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을 이롭게 하고 싶다”
“모든 사람을 이롭게 하고 싶다”
  • 여종승 기자
  • 승인 2019.12.04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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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광주 안산시의회 의원

-1964년 충남 보령 출생

-안산시의회(8대) 자유한국당 대표의원(현)

-자유한국당 지역대표 전국위원(현)

-자유한국당 안산시단원구갑 당원협의회 사무국장(전)

-안산희망협동조합 이사장(현)

-안산서초등학교 운영위원장(전)

-재안산 양명고등학교 동문회장(전)

-참안산사람들 총동문회 3대회장

세월호가 발생한 지 5년8개월여가 흘렀다. 2014년 4월 16일. 안전관리 소홀로 수많은 젊은 청춘들이 하늘나라로 떠났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잊을 수 없는 날이기도 하다.

세월호 사건으로 가장 많은 피해를 본 지역은 안산이다. 하지만 안산은 아직도 세월호 늪에서 헤어 나오질 못하고 있다.

정부가 화랑유원지 내에 추모공원을 추진하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부터 찬반 민·민 갈등이 일어나기 시작했지만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 안산시의회도 청사 내에서 ‘화랑유원지 내 추모공원 결사반대’ 삭발식을 가지면서 해당 의원이 윤리위원회에 회부되는가 하면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으로 동료의원을 검찰에 고소하는 사태로까지 번지며 세월호 후유증은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화랑유원지 내 추모공원 결사반대 삭발식’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는 강광주(55) 안산시의회 의원을 현장 인터뷰했다.

-최근 화랑유원지 추모공원 결사반대 삭발식을 가졌다.

“안산시의회 258회 정례회가 열리던 지난 26일 오전 9시 의회 앞에서 삭발식을 가졌다. 8대 시의원에 출마하면서 주민과의 가장 중요한 공약이 ‘화랑유원지를 시민 품으로 돌려드리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이번 시의회 정례회에 추모공원 건립을 위한 공유재산 무상제공과 추모시설 건립비 27억여 원에 대한 예산이 올라왔다.

현실적으로 소수당인 자유한국당이 의회에서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화랑유원지 내 추모공원 결사반대’를 위한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삭발식을 가졌다.”

-삭발로 인한 의원 품위와 의회손상 등을 이유로 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됐다.

“한마디로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횡포다. 의회에 미리 알렸기 때문에 삭발 행위 그 자체를 빼고는 징계요구 내용이 맞는 것이 없다.

징계요구 내용이 첫째, 삭발식으로 의원 품위를 손상시켰다는 것이고 둘째, 삭발 상태로 본회의에 출석해 위화감은 물론 생방송 송출로 의회 위신을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셋째, 추모공원 반대 단체들과 삭발식 일정 공유로 본회의장 방청 권유로 질서유지를 위협했고 넷째, 방청객의 본회의장내 가연성물질 난동을 부려 방청객과 동료의원들이 위험에 빠지는 상황 예측에도 방조했다는 내용 등으로 지난 27일 윤리위에 회부됐다.

하지만 추모공원 반대 단체들에게 방청을 권유한 사실이 없고 방청권 배부도 의장 권한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종길 전 문화복지위원장의 사건 당시에 윤리특별위원회를 열자고 주장했는데 시간 끌기 하다가 그냥 넘어간 것과 너무 대조적이다. 형평성에도 어긋나지 않는가. 다시 얘기하지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횡포일 뿐이다.”

-동료 의원을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안산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인 송바우나 의원을 지난 28일 검찰에 고소했다. 송 의원은 화랑유원지 추모시설 결사반대 삭발식을 결행한 저를 의회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되기도 전에 600여명이 공유하는 단체 카카오톡의 SNS에 미리 올렸다.

정상적인 절차와 내용의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다중에게 흠결을 내는 행위를 했기 때문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시의회 258회 정례회에 공유재산 무상제공과 추모시설 건립비 27억 원에 대한 예산이 올라왔다.

