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소리도 귀담아 듣겠습니다”
“작은 소리도 귀담아 듣겠습니다”
  • 여종승 기자
  • 승인 2019.10.16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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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순 안산시의회 갈대습지 경계확정특위위원장

 

주요프로필

-1959년 전남 곡성 출생

-안산시의회 의원(도시환경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안산상록을 노동위원회위원장(현)

-(주)참좋은 뉴스 대표이사(전)

-성포주공11단지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전)

-안산시 시민소통위원회 전문위원(전)

-안산경실련 집행위원장(전)

-안산의료생협 경영이사(전)

-(주)대열보일러 노동조합 노조위원장(전)

시화방조제가 만들어지면서 시화호가 생겼지만 안산이 환경오염의 대명사가 됐다. 시화호 오염이 사회문제로 부각되면서 한국수자원공사가 사동 쓰레기매립장에서 흘러나오는 수질정화를 목적으로 안산갈대습지공원을 조성하고 안산시에 넘겨줬다.

하지만 안산시가 갈대습지공원 관리권을 이관 받으면서 수로의 경계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하지 않은 탓에 공유수면 경계가 모호해져 화성시와 갈등이 시작됐다.

이같은 사실을 확인한 박태순(60) 안산시의회 의원이 시화호 공유수면 경계찾기에 나섰다. 박 의원은 7개월여 전 시의회 갈대습지 경계확정 특위위원장을 맡아 동분서주했다.

박태순 위원장은 시의회 최초로 갈대습지 경계확정 특위위원회 활동 보고회를 갖는 한편 시민의 의견수렴까지 거쳤다.

안산갈대습지공원 미개방지역의 권한확보를 위해 안산시가 TF팀을 구성해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해야 한다는 박 위원장을 현장 인터뷰했다.

-선출직에 입문하기 전 노조위원장을 맡았었다.

“(주)대열보일러 노조위원장을 지냈다. 대열보일러에서 27년을 근무했다. 회사가 서울 독산동 시절 입사해서 반월공단으로 이전해 안산으로 와서 안산시청 민선5기 소통위원회에 오기 전까지 일했다.

노조는 입사 3년차부터 가입해서 활동했다. 노동법과 관계없이 당시 점심값이나 근무복, 안전화 등을 모두 본인이 부담하는 시절이었다.

1990년대 초 전임 노조위원장이 수배되면서 노조위원장을 맡게 됐다. 그 당시 노조가 시급 200원, 300원 올리겠다고 파업하던 시절이다.

원곡동 서림서점에서 돌베개출판사의 ‘노동법’ 책을 접하면서 노동운동을 알게 됐다. 전태일의 ‘나도 대학생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도 자극이 됐다.

노조위원장을 맡은 이후 임금인상 투쟁보다는 근로자 안전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안전보건에 가장 많은 신경을 썼다. 오죽하면 안산에 재해의 상징인 손가락 접합의료기술을 가진 병원이 유명해졌겠는가. 산업재해 때문이다.”

-정치 입문 동기는.

“안산시청 소통위원회에 전문위원으로 오기 전에 노조에서 산업재해에 전념해왔다. 그 당시 국회의원 보좌진들이 지방의원 후보를 찾으면서 노동계 인물을 선호했다.

국회의원 보좌관들과 접촉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정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 시절 당내 경선에서 떨어져 잠시 다른 일을 하다가 김철민 현 국회의원에게 발탁돼 정치에 본격 입문했다.”

-시화호 상류지역 공유수면 경계 찾기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노동운동을 했고 일상 속에서도 비리 없는 아파트에 관심을 갖고 활동했었다. 개인 성향이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관심이 많다.

민선5기 시절에 소통위원 임기를 마치고 잠시 휴식기에 시화호 상류지역인 안산갈대습지공원의 미개방습지를 갈 기회가 있었다.

조경 사업을 잠시 할 때였다. 조경 공사를 하면서 안산관리구역과 화성관리구역 갈대습지 작업을 모두 했다.

하지만 갈대습지공원이 바다 물길 상 관리권이 안산시 소관이 맞는 것 같은데 화성시 소관이더라. 이해가 안 갔다.

