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의 이모저모
안산의 이모저모
  • 안산뉴스
  • 승인 2019.10.0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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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삼 (안산청소년재단 대표이사)

그렇다면 내가 만약 안산을 떠나 예를 들어 낯선 강원도 춘천이나 광주 같은 곳으로 옮겨 살게 된다면, 아니면 소년 때 살았던 부산에라도 가서 살게 된다면 정붙여 살 수 있을까.

사무실 창문을 열고 맑은 늦여름 하늘과 맞닿은 화랑저수지 풍광을 쳐다보니 안산이 웃으면서 말한다. 그러기에는 귀하는 안산에 너무 많은 정이 들었다고, 그래서 다른 곳으로의 이주는 불가능할 것이다. 그대는 삶의 절반을 이곳서 살았지 않느냐고 말한다.

안산으로 이사 올 당시 ‘전원공업도시 안산’이라고 적힌 표지판을 보고 웃으면서 무릎을 친 적이 있다.

공업이란 산업화의 동력이고 전원은 비산업화와 보존의 이미지다. 두 장점을 모두 놓치지 않으려는 표현이었기 때문이다.

일단 산단 쪽으로 가면 잿빛 콘크리트 공장 건물이 늘어져 전원과는 대조적이다. 그곳에 한때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시화호가 마름모로 놓여 있다. 처음 시화호는 담수호를 만들어 용수를 공급하여 농지를 조성한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었다.

그러나 공장 폐수로 담수가 악취를 풍겼고 당국은 담수호를 다시 해수호로 바꾸기를 여러 차례, 그 사이 농지를 조성한다는 원래의 목적은 변질되어버렸다.

그러더니 십 여 년 전에 시화호 부근에서 생태계가 복원되고 있는데 삼십 년이 넘는 동안 시민단체나 학생, 당국, 시민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안산의 대표적 물건이다.

상록수나 신도시 쪽으로 가면 서울 못지않게 인파들로 넘치는 유흥가가 조성되어 있고 또 원곡동으로 가면 국내 최대의 다문화 지역에서 세계 102개국에서 온 수많은 사람들이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살고 있다.

대부도 쪽으로 가면 서해 바다가 넘실거리고 곳곳에 녹지 공원이 조성되어 있어서 도심전원은 전국 제일이다. 인당 녹지 보유율은 전국 최고이다.

일류 백화점이나 상가도 불편 없이 주변에 있고 넓고 깨끗한 외곽도로가 있어서 자동차로 두 시간 정도면 도심 한 바퀴를 돌 수 있고 단원미술관에서 포도밭과 선감도까지 갈 수 있으며 거기다 한 시간만 보태면 외곽의 저수지나 이숙번 묘지까지 볼 수 있는 곳이 안산이다.

이숙번 묘지는 안산 외곽에 사당과 함께 있다. 시내에서 멀지 않아서 지나는 길이면 차를 멈추고 쳐다보는 곳이다. 행정구역으로는 안산이 아니지만 그가 초대 안산군수를 역임했으므로 안산 쪽 인연이 더 크다.

이숙번 묘지에 가면 이숙번만 보이는 것이 아니고 자세히 들어보면 이성계의 다섯째 아들 이방원의 목소리도 함께 들린다.

여기서 잠시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기 위해 독자 제현과 더불어 혼란스러웠던 조선 초로 들어가 본다. 다음 편에서 계속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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