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관념
고정관념
  • 안산뉴스
  • 승인 2018.10.3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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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종승 발행인/대표이사

우리는 누구나 고정관념을 갖고 살아간다. 세상에 태어나서부터 수년이나 수십 년을 거치다 보면 본인도 모르게 고정관념이 만들어진다.

고정관념은 어떤 일을 판단할 때 이미 만들어진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가지고 있던 선입견이나 편견에 따라 본인만의 잣대를 들이댄다.

고정관념을 갖고 잣대를 들이대다 보면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가 어렵다. 원래 고정관념은 심리학 용어다.

사람이 어떤 생각이나 관념을 가질 때 생각이 잘못되어 누군가 설득하고 혹은 상황이 바뀌어도 당사자가 생각을 수정하지 않는 관념을 말한다.

뇌과학자들은 ‘인간은 누구든지 각기 다른 문화 속에서 신념체계를 습득하게 되므로 문화에 대한 확고한 시냅스 연결이 뇌 속에 남게 된다’고 말한다.

인간은 사회화 과정 속에서 고정관념이 형성되게 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고정관념은 어떤 사람의 인격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고 잘못된 선입견은 여러 가지 사회문제를 발생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고정관념을 갖는 것은 선천적 원인이 아닌 학습에 의한 결과라는 것이 심리학자들의 주장이다.

사회로부터 학습된 관념에 대한 맹목적인 동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 때문에 고정관념은 불변하고 이론의 여지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 일쑤다.

한마디로 자연화 되어 있는 고정관념은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여야 하는 경우 크고 작은 고통 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일본 최고의 교육 전문가이자 작가인 메이지대 ‘사이토 다카시’ 교수는 ‘개념력’에서 이런 고정관념을 벗어나려면 ‘단정하기를 멈추라’고 권한다.

‘사이토 다카시’ 작가는 단정하기를 멈추는 것을 현상학에서 ‘에포케((epoche)’라고 명명했다고 얘기한다.

‘에포케’는 ‘괄호 안에 넣다, 판단을 보류하다, 판단을 정지하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고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어쩌면 빈 괄호 안에 넣는 ‘에포케’가 좋은 방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무엇인가를 판단할 때 생각을 괄호에 잠시 넣어두고 판단을 보류하면 그 시간이 새로운 발상을 가져다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수십 년이 흘러도 ‘그 나물에 그 밥’이요 성장이 아니라 오히려 후퇴만이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안산도 지방자치 23년째다. 23년 동안 주변 도시에 비해 뒷걸음질 쳤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만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증거다.

현재 안산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이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것은 아닐지 생각해보자.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무조건 무엇이라도 해야만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 일을 하고 있다면 괄호 상태로 멈춰보자.

안산시가 그동안 해오던 중요한 일들을 잠시 멈추고 뒤돌아보자. 되지도 않는 일을 보여주기 위해 마구잡이로 벌이기보다 판단을 보류하고 미루자.

초고속 인터넷 세상이지만 천천히 생각하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역발상을 할 경우 새롭고 행복한 세상을 맞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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