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행복한 의정활동 하겠다”
“시민이 행복한 의정활동 하겠다”
  • 여종승 기자
  • 승인 2019.09.25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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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희 안산시의회 기획행정위원장

주요프로필

-1965년 서울 출생

-안산시의회 재선의원(7·8대)

-더불어민주당 안산상록을 자치분권위원장(현)

-안산YWCA 회장(전)

-사회적 기업 월드맘 대표(전)

-안산녹색소비자연대 공동대표(전)

8대 안산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인물은 주미희(54) 위원장이다. 활발한 시민단체 활동을 거치며 비례대표로 시의회에 입성한 주 위원장은 재선의원이 되면서 집행부의 주춧돌부터 대들보까지 감당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기획행정위원회는 안산시 살림살이에서 중요한 예산, 회계, 정책, 경제, 행정 관련 부서가 총망라돼 있기 때문이다.

자칭 진보성향이라는 주 위원장은 의회 기행위원장을 맡으면서 본인도 모르게 신중형으로 바뀌었다고 말한다.

기행위원장직으로 인해 대학생 반값등록금 관련조례 때문에 같은 정당 소속으로 고민이 뒤따르지만 일회성이나 소모성 예산이 아니므로 신중한 심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학생 반값등록금 지원 조례의 경우 과정과 절차가 중요하므로 집행부가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는지에 따라 제정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주 위원장이다.

인생 가치관이 ‘몸과 마음을 닦아 수양하고 집안을 돌본다’는 ‘수신제가(修身齊家)’라는 주 위원장을 현장 인터뷰했다.

-안산에 정착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남편을 만나고 결혼하면서 안산과 인연을 맺었다. 남편 회사가 안산 공단에 소재하고 있어서 1989년 결혼과 동시에 안산에서 거주하기 시작했다.

올해가 결혼 30주년이니 안산에 산지도 벌써 30년이 흘렀다. 감회가 새롭다. 전업주부로 머무르지 않고 시민단체 활동과 함께 시의회에서 의원까지 하게 됐다. 모두가 가족과 주민의 덕분이다.”

-시민단체 활동을 많이 펼쳤다. 정치 입문 동기가 궁금하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학교운영위원회와 주민자치위원회 등에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지역사회 운동의 시초다.

당시 정지초교에서 학부모 직접 선출로 운영위원장을 맡아 학생들의 수학여행과 앨범 제작 관행을 확 바꿔 놨다.

1999년 안산YWCA에서 일반 상담요원으로 자원봉사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상담원으로 시작해 안산YWCA 회장에 이르기까지 16년여 동안 활동했다.

시민단체 활동을 하다 보니 정당에서 러브콜이 많이 왔다. 아이들과 남편이 대학 진학 이후로 미뤄달라고 요청해 늦췄다가 가족 동의로 정치에 발을 들여 놓았다.

정치에 입문한다고 하니까 주변에서 직선적인 성격 때문에 만류하는 사람이 많았다. 비례대표 1번 후보로 2014년 입문했다.”

-시민단체와 현실정치 활동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시민단체는 생각한 것들을 모두 얘기할 수 있어 활동이 매우 자유스럽다. 어느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소신껏 활동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정당은 다르다. 정당의 이념과 지역위원회, 동료, 선배들과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의회는 특히 한정된 예산 범위 내에서 여러 가지 환경을 고려하며 동료의원들과 협의과정을 거쳐야 한다.

시민단체는 자유롭지만 정당은 여러 가지 여건 상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정당은 소통과 협조, 교류가 중요하다.”

-재선 시의원이다. 선출직으로서 시민을 위해 무엇을 고민했나.

“선출직이기 이전에 학교 운영위원회는 물론 청소년정책과 여성운동, 환경 시민운동 경험이 의정활동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폭넓은 시민단체 활동경험이 조례 제정이나 예산을 세울 때 원동력이다. 의정활동을 사리사욕보다 정체성을 갖고 실천할 수 있었다.

