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주거, 우리가 살아갈 집을 보장하라(2)
기본주거, 우리가 살아갈 집을 보장하라(2)
  • 안산뉴스
  • 승인 2019.11.20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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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유진 안산새사회연대일:다 교육팀장

청년기는 삶의 방향을 수립해나가는 시기다. 청년들이 부담해야 하는 높은 주거비용은 청년들의 삶의 가능성을 제한한다.

생활비의 20%에서 많게는 50%까지 차지하는 월세는 청년들이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게 발목 잡고, 청년들이 삶을 탐색하고 배움을 쌓을 시간과 돈을 좀먹는다.

왜 우리는 그저 잠자고 머무르기 위해 이처럼 엄청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걸까?

그 이유는 집이 투자 상품이 되었기 때문이다. 주거의 공간인 ‘집’이 불로소득의 원천인 ‘부동산’이 되었기 때문이다.

원래 누구의 것도 아닌 ‘땅’을 개인이 소유한다는 생각부터가 이상한 것이었지만 땅의 사유화는 견제 받지 않았고, 우리 사회는 돈 많은 개인이 집을 100채, 200채, 500채나 소유해도 괜찮은 사회가 되어버렸다.

실제로 국내 임대사업자 상위 10명은 1인당 평균 479채의 집을 가지고 있으며, 상위 10명이 소유한 집이 4,789채, 상위 30명이 소유한 집이 1만 1,029채에 달한다고 보도된 바 있다. 극소수의 부동산 부자들이 이 나라의 땅과 집을 모두 독점하고 있다. 이러니 주거비용이 낮아지려야 낮아질 수가 없다.

그래서, 이 답답한 상황을 어떻게 하란 말인가? 시급하게는 공공임대주택과 삶의 유동성이 큰 청년들을 위한 공유주택(쉐어하우스), 대학생을 위한 공공기숙사를 늘리는 정책이 필요하고 중요하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집을 과도하게 많이 소유하는 것과 이를 통해 과도한 불로소득을 얻는 행위 자체를 제도적으로 금지해야 한다.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하승수는 ‘배를 돌려라:대한민국 대전환’이라는 책에서 이를 위한 구체적인 3가지 방안을 제시한다.

바로 ①3주택 이상 소유 금지 ②주택보유세 대폭 상승 ③국민연금 기금을 활용한 사유주택의 공공주택 전환이다.

이 중 가장 낯설고 논쟁적인 제안은 ‘3주택 이상 소유를 금지하자’는 것이다. 3주택 이상 집을 소유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되팔아서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서(투기)이거나 집이 없는 사람에게 임대를 주고 임대수익을 얻기 위해서다.

실제 자기가 살기 위한 집이 아니다. 3주택 이상의 집 소유를 금지한다는 것은 집을 투기의 수단 또는 임대사업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뜻이다.

집은 살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수십 년간 부동산 광풍이 이어지면서 한국에서 집은 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투기하기 위한 것으로 변질되었다.

이제는 ‘집’의 원래 의미와 목적을 되찾아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땅에 머리를 대고 자야 한다. 집에서 살 권리는 모든 인간의 권리이다.

극소수의 부자들만 주택을 독점하는 구조를 벗어나, 사회구성원 모두가 괜찮은 비용으로 괜찮은 집에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삶의 불안정성에 흔들리는 청년들도 N포를 멈추고 미래를 꿈꿀 수 있다. 기본소득과 함께, ‘기본주거’를 꿈꾸고, 외치고, 요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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