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멘토 모리
메멘토 모리
  • 안산뉴스
  • 승인 2018.10.24 12: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종승

‘안산뉴스’가 지역 언론 두 번째 창간이다. 첫 번째 창간은 벌써 14년 전 일이다. 필자는 대학 졸업 후 언론 자율화와 함께 일간지에서 기자로 활동해왔다.

풀뿌리 민주주의가 시작되면서 기자 생활을 접고 지역 언론의 중요성을 실감하며 모두가 가지 말라는 언론 창업의 길을 걸었었다. 당시 젊음과 패기만을 가지고 모든 것을 홀로 지고 걸었다. 두려움 없이 시작한 그 길이 행복도 있었지만 역경도 만만치 않았다.

지역사회에서 정의가 무엇인지를 찾아 꿋꿋하게 버티며 걸어왔지만 수도권에서 언론 환경적으로 지역 언론의 열악한 경영 환경은 과거나 현재나 미래나 마찬가지다.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특정한 관심이나 활동을 공유하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망을 구축해 주는 온라인 서비스(SNS)로 인해 언론 환경은 더더욱 녹녹치 않게 됐다.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인공지능, 4차 산업혁명, 블록체인 시대를 맞아 지역 언론이 계속 존재할 수 있을지 예측하기는 매우 어렵다.

하지만 뇌를 연구하는 물리학자 정재승 KAIST 교수가 최근 펴낸 ‘열두 발자국’을 읽고 지역 언론도 희망이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정 교수는 주식이나 야구 기사는 인공지능이 더 잘 쓰게 됐다며 유명인의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살펴보다가 기사화하는 기자나 언론들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한마디로 홍보가 필요한 기관이 제공하는 ‘보도자료’나 베껴 쓰며 인공지능처럼 일하는 언론은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러면 어떤 언론이 살아남을까. 우리 사회에 필요한 중요 어젠다를 세팅하고, 현장에 가서 취재하고, 전문가를 만나 인터뷰하고 그걸 정리해서 ‘기사’라는 형태로 세상에 내놓는 기자나 언론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사회를 관찰해서 중요한 의제를 정하고 현장 취재를 통해서 기사로 내놓는 언론의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야말로 인공지능 시대에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논리다.

‘안산뉴스’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다. ‘깨어 있는 언론, 메시지가 있는 언론, 행복이 있는 언론’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또다시 첫걸음을 내딛는다. ‘죽음을 기억하라’는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마음가짐으로 새 출발하는 것이다.

언론은 항상 사실에 기초해서 비판적 질문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렇기 때문에 늘 깨어 있어야 한다. 미디어이기에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삶의 궁극적 목표가 행복지수를 높이는 일이기 때문에 행복을 담아내야 한다.

첫 번째 창간은 혼자여서 외로웠다. 그러나 ‘안산뉴스’는 ‘함께 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에 가시밭길이지만 행복하다.

안산뉴스를 창간하는데 동기부여를 해준 지인들과 회사를 설립하는데 뜻을 함께 해준 주주들에게 무한 감사를 드린다. 함께 하는 언론의 마중물 역할을 흔쾌 승낙해준 멘토단 모든 분에게도 감사를 드린다.

디지털시대에 사고능력을 키우는 언론이자 생각하는 슬로미디어를 지향하는 안산뉴스는 ‘질문할 줄 아는 언론’으로 자리매김할 것을 독자들에게 다짐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