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리에 어긋나지 않는 정치인 되겠다”
“순리에 어긋나지 않는 정치인 되겠다”
  • 여종승 기자
  • 승인 2019.07.03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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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희 안산시의회 의원

주요 프로필

-1977년 경기 포천 출생

-전해철 국회의원 비서관(5급)(전)

-사회복지사(1급)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총무국장(전)

-‘길라잡이 중국’ 공동저자

-더불어민주당 안산상록갑 청년위원장(전)

8대 안산시의회가 개원한 지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꽃이랄 수 있는 지방자치의 가장 근본인 기초의회다. 기초의회는 시민들의 생활과 가장 밀접한 예산심의와 조례 제정, 생활민원 등을 해결하는 매우 중요한 기관이다.

안산시의회는 현재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포함해 21명의 의원이 활동 중이다. 8대 시의회에 젊은 피가 수혈되면서 생활밀착형 의회로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 그 중심에 김태희(42) 의원이 있다.

본오1·2동과 반월동을 지역구로 하고 있는 김 의원은 전체 시의원 중에서 두 번째로 나이가 젊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회 17대부터 비서관 생활을 시작해 20대에 이르기까지 의회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을 가지고 있기도 한 김 의원은 현재 초선 의원이지만 지역사회의 변화를 위해 한걸음씩 내딛고 있는 중이다.

김 의원은 최근 ‘전국 최초’라는 수식어로 출발한 ‘대학생 반값 등록금 조례안’ 심의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의정활동을 보였다.

국회에 몸담았던 경험을 살려 순리와 인간의 도리에 어긋나지 않는 정치인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김태희 의원을 현장 인터뷰했다.

-입법기관인 17대 국회부터 20대 국회까지 비서관으로 4대에 걸친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다.

“대학원 재학 중에 우연하게 국회 인턴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2005년 8월부터 인턴생활을 했다. 당시가 29살이었다.

인턴 생활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현역 국회의원 비서관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열린우리당 당시 전남지역 모 국회의원 비서관으로 일했다.”

-국회 비서관으로 입문하게 된 동기는.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국회 인턴으로 입문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인턴으로 일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아 국회 비서진으로 발탁된 케이스다.

국회 인턴과 비서진으로 일하면서 여당에서 야당으로 중간 과정을 모두 겪었다. 저에겐 매우 좋은 정치적 경험이었다.

국회 상임위원회도 17개 가운데 산업자원, 문화체육관광, 예결위 소위 등을 거치며 보좌진 간사역도 맡았었다.

전해철 국회의원과의 인연으로 또다시 비서관으로 발탁돼 일했다. 국정감사를 8회나 경험했다.

비서관으로 일하면서 지방선거는 물론 국회의원과 대통령 선거에 이르기까지 모든 선거를 경험했다.

정치의 꽃은 선거다. 다양한 선거를 치른 경험은 돈으로도 살 수 없다. 어느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할 소중한 기회 그 자체였다.”

-전해철 국회의원과의 인연은 어떻게 이뤄졌나.

“국회 비서관의 입법과 정책 경험을 살려 민주당으로 지방의회 진출을 시도했었다. 첫 번째 도전은 후보도 되지 못하고 실패했다.

예비후보로 도전했지만 공천 심사에서 떨어졌다. 그 후 2012년 총선을 앞두고 전해철 국회의원과 인연을 맺었다.

전해철 국회의원도 첫 총선 도전에 실패하고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당시 민주당 안산상록갑지역위원회 청년위원장을 맡았었다. 현재도 마찬가지지만 전해철 국회의원과의 인연은 저에게는 엄청난 행운이었다.

전 의원은 과거나 현재나 보좌관과 시·도의원들과 함께 매주 금요일 정책회의를 한다. 정기적인 정책회의는 자료준비와 정책 입안, 피드백 등을 거치면서 모든 사람에게 성장하는 선한 영향력을 미친다.”

-선출직인 기초의회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그 당시 학생회에서 학내 복지는 물론 농촌봉사활동 등을 하면서 사회에 관심이 많았었다.

국회에 인턴으로 입문해 비서관을 거치면서 정치가 무엇인지를 배웠다. 정치는 직접 조례나 법규를 만들어 제도와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

어떤 직업보다도 매력이 있다. 국회에서의 풍부한 비서관 경험을 기초의회에서 펼쳐 보고 싶었다. 동네의 소소한 생활불편 민원을 해결하는 역할도 해보고 싶었다.