“화랑유원지 추모공원을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주민들이 있는데 정부와 안산시는 강행하고 있다.

시민의 휴식공간인 화랑유원지에 추모공원을 왜 해야 되는지 도대체 모르겠다. 시의회 258회 정례회에 84억 원에 달하는 공유재산 무상 제공과 추모시설 건립에 따른 정부 예산 27억여 원이 올라왔다.

이번 예산을 다루는 의회 상임위인 기획행정위원회의 의원 정당 비율이 5 대 2다. 더불어민주당이 5명이고 자유한국당이 2명이다.

화랑유원지 추모공원 추진을 물리적으로 저지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삭발식을 가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화랑유원지에 추모공원이 들어설 경우 예상되는 문제가 무엇이 있나.

“가장 중요한 문제는 안산이 영원한 슬픔의 도시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화랑유원지는 안산의 심장이다. 도시의 심장에 납골당을 추진하는 것이 시민 정서에 맞지 않는데 꼭 화랑유원지에 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

세월호 사건이 발생하면서 ‘안산’ 하면 모두가 세월호가 떠오른다고 얘기한다. 인구저감 요인 중의 하나가 됐다는 생각이다.

그 다음은 시민휴식공간인 화랑유원지에 납골당을 지으면 쉼터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현재와 미래는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시대다. 생태공원은 삶의 질 향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진정한 쉼터로서의 기능을 발휘하려면 화랑유원지가 쉼터로 계속 존재해야 한다.”

-화랑유원지 추모공원 추진과 관련 ‘역지사지(易地思之)’를 생각해봤는지.

“유가족들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세월호 희생자들은 이미 공원묘지에 안장돼 있다.

정부나 자치단체나 우리 모두가 다수의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고잔동과 초지동의 주요 현안 의견을 묻는 조사에서 16가지 중 세월호 추모공원 추진이 꼴찌였다.

이같은 결과는 대다수 주민들이 화랑유원지 추모공원 추진을 반대한다는 여론을 드러낸 것이다. 화랑유원지 추모공원 추진 찬성은 소수의견이다.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화랑유원지 추모공원 추진에 따른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다.

“갈등이 장기화되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야 한다. 찬반의견이 대립각을 세운지 벌써 수년째로 접어들었다.

화랑유원지 추모공원 추진을 찬성하는 분들이 교통 접근성을 얘기하고 있는데 말이 안 되지 않는가.

추모공원이 만들어져도 정부가 유지관리비 등의 운영비를 끝까지 책임지지 않는다. 다각도로 장기적으로 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화랑유원지 추모공원 민민 갈등이 정치 갈등으로 변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시의회 258회 정례회에 공유재산 무상제공과 추모시설 건립비 27억 원에 대한 예산이 올라왔다.

지역 정치인으로서 화랑유원지를 시민 품으로 돌려 드리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길이 없는 상태다.

의회에서 자유한국당이 소수당이어서 다수당의 의사 결정을 막을 방법이 없다. 삭발도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벌인 것이다.

지난 지방선거 때 찬반 의견이 겉으로 표출됐다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또다시 화랑유원지 추모공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민민 갈등이 정치쟁점화 됐다는 현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화랑유원지 추모공원 추진에 대한 앞으로 의정활동 계획은.

“남은 임기동안 의원 본연의 의정활동을 소신 있게 해 나가겠다. 화랑유원지 추모공원 추진을 저지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의회에 84억 원 규모의 공유재산 무상제공과 추모시설 건립비 27억 원에 대한 국비 예산이 올라왔다. 의회에서 예산이 상정된 만큼 통과를 막기 위해 노력하겠다. 화랑유원지 추모공원은 절대 반대다. 이런 의지는 절대 변함이 없다.”

