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자연 속에서 항상 숨 쉰다
우리는 자연 속에서 항상 숨 쉰다
  • 여종승 기자
  • 승인 2019.05.01 10: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산시평생학습관 ‘톡톡인문학살롱’ 강연
서민영 서울대 관악수목원 전 소장 초청특강
“산소 제공하는 ‘숲’이 인간을 치유해준다”

안산시평생학습관(관장 최라영)이 올해 화목한 톡톡인문학살롱 세 번째 강연으로 서민영 서울대 관악수목원 전 소장을 초청했다.

사동 평생학습관 1층 ‘나는카페’에서 ‘자연에서 숨쉬다’라는 주제로 지난 25일 마련된 인문학살롱은 1헥타르당 44명이 숨쉴 수 있는 산소를 제공해 준다며 미세먼지나 인간의 자기회복도 모두가 ‘숲이’ 답이라고 강조했다.

서민영 전 소장은 이날 역사로 보는 자연의 파괴를 시작으로 숲의 중요성과 산업혁명 이전 생태계가 어떻게 조성되었고 활용되었는지의 과정에 대해 심도 있는 강연을 펼쳤다.

서 전 소장은 환경문제로 인한 문명적 위기는 산업사회 이전에도 발생했다며 에너지 소비확대와 자원의 무절제한 낭비가 현시대의 환경문제를 가져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기원전 숲 파괴의 가장 큰 원인은 해군함대의 건조로 비롯됐고 고대 그리스는 선박건조와 함께 에너지 조달과 약탈농업 등으로부터 시작돼 오늘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고대 로마의 경우 도시화가 대규모로 진행되면서 그리스보다 숲이 심각하게 파괴되기 시작했다는 서 전 소장은 숲이 사라지면서 기후와 식물이 바뀌고 황폐화되는 한편 식수원 오염 등이 가속화되면서 로마가 멸망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중세유럽은 로마 멸망으로 숲 파괴가 일단 멈췄다가 12세기 유럽에서 숲 파괴가 다시 진행됐고 14세기로 들어오면서 자연자원(나무)이 고갈되면서 번영이 흔들리기 시작해 유럽 전역이 생태가 파탄됐다고 서 전 소장은 설명했다.

서 전 소장은 이스터 섬은 꽃가루 화석을 분석한 결과 원래 나무로 가득 차 있었지만 숲이 사라지면서 인구가 급속하게 줄었고 이스터문명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숲의 파괴는 흙의 황폐로 이어 진다’는 서 전 소장은 중국도 숲 파괴 영향으로 현재 대규모 황사현상을 일으키는 원인 됐다고 분석했다.

미국도 1800년대 초부터 불었던 남부 초원의 대대적인 개간이 1930년대 미국 남부에서 일어난 황사현상(먼지폭풍)의 원인이 됐다며 텍사스와 오클라호마, 콜로라도 등지에서는 초원파괴로 먼지폭풍 현상이 나타나 수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를 낳았다고 전했다.

숲은 치유기능을 갖고 있다는 서 전 소장은 ‘힘듦을 이겨내는 치유과정에서 숲의 힘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며 숲은 생명의 보고로 심리적 안정과 질병의 치유제는 물론 정서순화의 장소, 자아실현의 욕구를 키워주는 장소 등으로 중요하다고 얘기한다.

인간과 숲은 채집과 유목생활의 원시시대부터 경작과 방목의 정착시대에 이르기까지 문명이 발달한 곳은 숲이 있었고 마야와 앙코르왓처럼 숲이 파괴된 곳은 문명이 멸망했다고 서 전 소장은 밝혔다.