총각 시절에 젊은 패기로 도전했지만 실패의 경험을 맛봤다. 하지만 실패 경험이 약이 됐다. 스스로를 다지고 뒤돌아보는 기회가 됐다.”

-안산시의원에 출마하면서 ‘안산어린이박물관 건립’을 공약했다.

“10년 전만 해도 안산을 젊은 도시라고 했다. 그러나 아이들을 데리고 막상 밖으로 나서면 반나절 이상 놀 곳이 없다. 그러니까 마트를 가도 수원이나 군포 등 인근 도시로 나간다.

젊은 부부 측에 속하다보니 천편일률적인 공원이나 시설물 등에 지루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의원이 되면서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할 것도 없이 어린이를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출마 당시 공약에 어린이박물관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의회가 개원하자마자 8대 의회 최초로 공부하는 어린이연구모임을 만들었다.

1년여 동안 국회 입법조사처를 통한 자료 수집은 물론 고양시어린이박물관을 수차례 방문했고 용인, 수원 등의 도시를 벤치마킹했다. 순천의 기적의 도서관도 방문했다.

아동친화도시 조례 제정과 함께 안산어린이체험활동박물관 건립을 위한 용역 예산을 세워 진행 중이다. 용역이 오는 8월~9월경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외에도 자료와 정보를 축적하며 다문화어린이와 장애어린이를 위한 의정활동을 위해 만나고 있다.”

-지난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었다.

“현재 의회 기획행정위원회에서 일하고 있다. 어린이연구모임 소속 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상임위원회를 하나 더 활동하는 것과 같다.

예결특위 활동은 위원장이라는 역할보다는 다른 상임위의 주요 사업과 예산을 파악하고 학습할 수 있는 기회였다.

초선 의원으로서 안산 전체의 살림을 배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선출직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이다. 거기에다가 지역의 생활민원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알게 됐다. 가장 큰 도움이다.”

-초선의원으로서 의정활동 중 대표 발의한 조례는.

“안산시의 각종 위원회를 구성함에 있어 청년과 여성 위원들이 배제돼 있었다. 조례 개정을 통해서 참여 기회를 만들었다.

안산시 전체 위원회 위원 1천300여 명 중 57명뿐이었다. 서울의 경우 박원순 시장이 각 위원회에 청년과 여성 비율을 10%까지 충원 공약을 했더라. 각종 위원회 구성 시 청년 1인을 포함하도록 개정했다.

안산시 SNS 홍보활동 지원조례도 개정했다. 앞으로 포도·와인산업 관련 지원 조례와 어린이놀이터활성화 조례, 어린이박물관체험활동 자문위원회 설치조례 등을 제정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현재 활동 중인 기획행정위원회에서 대학생 반값 등록금 조례안이 최근 부결됐다.

“집행부인 안산시가 의회와 사전협의 없이 대학생 반값 등록금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의회 상임위나 당정협의도 전혀 없었다. ‘보안’ 이유 때문이라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것은 공론화 과정이 없었다는 얘기다. 의회와 당정협의를 거치는 충분한 공론화가 필요한 사안이다. 그래야 의회 전체 입장이 정리되고 통일된 의견이 모아진다.

해당 소관 상임위 위원으로서 과정을 광범위하게 살펴봤다. 문제가 많았다. 우선 보건복지부와의 협의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 조례 제정 전까지 결과가 나오길 바랐지만 나오지 않았다. 복지부와 협의가 안 된 상태에서 조례 제정이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반값 등록금 혜택을 받는 대학생 대상자 1만9천여 명 중 실제는 1만3천여 명만 대상이더라.

소외되는 6천여 명에 대한 대책이 없다. 신규 사업은 보통 협의기간이 6개월 정도 걸린다. 내용 자체도 원안대로 협의가 되지 않고 있다. 관내 고교생 70%가 대학에 진학한다. 미진학자 30% 청년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형평성과 상대적 박탈감을 고려해야 한다.

시간이 필요한 사업인데 당장 2학기부터 지급하겠다고 정해 놓고 가니까 스텝이 꼬인 것이다. 자치단체장과 같은 당이라고 해서 같이 가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더더욱 문제는 예산이다. 전국 최초도 좋지만 매년 300억 원이 필요한 사업이다. 3년 후 1천억 원이 필요하다. 단기사업이면 몰라도 계속가야 한다. 지방세 대부분을 대학생 반값 등록금에 써야 한다는 얘기다. 진단이 필요하다.

