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남편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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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예찬
  • 안산뉴스
  • 승인 2019.10.3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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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랑 한반도문인협회 회원

사막의 나무 한 그루에 그늘 하나 주어 진다면 그것이 오아시스라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늘이라는 것이 뜨거운 태양아래 얼마나 큰 쉼터가 되는지 올 8월의 여름 그야 말로 뜨거운 여름이였다.

지독한 불볕 더위를 처음 맛보았으니 그 한 줌의 그늘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더욱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난 나에게 한 토막의 그늘을 만들 수 있는 예쁜 블루색의 양산을 선물했다.활엽수의 잎이 여름에 더욱 넓은 이유가 그늘을 크게 만들어 누구나 쉬어 갈수 있는 휴식처가 되도록 하기 위한 나무의 배려인 것이다.

내 인생에서도 무덥고 힘든 날 그늘을 찾겠다고 높은 하늘 바라보며 한숨 지을 때 이파리 넓게 펴주며 보듬어주는 사나이가 있었다.직장생활은 늘 긴장감과 무료함을 주는 어느 날 한 남자가 혜성같이 나타나 만난 지 3일 만에 프로포즈를 했다.

그 남자는 나의 미래에 대한 불안함은 늘 희망의 말로 나의 마음을 안정시켜주었다. 우리의 만남은 IMF를 디딤돌로 밟고 올라섰다.결혼 후 나의 신체변화가 달라졌다. 매일 먹던 변비약을 먹지 않아도 속이 편했던 것이다.

어쩜 아침에 바쁜 마음으로 출근해야하는 것이 나에겐 굉장한 스트레스였나 보다. 불교에서 말하는 해우소 역할을 한 남자인 것이다.그리고 결혼 중 가장 행복한 때를 말하라고 하면 신혼여행 후 남편을 출근 시키고 넓은 거실 소파에 내 몸을 통째로 맡겼을 때의 포근함과 편안함은 최고의 행복이었다.

그 사소한 것이 행복이라며 그 행복을 지금까지 유지시켜주고 있으니 나는 그것이 참 고맙다. 그리고 나의 말과 의견을 경청해주고 따라 주니 존경의 대상이다. 존경과 사랑은 어느 한 곳에서 일방적이지 않다. 사랑이 오면 존경이 가고 서로 쌍방을 이뤄냄으로써 부부가 완성 되어 진다고 본다.

나의 감성은 어릴 때부터 극심할 정도로 깊었던 건 사실 같다. 해가 지는 석양만 바라봐도 눈물 나고 사람 아닌 새나 나무가 되고 싶기도 했던 유년 시절이다. 그리고 조금 자라 독립하면서 나는 스스로 심청이가 되려고 마음을 세상에 내려놓으면서 각 보험사마다 보험을 넣고 나 어느 날 갑자기 떠나거든 우리 부모님 돈 걱정 안하시고 사시길 바란 적 있었다.

남편의 대한 고마움은 기회를 준다는 것이다.내가 자기계발 강의를 듣고 꿈의 목록을 작성하고 구호를 외치면 “나는 네 아빠가 아니야. 꿈은 애들이 가져야지.”하며 핀잔을 주기도 했지만 아이들이 그런 부모를 보고 배운다는 것을 알기에 “너에게 꿈이 있니? 그래 한 번 해봐라. 나는 그런 니가 멋지다.”하며 글 쓰는데 물골을 터주었다.

그게 바로 시인 등단이다.내가 시인에 등단했을 때 집안의 경사였으며 엄마는 사위에게 그 고마움을 전달했다. “내가 우리 딸 이루지 못한 꿈을 자네가 했네. 참 고맙네.”하며 우시던란다. 얼마나 사위가 예뻤을까 하며 우리 엄마 마음을 헤아려본다.

이것이 내가 남편을 존경하는 이유다.인생의 시작점과 전환점이 되는 건 만남에서 이루어지는 듯하다. 예고 없이 시작된 나의 탄생으로 부모님을 만나고 그 다음엔 동행자를 만나고 그 다음 만남은 신과의 만남이라고 한다.

이렇게 인간의 만남은 크게 세 개로 나누어 인생의 전환점이 된다고 하니 우리는 늘 만남과 이별 속에서 오늘을 살아간다. 어쩌면 내가 말하는 남편이 아내가 될 수도 있다. 한 남자가 한 여자를 아내로 맞아 새로운 인생이 시작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는 인생의 멘토. 길잡이, 등대 같은 사람을 만나 인생의 전환점을 찍을 수 있다.늘 좋을 사람을 만나길 바라면서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길 바란다. 내가 어떤 생각과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길이 달라지는 것이 운명이라 하겠다.

운명을 타고 낫다고 하지만 운명은 내가 결정짓는 것이다. 그래서 긍정의 생각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내 아이에게 가르치고 늘 실천하고자 노력한다. 운명은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오늘 무엇을 누구와 함께 어디서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세상 살면서 남편 그늘만큼 편안하고 고마운 휴식처가 어디 있겠는가! 나는 남편의 자존감을 높여 주는 것이 아내 인격이 올라간다고 본다. 작은 그늘을 만들어줘도 그저 서 있기만 해도 입김만 전해줘도 좋은 사람 그게 남편이다.

내가 왜 사는가? 란 질문에 답은 나에 대한 가치를 부여 했을 때 사는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겠다. 내가 아침에 일어나 밥을 해서 줄 수 있는 사람이 있어 나는 가치가 있고 퇴근해서 돌아 온 남편에게 물 한 잔 건네는 것 또한 보람이며 행복이라 할 수 있다.

남편은 아내에게 인정받고 존경 받을 때 없던 에너지도 나오고 세상과 부딪히는 용기가 나온다. 어쩌면 아이와 같은 존재가 남편이 아닐까 싶다. 우리 아이의 아버지로 늘 강한 척 해야만 하는 남편을 존경한다는 말 한마디로 사랑받는 아내가 되어 보는 건 어떨까 싶다. 여름 햇살과 겨울 찬바람을 막아주는 남편의 그늘로 서로의 버팀목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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