인간과 나무는 떨어질 수 없는 관계라며 우리 조상들은 정이품송 등 소나무에 이르기까지 벼슬을 내릴 정도로 소중하게 여겼다는 서 전 소장은 대한민국 구황작물인 참나무의 열매인 도토리를 배고픈 시절 가장 즐겨먹은 나라라며 과다한 이용을 중지하고 인간에게 지속가능한 이용으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한민국 국민은 예로부터 나무와 돌을 쌓아 마을숲을 가꿔 오며 시골 생활양식의 회복탄력성을 끌어냈고 시멘트로 지어진 아파트숲으로 둘러싸인 도시도 숲을 조성해 주민화합과 소통의 장으로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는 분석이다.

서 전 소장은 도시의 마을숲은 자연을 느끼는 공간이자 자신을 느끼는 공간이요, 다름을 느끼는 공간이라며 첨단기술이 발전할수록 자연적인 균형을 이루기 위해 더 많은 자연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마을숲은 경북 포항을 비롯 전북 진안, 전남 순천 등을 포함해 1천400개소가 분포해있고 가장 오래된 마을숲은 신라시대 1천100년 전에 205,842㎡에 조성된 천연기념물 제154호 ‘함양 대관림’이라고 소개했다.

프랑스 작가 샤토브리앙도 ‘문명 앞에는 숲이 있고 문명 뒤에는 사막이 남는다’며 숲과 문명은 불가분의 관계라고 정의했다.

숲은 자아실현 욕구의 원천이자 질병을 치유하는 병원역할은 물론 숲이나 녹지공간을 빈번하게 충분히 접촉하는 사람일수록 자아실현의 욕구가 강하다는 것이다.

산림면적 1헥타르당 44명이 숨쉴 수 있는 산소를 제공하고 한 해에 68톤 정도의 먼지를 걸러낼 수 있는 숲이야말로 인간을 치유하는 개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숲 치유는 산림요양, 산림휴양과 유사한 용어로 휴식기능과 요양기능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향기나 경관 등의 다양한 요소를 활용해 인체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활동이다.

숲에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인간 본연의 자연복원력이나 자기회복력에 중점을 두고 저하되었던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예방의학적 개념을 갖고 있다고 전한다.

서 전 소장은 산림욕에서 활용하는 피톤치드는 방향성 활성물질로 공기 중에 함유돼 있는 상태에서 활용되고 테르펜물질은 신체를 활성화하고 마음안정과 살균, 살충작용까지도 한다고 설명했다.

숲에서 나는 소리의 경우 신체적 이완이나 수면상태에 나타나는 세타파 비율보다 높게 나타나고 음량이 도심지 평균에 비해 3분의 1로 뇌파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관은 숲에 있는 식물의 형상과 크기, 계절적 변화에 따라 발생하는 알파파가 오감을 자극한다.

식물의 꽃이나 열매, 목질, 뿌리 등에서 추출한 천연오일인 정유는 신체와 심리, 정신적 건강을 증진하는데 활용되고 있다는 서 전 소장의 설명이다.

서 전 소장은 인간은 자연 속에서 항상 숨을 쉬므로 자연과 함께 숨 쉬고 어우러지기 위해 숲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가져야 한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강연을 들은 김모씨는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혜택이 얼마나 큰지 새삼스럽게 느끼게 됐다. 좋은 강연을 가족과 함께 들을 수 있어서 매우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안산대학교가 2012년 6월부터 위탁운영하고 있는 안산시평생학습관의 화목한 ‘톡톡인문학살롱’은 차와 음악과 배움의 이야기가 함께하는 강연으로 직장인들과 가족단위의 참여를 환영하고 있다.

화목한 톡톡인문학살롱과 함께 더 많은 인문학 강좌의 정보를 접하려면

안산시평생학습관 홈페이지(www.learning.iansan.net)나 평생학습관(031.409.1877)으로

상담하면 된다.

다음으로 진행되는 화목한 톡톡인문학살롱은 오는 21일 화요일 ‘인간은 왜 여행하는가’라는 주제로 아주대 사회학과 노명우 교수의 강연이 진행될 예정이다. <여종승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