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가 지역공동체 상생기금 만들었죠”
“노조가 지역공동체 상생기금 만들었죠”
  • 여종승 기자
  • 승인 2019.04.10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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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미
(전국금속노동조합 경기지부 한국와이퍼 분회장)

사단법인 일하는 사람들의 생활공제회 ‘좋은이웃’ 생활공동체를 후원하고 나선 노동조합과 회사가 있어 화제다.

좋은이웃은 교육이나 의료, 법률지원 등의 생활에 필요한 서비스를 지역의 건강한 생산자와 연계해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한다.

필요할 경우 서비스를 직접 기획하고 만들어가며 일하는 사람들의 살림살이가 나아지기를 희망하는 모임이다.

좋은이웃은 2015년 3월 창립해 무료 일자리 알선은 물론 노동환경개선, 이웃노동자 응원하기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일을 하는 생활공제회 ‘좋은이웃’을 위해 노조를 설립한 지난해부터 회사와 함께 매년 1천200만원을 후원하고 있다.

화제의 노조와 회사는 반월공단에서 33년째 자동차 와이퍼를 생산하고 있는 ‘한국와이퍼 노동조합’과 회사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기지부 경기금속지역지회 한국와이퍼분회(분회장 최윤미)는 지난해 6월 노동조합 창립 이전인 2016년 회사 내 노동자들이 모은 5천700여만 원을 ‘사회연대’라는 이름으로 안산희망재단에 전달하면서 ‘좋은이웃’을 지원해 달라고 지정 기탁했다.

“한국와이퍼 근로자들이 노동조합이 결성되기 전 통상임금 소송을 진행하고 승소하면서 노동자들의 도움이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좋은이웃은 비정규직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을 돕는 일을 합니다. 그래서 통상임금 소송 승소로 받은 임금에서 기금을 만들어 기탁했습니다.”

최윤미(42) 전국금속노동조합 경기지부 한국와이퍼 분회장은 개정되는 최저임금법이 기존 노동자에게 불리하도록 돼 있어 노조를 만들면서 회사측과 단체협약 시 노동자 근로조건 향상 목적의 ‘지역 공동체’ 이름으로 후원금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해 성사시켰다고 귀띔한다.

“노조가 단체협약으로 ‘지역공동체 상생기금’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회사 내 근로자를 위한 복지가 부족한 상황이지만 한국와이퍼 노동조합의 요청으로 회사가 지역의 비정규직과 취약노동자들을 위한 복지기금을 매년 1천200만원 기부하게 됐습니다.”

회사생활을 하면서 기업별 노조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는 최 분회장은 노조 문턱을 못 넘는 노동자들을 위해 회사가 매년 1천200만원의 복지기금을 전달하게 된다며 올해도 지난 3월 ‘좋은이웃’에게 전달되도록 했다고 밝혔다.

“회사의 경영이 어려워도 복지기금을 매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습니다. 하지만 노조가 반월공단 노동자와 함께 해야 한다고 고민하면서 내린 결론에 회사도 공감해줘 감사할 따름입니다.”

최 분회장은 노조가 없을 당시 간접적으로 도움 받은 노조의 정신을 이어가자는 취지로 출발했지만 노동자 모두가 권리를 찾는 길에 동참할 수 있도록 확산되길 희망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촛불시위 이후 민주화 과정을 걷고 있지만 아직도 공단 현장은 변하지 않고 있다는 최윤미 금속노조 한국와이퍼 분회장은 노동자들의 임금격차 해소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나가겠다는 의지다. <여종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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