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
  • 안산뉴스
  • 승인 2019.05.15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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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철 우리동네연구소 퍼즐 협동조합 이사장

우리는 왜 마을에서 이리도 치열하게 지지고 볶고 사는가! 며칠 전 우리동네연구소 퍼즐의 구성원들은 ‘마을공동체 촉진자(퍼실리테이션) 교육’의 대미를 장식하는 과정으로 사전 워크숍을 진행했다. 어떤 사물이나 조직의 전체를 이루는 짜임새나 구조, 다시 말해 주제의 뼈대를 만드는 얼개를 짜는 데서부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토론을 진행하고 비전문을 만들기 위해 자정이 넘는 시간까지 심도 있는 대화를 이어갔다.

제목은 공동체 안에서의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로, 마음을 열고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만 일로 부딪히는 과정에 상처를 입고 힘겨운 시간을 보냈을 서로를 이해해 보기 위한 시간이었다.

그 중,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과 신뢰에 관한 문제 그리고 각자 할 일이 너무 많아 놓치거나 잊고 있던 것들을 끄집어 내보았고 그 과정에 10개의 약속을 만들어냈다.

신뢰의 기본인 시간을 잘 지킬 것과 전화를 잘 받을 것. 상대방을 배려하는 언어를 사용하고, 상대가 말할 때 평가나 비난을 하지 말고, 갈등이 생기면 조직 내에서 해결할 것. 다름을 말하는 것이 지적이 아니라는 것과 우리는 같은 편임을 항상 믿고 상대방의 말을 자르지 않고 경청할 것. 서로의 마음을 추측하지 말고 직접 묻고 확인할 것과 하루에 한 번, 나와 서로를 칭찬하기로 정했다. 지금까지 마을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로 모였고 열정적으로 활동하면서 지칠만한 시점에 서로를 돌아보는 것은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여겨지고 각자의 입장을 확인하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회의 형식 중에 브레인스토밍이라는 방식이 있는데, 틀에 박힌 주제나 토론방식을 벗어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기 위한 회의기법이다.

주제가 자유롭다는 것은 창조적인 발상, 표현이 가능하다는 것이고 되도록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게 해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고 그렇게 모아진 내용을 정리하고 완성도를 높여 합의점을 찾아가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떤 이야기가 나와도 따지거나 비판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브레인스토밍이 창의성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하는 학자도 있지만, 다양한 목소리를 담는다는 관점에서 보면 의미 있는 발상이다.

생각에 제한을 두지 않고 말이 많은 사람이나 적은 사람이나,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소신껏 발언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능동적 사고를 가능하게 하고 소기의 목적달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필자는 가끔, 반복되는 회의가 너무 틀에 박혀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매번 말하는 사람만 말하고 나머지는 들러리가 되는 회의에 오랫동안 익숙했다.

이 말을 하거나 이런 의견을 내면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할까 고민하지 말고 가끔은 샤우트(Shout)하게 던져보자. 자신감을 가지고, 회의에 관람자가 되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아 보자. 필자가 30년 가까이 성악을 지도하면서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 중 하나가 ‘앞에 나가 노래할 때 떨리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것이다.

우스갯소리로 호박밭에서 노래한다고 생각하고 사람 머리를 호박이라 생각하라고 말한다. 앞에 나가서 노래할 때 떨리는 것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몇 번의 도전과 시도를 하다 보면 신기하게도 떨리는 것이 점점 줄어들고 자신감도 생긴다.

무대 공포증이라는 증상은 경험 부족 때문에 생기는 것이며 경험만큼 유능한 스승은 없다. 우리가 진행한 워크숍에서도, 하고 싶은 말은 참지 말고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고 닫혀 있던 마음이 열릴 때까지 브레인스토밍을 해보았다.

우리의 목표는 갈등의 해결책을 찾는 것이었다. 자기 자신의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 참았던 말들을 쏟아내고 이해해 가는 과정들이 없다면 건강한 조직을 만들기 어렵다. 비가 온 뒤에 땅이 굳어지는 것처럼, 감정선(感情線)이 부딪히더라도 더 단단해지리라는 신뢰의 마음을 가지고 참지 말고 할 말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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