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종일관(始終一貫)
시종일관(始終一貫)
  • 안산뉴스
  • 승인 2018.10.24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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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철 (우리동네연구소 퍼즐 협동조합 이사장)

시종일관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다는 말이다. 시작한다는 것은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것처럼 낮 설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다. 시간이 갈수록 눈에 익고 손에 익어서 익숙해지면 좋은 성과도 쉽게 낼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새로 시작하는 시점에 감히 드리고 싶은 말씀은, 언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불의에 추상(秋霜) 같고 정의를 선도(先導)해 줬으면 한다.

특히 지방분권과 주민자치를 통한 균형발전이라는 면에서 지방언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고 그런 면에서 지역공동체와 교류하는 것을 제안하고 싶다.

요즘 같은 인터넷 시대에 신문이 가진 영향력이 줄었다고들 하나 종이신문만의 정서가 있고 아날로그적 느림의 미학도 잘 살려냈으면 좋겠다. 언제나 시민의 편에 서서 생각하고 고민해 주길 바란다. 시종일관... 지방정부, 지방언론의 역할이 커져야 주민의 역할도 커진다는 전제 하에 최근 우리지역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주민자치회 관련 조례 연구모임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행정안전부에서 내려온 표준조례안을 기초로 주민자치협의회, 행정, 전문가그룹, 경실련 등의 시민단체가 총망라된 조례연구를 통해 다른 지역의 좋은 사례는 벤치마킹하고 독소조항은 제거해 모범적인 조례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주권재민.’ 권력의 주인은 국민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가치에 비춰볼 때 주민자치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 잡았다. 우리의 권리를 위정자들에게 잠시 위임한 것이고 그 권한의 일부를 주민이 직접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시대정신이며 주민자치가 실현되지 않고서는 우리사회가 더 이상 질적 성장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여기서 말하는 질적 성장은 삶의 질을 의미한다. 4-50년 전 유럽에서는 민주주의가 위기를 맞았다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권리는 없고 의무만 있는 불공정한 민주주의가 대의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산업화 시대를 이끌었던 것이다. 우리나라도 경제발전이라는 명분하에 국민의 권리가 철저하게 무시되었으나 이제는 주민의 역량이 더 이상의 불공정한 정치제도를 용납하지 않고 자치의 틀을 만들어 낼 정도로 향상되었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머리를 맞대고, 주민 친화적이고 권리를 담보하는 조례를 만들어 내기를 바란다.

필자는 지난 4년 간 주민자치위원으로 ‘동네 백수가 과로사한다’는 이야기를 들어가며 열심히 활동했다. 좋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 되도록 말을 아껴가며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긴 여행 같았던 시간을 뒤로하고 이번 주가 지나면 임기가 끝난다. 이즈음, 시작과 끝이 일관되었는지 되돌아보니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열정 하나로 불면의 밤을 보냈던 시간. 직능단체와 주민모임을 찾아다니며 일등동네주민협의회를 구성하고, 초등학교 1학년부터 86세 어르신까지 100명의 합창단을 구성하여 2년 째 예술의전당 무대에 올리고, 정원을 만들며 다양한 주민들의 네트워크를 만들어냈다. 마을 안에서 꿈꾸고 노래하고 수다를 떠는 동안 한없이 행복했다.

그러는 사이 페이지를 넘겨 우리는 또 다시 “우리동네연구소 퍼즐협동조합”을 만들었다. 동네에 애정을 가진 10명이 출자하여 큰 꿈을 가지고 이제 또 다시 시작점에 섰다. 어딘가 에서는 끝나고 또 어딘가 에서는 시작하고. 시종일관 변함없이 열정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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