을계획을 통해, 혼자 꾸던 꿈을 같이 꾸게 되면서 협력의 길이 또 하나 생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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