선출직에 당선된 이후 곧바로 기사와 자료를 검색해보고 갈대습지공원 관리권이 안산시라는 확신을 가졌다. 갈대습지공원 권리 찾기에 나선 이유다.”

-올 3월 구성된 안산시의회 갈대습지공원 미개방지역 관리 경계 확정을 위한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시의회 갈대습지공원 미개방지역 관리 경계 확정을 위한 특별위원회가 올 3월 발족했다. 처음부터 관심을 가진 의원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위원장을 맡게 됐다.

갈대습지공원 미개방지역 경계특위위원장을 맡은 이유는 시민 입장보다는 선출직 의원으로서 목소리를 내고 의정 활동할 경우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생각도 한몫했다.”

-갈대습지공원 경계확정 특위는 그동안 어떤 활동을 펼쳤나.

“갈대습지공원 미개방지역 경계확정 특위는 위원장인 저를 포함해 김진숙 간사, 김태희, 윤석진, 이기환, 이진분, 한명훈 의원 등이 위원으로 활동했다.

지난 3월 특위 구성 후 안산갈대습지 현장방문을 비롯 자료수집과 안산과 유사한 고창과 부안 분쟁 대상지를 방문하기도 했다.

이어 경기도 분쟁조정위원회 활용방안과 미개방습지를 대상으로 점·사용허가 권한 실시 방안, 불분명한 경계선, 법률자문 결과 검토 등의 활동을 펼쳤다.”

-현재 갈대습지 경계가 안산에 불리한 여건인데.

“안산시가 한국수자원공사로부터 안산갈대습지공원이 조성된 공유수면 점용을 이관 받을 당시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시가 2년 전 갈대습지 점 사용 시 공유수면 관리권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어야 한다. 공무원들의 안일한 태도가 현재의 사태를 만들었다.

현재 안산시 관리지역의 갈대습지 물을 제공하는 저류시설을 화성시가 갖고 있는데 묵시적으로 동의했기 때문이다. 당시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불리하게 된 문제의 시작점이다.”

-갈대습지 경계 특위 활동을 하면서 발견한 문제점을 꼽으라면.

“안산시가 화성시의 송산 그린시티 경계 소송에서 패소한 전례가 있다. 바닷물 만수가 되었을 때의 등거리 중간선 원칙과 화성시의 도시기반시설 연결을 이유로 안산시가 졌다.

송산 그린시티 소송의 원칙을 갈대습지공원 미개방지역에 적용할 경우 안산시가 유리하다.

그 당시 경계소송을 동시에 진행했으면 관리권을 가져올 수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갈대습지공원은 앞으로 경기도가 추진 중인 경기정원이 조성될 경우 안산의 보물이 될 수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갈대습지공원에 재난이 발생할 경우 화성시가 지리적으로 적극 대응하지 못한다.”

-갈대습지 경계 특위 활동결과 보고회를 이례적으로 가졌다.

“지역사회에 특별한 중대 사안이 발생하면 시의회가 특위를 구성하고 한정된 기간 동안 활동을 벌인다.

하지만 의회가 그동안 특위 활동 후 결의문 채택이나 관계기관 전달에 그쳤다. 이번 보고회는 갈대습지 경계 특위 활동결과를 시민에게 보고하는 성격이고 집행부에게는 내용을 확인하는 시간을 주는 효과를 갖기 위해서였다.

갈대습지 경계 특위 활동결과 보고서를 채택하기 전에 시민과 공무원들의 의견을 듣고 보완해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갈대습지 경계 특위 활동의 소득은 무엇인가.

“갈대습지공원의 미개방지역 경계 특위 활동을 통해서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으로 갈 수 있다는 근거가 명확해졌다.

그동안 갈대습지 미개방지역과 관련해 공무원이나 의원들이 현장방문을 한 적이 없다. 의회의 특위 활동으로 언론은 물론 시민이나 공무원들의 관심도를 높였다.

갈대습지공원과 경기가든정원이 맞붙어 있다. 미개방습지 관할권을 가져와야 하는 이유다. 갈대습지 조성 취지를 보더라도 반드시 찾아와야 한다.

