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면 잡생각이 들지 않아요”
“일을 하면 잡생각이 들지 않아요”
  • 안산뉴스
  • 승인 2019.06.1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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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피동 영원한 현역 이양복 할머니

월피천 가로수가 짙어가는 6월 나무가 푸름을 자랑하기 바쁜 계절에 월피동에 거주하는 멋쟁이 어르신을 만났다.

아파트 선관위원으로 회의에 참석해 동 대표 선출 건과 배관공사로 주민 동의가 필요해서

각 세대원들에게 서명을 받아야 하는 관계로 어떻게 하는 방법이 옳은 것인지 의논을 하기 위해 모이는 자리에서 이양복(76) 할머니를 뵙게 됐다.

한 동네에서 아파트 선관위원으로 등록한 이양복 할머니는 일요일을 제외하고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쉬지 않고 17년째 택배 일을 하고 있는 영원한 현역이다.

“새벽 6시에 집에서 출발해 구리 집결지로 가서 택배 물품을 받아 다른 회사에 배달합니다. 주로 서울에서 활동하지만 가끔은 안산에 물품을 배정 받을 때도 있습니다. 안산에 오면 저녁 7시에서 8시 정도에 도착합니다.”

택배 일을 하기에 적은 나이는 아니지만 항상 건강이 허락하고 일할 기회가 주어짐에 감사하다는 이 할머니는 매일 매일을 감사하며 살아간다.

이 할머니는 서울 상계동에서 조그만 야채 가게를 하다가 골목마다 대형 슈퍼마켓들이 생기면서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어 가게를 접었다.

“골목상권이 죽으면서 가게를 접고 살길이 막막했는데 안산에 살던 제부가 택배 일을 해보라고 권유해서 안산으로 이사 오게 됐습니다.”

제부의 권유로 1.4톤 트럭으로 모기업에서 나오는 플라스틱 원료 5~6년 동안 남편과 함께 일했는데 자신과는 맞지 않아서 그만두고 지금 하는 일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남편이 무릎이 아프다고 주저앉아 병원을 찾았는데 허리 때문이라고 해서 허리 수술 후 남편은 지팡이를 짚게 되어 일을 하지 못하다가 2012년 심근 경색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 할머니는 체격도 작고 여리지만 일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힘은 들지만 어렵지는 않다. 일을 하다 보면 잡생각이 들지 않아서 좋다. 동료들이 친절하게 해줘서 즐겁다”고 말한다.

76세의 나이가 무색하게 아직도 20kg 물건도 거뜬히 싣고 내리는 이 할머니는 가냘프지만 강했다.

오늘도 일할 수 있어 감사하다는 이 할머니는 다행스럽게도 아픈 곳이 없고 나이 먹어서도 일할 곳이 있어 다행이라고 얘기한다.

80세를 4년 앞두고 있는 이양복 할머니가 “아직은 더 일을 해야만 한다”고 말하는 모습을 보고 스스로를 뒤돌아보며 더욱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양해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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