-화랑유원지 추모공원 갈등 해결의 지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화랑유원지에 추모공원을 추진하려는 정부와 자치단체의 의지를 이해할 수 없다. 누구의 의견인지 불분명하지 않는가.

아직도 늦지 않았다. 시민의 의견을 물어야 한다. 정부가 지방분권을 외치는 시대에 해당 자치단체 주민의 전체 의견을 묻지 않고 사업을 시행한다니 이해가 되지 않는다.

가장 민주적인 방법이 주민투표다. 주민투표가 해법이다. 안산시 전체 시민이 참여하는 투표가 이뤄져야 한다.

화랑유원지가 단원구에 소재해 있지만 시민 전체의 휴식공간이기 때문에 모두의 의견을 물어야 한다. 주민투표를 해서 결과가 나오면 승복하겠다.”

-사회활동과 의정활동의 차이가 있다면.

“사회 활동은 스스로 좋아서 하는 봉사이기 때문에 즐겁고 행복하다. 목적을 갖고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부담이 없고 좋다. 여러 분야의 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펼쳤지만 힘들고 어려운 줄을 모르고 신명나게 했다.

하지만 의회는 다르다. 의회는 집행부 견제기능을 갖고 활동해야 한다. 의원들이 의정활동을 하는데 당 대 당 논리에 따르다 보니 집행부 견제 기능을 상실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현재의 안산시의회 기능에 문제가 많다. 안산은 세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고 재정자립도와 재정자주도가 떨어지고 있다. 안산시 복지예산 비중이 타 도시보다 높다. 소수당이기 때문에 소신 있고 책임 있는 의정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해 너무 아쉽다.”

-기초의회 선출직으로 일한지 1년 5개월여가 흘렀다. 소감은.

“의회가 견제기능을 상실한 것을 보면서 솔직한 심정은 당장 그만두고 싶었었다. 하지만 선출직으로 뽑아주신 주민들을 위해 임기는 마쳐야 한다는 생각으로 의정활동을 해왔다. 속내를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의원 재도전은 안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생각이 달라졌다. 최근 의회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되면서 도전의지가 생겼다.

무엇이 제 인생길의 정답인지는 현재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좀 더 깊이 있게 생각할 참이다.”

-현재까지 의정활동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선부2동 3구역 재건축 문제 해결과 화랑유원지 추모공원 가로막기가 저에게 주어진 소명이다. 가장 큰 민원을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일반인 입장에서 의원이 되어 행정기관과 민원인 간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입장이다. 의원이 되어 보니 공무원들이 주민의 아픔을 감싸주는 행정서비스가 아쉬움을 느낀다.

공무원들은 시민의 세금으로 먹고 사는 직업이다. 주민 의견을 방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응대해주면 좋겠다. 민민 갈등 해소 방안이다.”

-남은 기간 동안 어떤 의정활동을 계획하고 있는지.

“화랑유원지 추모공원 추진을 막아야 한다.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기도 버겁다. 소속 정당이 소수당이다 보니 다수의 주민 의견임에도 반영이 어렵다.

화랑유원지 추모공원 문제로 민민 갈등이 극에 달한 만큼 적극 해결을 위해 골몰하고 있다.

그 다음은 선부2구역 재건축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재건축의 경우도 주민 갈등이 만만치 않다. 주민 간 이해관계의 충돌인 만큼 어려운 숙제다.”

-삶을 살아가면서 중요시 여기는 가치는 무엇인가.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 생전에 ‘물 흐르듯이 살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이 있다. 노자에 나오는 말로 알고 있다.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는 의미를 갖고 있는 말이다.

물은 모든 것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는다. 물은 땅을 좋게 하기도 하고 마음을 그윽하게도 한다.

인생을 살아보니 ‘물 흐르듯이 살라.’는 말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겠더라. 최근 삭발을 하면서 더더욱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물은 무서운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부드러움과 겸손을 가지고 있다. ‘상선약수(上善若水)’의 가치를 지키며 살고 싶다.” <여종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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