조례안 내용 중에 지급대상을 1년 거주로 하고 있는데 적절한 것인지도 검증해야 한다. 다자녀가정이 1순위다. 지급순위도 문제다. 우선순위 조정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한걸음 더디게 가더라도 차분하게 가야 한다. 무책임한 행정을 피하기 위해서 짚고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1년 의정활동 가운데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이 있다면.

“초선이고 이제 1년 의정활동 뿐이라서 무엇을 내세우는 것은 무리다. 출마 당시 선거 슬로건이 ‘새로운 변화’였다.

비서관을 하다가 기초의원이 됐지만 많이 배워야 한다. 열심히 뛰고 배우면서 지역사회가 바뀌어 가는데 역할을 하는 것이 보람이다.

지역구와 안산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 방향을 점검하고 정책을 제시하고 예산심의, 조례 제정, 정책이 입안되도록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다.”

-안산의 현안 중에서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안산은 누가 뭐래도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도시가 성장 동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타 도시에 비해 복지계층이 많은 도시이기도 하지만 젊은 층이 찾아오는 도시로 만들어야 인구가 늘어난다. 그렇게 하려면 아이들과 청년층을 위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그 다음은 경제문제다. 산업단지가 노후화 됐다. 산단을 첨단산단으로 리모델링해야 한다. 청년산단으로 바꿔야 한다. 도시경쟁력을 소프트웨어적으로 갖춰야 한다.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부도의 문화관광자원도 이제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최근 안산을 찾는 관광객이 3년 전 보다 100만여 명이 줄어들었다. 교통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는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성장 동력 발굴이 필요하다.”

-지역구 본오1·2동과 반월동의 현안은.

“주택밀집지역인 본오동은 9만66천여 명이 살고 있다. 문화공간이 매우 부족하다. 하지만 땅이 없다.

학교가 초·중·고·특수학교를 포함해 13개다. 18세 미만 아동이 1만8천여 명이다. 아이들 공간도 없다. 본오동 청소년문화의집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2만여 명이 살고 있는 반월동은 90%가 그린벨트다. 도심에서 벗어난 외곽지역으로 문화예술이나 체육시설, 주차장 등의 공간마련이 어렵다. 그린벨트가 주민에게 도움 되는 방향으로 연구되어야 한다.”

-8대 의원 임기 중 꼭 이뤄보고 싶은 일이 있나.

“앞에서 언급한 어린이체험활동박물관을 건립하는 것이다. 하나라도 제대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밥상을 직접 차려서 주민이나 집행부에 주고 싶다.

농업 문야도 관심을 가져 보고 싶다. 안산은 8천여 명의 농민이 줄지 않고 있다. 지역 생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시스템이 없다. 안타깝다. 지역 농산물인 포도와 채소류, 쌀 등 17개 농산품이 인증을 받았다.

급식센터 등을 활용한 유통망으로 농산물 관내 유통으로 자체 소비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도농복합이 안산의 장점이다.”

-개인의 삶에 있어서 소중히 여기는 가치관은 무엇인가.

“먼저 ‘순리’다. 대학 시절 철학을 공부하면서 자연의 이치와 순리가 기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어떤 상황을 진단할 때도 첫 번째로 순리가 무엇인지를 생각한다.

그 다음은 인간의 도리다. 시의원 당선 후 청년 대상 워크숍을 가지면서 가장 많이들은 말이 ‘싸가지 없다’는 소리를 들으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젊은 의원이라고 하더라도 집행부나 동료 의원은 물론 주민과의 관계 등 매사에 인간적으로 선을 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시스템을 생각한다. 사회시스템은 하루아침에 변하지 않는다. 어떤 사안이든 순리와 인간의 도리, 사회적 시스템 세 가지 관점에서 돌아보며 스스로 정리한다.”

-정치인으로서 어떻게 성장하고 기억되고 싶은가.

“직접 정치에 뛰어 든 지 이제 1년이다. 아직 정치인이라는 말이 낯설다. 완전 초보 단계다. 초선 의원으로서 무조건적으로 많이 배우려고 노력한다. 우선 주어진 임기 동안 더 많이 공부하고 배워서 능력을 발휘해보고 싶다.” <여종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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