시민단체 활동 때문에 다소 강경하고 까다롭다는 선입관이 있지만 직접 부딪혀보면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의정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제·개정 조례가 있다면.

“최근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예방 조례안을 직접 발의했다. 노령화 사회가 되면서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가 급증하고 있어 예방 차원에서 운전면허증을 반납토록 하는 조례다.

현재 기획행정위원회에서 보류시킨 대학생 반값등록금관련 조례에 대해 소신을 갖고 임하고 있다.

자치단체장과 같은 정당이지만 기행위 위원들과 함께 집행부 견제 기능을 갖고 있는 의회의 역할을 생각하며 조례 심의를 이끌어갈 생각이다.”

-시의회 기획행정위원장을 맡고 있다. 상임위원장으로서 책무는.

“8대 안산시의회 21명 의원 가운데 초선 의원이 14명이다.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초선의 경우 의정 활동에 대한 경험이 전무하다.

어느 경우에는 상임위원장으로서 회의 진행이 어려울 때도 있다. 상임위가 파행되지 않고 조화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공무원들 사이에서 최근 기획행정위원회가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자부한다. 의회는 조화롭고 합의를 거치는 과정이 중요하다. 상임위 위원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안산시 대학생 반값등록금 지원 조례안’이 의회 255회 회기 중 기획행정위에서 보류됐다.

“대학생 반값등록금 지원 조례안은 일회성, 소모성 예산이 아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예산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이런 중차대한 조례를 제정하려면 의회와 사전에 충분한 소통이 있었어야 한다.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의원들이 언론보도를 보고 알았다.

사회보장성 예산의 경우 자치단체는 중앙 정부와 협의가 필수다. 안산시와 중앙 정부가 추구하는 것이 많이 달랐다.

조례에 대한 문제점도 많았다. 집행부안과 중앙 정부안의 차이가 많아 변경내용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조례준비와 심의 과정에서 시민과 의회 의견을 담아내야 하는데 그런 과정이 거의 없었다.

모두가 불통 그 자체였다. 장기적으로 수백억 원대 예산이 투입되어야 하는 조례이므로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의회 256회 임시회에서도 보류됐던 ‘대학생 반값등록금 지원 조례안’이 상정되지 않았다.

“‘대학생 반값등록금 지원 조례안’의 목적과 취지에 있어서 일부는 동의하지만 인구유입에 대한 대비 차원의 조례라면 이의가 있다.

모든 행위는 예산이 문제다. 지출 우선순위와 적당한 배분을 생각해야 한다. 초·중·고교의 경우 책걸상 교체와 화장실 환경개선 등이 시급한데 예산이 없어 못하고 있다.

적은 예산으로 많은 시민에게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 대학생 반값등록금의 경우 예산효율성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집행부가 안일무사나 복지부동보다는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학생 반값등록금은 매년 360억 원까지 가는 예산이다. 기획위원장으로서 양심상 부담이다.

대학생 반값등록금 대상이 1단계부터 4단계까지 있다. 시작은 1단계지만 안산시는 4단계까지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중앙정부는 3단계까지만 인정했다. 시민들은 내용을 잘 모른다.

대학생 반값등록금 지원 조례가 보류된 가운데 추경에 35억 원이 인재육성 장학금 변경 계획안으로 편성돼 올라왔다가 역시 보류됐다. 절차가 잘못된 것 아닌가. 집행부가 의회를 이렇게 무시해도 되는가.”

-‘대학생 반값등록금 지원 조례안’이 11월 정례회에서 다뤄질 것으로 예상하는지.

“현재 상황으로는 전혀 예측할 수 없다. 집행부가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는지 지켜봐야 한다.

대학생 반값등록금 지원 조례안이 보류된 가운데 추경에 끼워 넣기 하는 방식으로 일하면 안 된다.

집행부가 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를 넘어 기만하는 행위다. 조례 제정을 위한 시민과 의회 의견을 담아내는 과정과 과정을 거친 다음에 의회가 제대로 심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집행부가 해야 할 일을 다 하고 조례를 심의해 달라고 의회에 요청해야 한다. 집행부 일각에서 의회의 발목잡기라고 하는데 전혀 아니다.”