권한쟁의 심판으로 가면 된다는 길을 찾은 것이다. 도시경계를 잘 지키는 것은 지방자치의 기본이다.

안산시가 갈대습지 경계를 정한 명확한 근거도 없이 인수한 것이 오늘의 사태를 만든 것이다. 이제라도 반성해야 한다.”

-안산시가 갈대습지 경계를 찾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시민들이 먼저 모르고 있던 갈대습지 미개방지역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집행부도 TF팀을 빨리 꾸려서 법적, 행정적 대응을 해야 한다.

해양수산과와 자치행정과, 환경정책과 등의 부서 간 이기주의가 갈대습지 미개방지역 관리권을 놓친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명확한 소관부서가 없다 보니 무관심하다. 하루빨리 부서별 협력체계를 만들어 적극 대응해 나가야 한다.”

-시의회 갈대습지 경계 확정 특위 활동보고서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안산시가 갈대습지 미개방지역 경계확정을 위한 중앙분쟁조정위원회에 문제제기까지는 했지만 미개방습지의 관할 경계를 안산시로 유리하게 해석할 수 있는 근거를 활용하지 못했다. 한마디로 대응 부재다.

반면 화성시는 갈대습지 미개방지역의 개방을 위한 재정비 용역 추진과 저류시설 잠금장치, 갈대습지 유량조절 안산시 배제, 경게구역의 불확실성을 주장하는 안산시를 상대로 출입 제한 등의 적극 행정을 펼치고 있다.

특위 활동 결과 갈대습지 미개방지역 경계 확정을 위한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심판 경계구역 확정방안 청구가 가능한 사실을 파악했다.

홍성군과 태안군의 권한쟁의심판과 고창군과 부안군의 권한쟁의심판에서 헌법재판소가 해안선만을 고려한 등거리 중간선의 탄력적 적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안산시가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을 조속히 진행할 수 있도록 TF팀을 구성해 시행하기 바란다는 내용을 담을 계획이다.”

-안산시에서 시민소통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의정활동에 도움이 되나.

“집행부에서 소통전문위원으로 활동한 경험이 의정활동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먼저 소통위원 근무 경험을 하면서 공직사회 흐름을 알게 됐다. 공직사회 흐름을 재대로 알지 못하면 의정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기 어렵다.

노조활동을 오래 하면서 본인도 모르는 밀어붙이는 성향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소통위원 경력이 공직사회를 이해하게 됐다.”

-안산경실련과 안산의료생협, 지역 언론 등에서 폭넓게 활동했다.

“노동조합 활동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지역 활동도 병행하게 된다. 안산경실련 창단 초기에 시민단체 활동에 참여했다.

개인적으로 아파트 비리문제에 관심 많이 갖고 활동하기도 했다. 그 경험을 살려 의회에서 공동주택 연구모임에서 책임연구위원으로 활동했다.

앞으로는 일동 성태산성 발굴과 복원에 관심을 가질 계획이다. 성태산성은 서울 아차산성 다음으로 삼국시대 유물이어서 가치가 있다.

성태산성과 청문당, 만권당, 원당사, 성호 이익 선생 등으로 이어지는 문화벨트를 장기적으로 구축해나가는 의정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삶을 살아가는 가치관은.

“세상은 관계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타인을 배려하는 가치관을 갖고 살아간다. 작은 관심도 배려라는 생각이다.

이웃에게 관심을 갖고 마음만이라도 상대에게 줄 수 있다면 ‘배려’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

배려는 타인에 대한 공감과 수용의 관계 속에서 완성되는 것이다. 배려는 이론보다 실천이 중요하다.”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한마디로 정리하면 ‘부지런한 정치인’이다. 그 다음은 열심히 일하는 정치인이다. 노조 활동하면서 상담활동을 많이 했다.

상담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게 되더라. 선거 출마 당시 슬로건이 ‘작은 소리도 귀담아 듣겠다’는 것이었다.

주민들의 작은 소리를 듣고 사소한 것도 메모하며 부지런히 열심히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 <여종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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