-기획행정위원회에서 주민자치회 시범 실시 조례가 통과됐다. 심의 과정에서 정수 30명 축소와 사무국 설치가 삭제됐다.

“기획행정위원회 위원들의 대다수 의견이 기존의 주민자치위원회도 위원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알고 있다.

주민자치회도 시범적으로 실시하는 만큼 위원모집의 어려움을 우려한 위원들의 의견이다. 주민자치회 사무국의 경우는 운영상 비용문제를 예상해 불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의회 기획행정위원장으로서 어려움을 꼽으라면.

“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집행부가 운영하는 예산, 회계, 정책, 경제, 행정 등의 중요 부서가 모두 포함돼 있다.

한마디로 주춧돌부터 대들보까지 기행위원회 소관이다. 1년 살림살이는 기초공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책임이 막중할 수밖에 없다. 상임위가 위원장 혼자만의 생각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선심성 조례나 일회성 예산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원래 진보성향인데 기행위원장을 맡으면서 신중하게 변했다.”

-의회 기획행정위원장으로서 보람은.

“대학생 반값등록금 지원 조례안 보류로 인해 의회 위상을 세웠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의회 다수당이 집행부와 같은 정당이지만 예산과 조례를 깊이 있게 심의하고 편성한다고 오히려 칭찬을 많이 받는다.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안산상록을 지역위원장이 시민과 지역발전을 위해 소신 있게 의정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여성 의원으로서 고충과 좋은 점은.

“현재 특별한 고충은 없다. 다만 비례대표 의원 시절 동료 여성의원들이 얕잡아 보던 시각 때문에 자괴감을 가진 적이 있다.

비례대표 출신이라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여성의원들이 비례의원이라는 것 때문에 자괴감을 느낄 때 위로해주고 싶다.

비례의원들 간에도 서로 격려하고 장단점을 보완해 가면서 의회가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일부 남성 의원들도 여성 의원을 폄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바로잡아져야 한다.

좋은 점은 여성의원 대부분이 성실하고 섬세하다. 깨끗한 이미지와 꼼꼼함까지 갖춰 의정활동을 하니 ‘주다르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지방자치가 정착되면서 선출직의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고 있다. 어떤 자세로 임하는가.

“시민단체 활동을 통해 선출직으로 입문한 케이스다. 도덕성 훈련을 쌓은 셈이다. 가치관이 ‘수신제가(修身齊家)’다.

‘역지사지’와 ‘과유불급’, ‘자기반성’ 등이 저의 좌우명이다. 현대인은 번민은 많으나 자기반성을 잘 하지 않는다. 자기반성을 거쳐야 ‘수신제가’가 가능하다.

항상 존재가치를 생각한다. 안산시와 지역구 시의원, 경기도와 대한민국의 한사람으로서 역할을 생각한다. 월피동과 부곡동, 안산동의 선출직 의원은 대표가 아니라 대리인이라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대리인으로서 시민의 세금으로 월급이 들어오는 만큼 막중한 책임을 갖고 일한다. 그것이 도덕성이다. 갑질하지 않으려고도 노력한다.”

-의원 ‘주미희’와 개인 ‘주미희’ 각각의 사명은 무엇인가.

“의원으로서의 사명은 책임감을 갖고 바른 가치관으로 의정활동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꿈꾸는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하는 것이다. 역시 ‘수신제가’하면 만사가 형통이라고 믿는다.

개인적으로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누리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다. 행복이라는 것을 높게 생각하지 않는다.

일주일에 하루나 1시간이라도 명상만 할 수 있어도 행복하다. 가족이 반찬 없는 밥상을 대해도 모두가 둘러 앉아 식사를 하면 행복하다. 가족 모두가 ‘소확행’을 누리도록 하는 것 자체가 개인 사명이다. <여종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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