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의 가치
공존의 가치
  • 안산뉴스
  • 승인 2019.12.1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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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숙 안산학연구원 학술연구센터 소장

2020 대학입학 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성적이 발표되었다. 다수의 입시생은 이 순간을 위해서 유치원 입학을 시작으로 초중고 학창시절을 숨 가쁘게 지내왔다. 그 최종 결과가 수능이고 대입인 것이다. 대한민국 교육열의 단면인 대치동은 오바마 대통령도 놀라게 한 일명 8학군이다. 이제 대치동의 8학군은 과거의 시대어라고 해야 맞을지 모르겠다. 왜냐하면 조국의 딸 입시부정의 문제가 문재인 정부 평준화 정책에 동기를 부여하여 특목·자사고 폐지와 함께 정시 확대 정책을 발표하게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화된 정책에 발맞춰 경제적 능력 있는 부모들은 겨울방학 학습을 위해 발 빠르게 수십억의 대치동 아파트로 이미 이사를 마쳤다. 교육특구 대치동의 비정상적인 교육 과열과 아파트 가격 급등이 또 재연된 것이다. 과연 이 정부가 원하는 기회균등 정책에 부합한 결정인지 의문스럽다.

대치동의 모여드는 학원·학생·학부모의 목표는 명문대학이나 의대입학이다. 교육의 본질보다는 시험기능인 즉 듣고, 외우는 반복된 학습으로 입시훈련에 치중한다. 1점 차이로 대학의 당락과 인생이 바뀐다. 상대적 평가이므로 남보다 잘해야 하니 얼마나 더 공부를 해야 할지 기준을 모른다. 그래서 대치동에 온다고 한다. 비교대상들이 모여 있으니까. 미국에도 8학군이 있다. 동부에 있는 페어팩스 도시이다. 이 지역의 부모들은 과학고등학교 입학을 위해 학원을 보내고 과외도 하지만, 그들은 자녀가 자신을 넘어 이웃을 사랑하고 국가를 생각하는 사회적 사명감을 가진 아이로 키워지길 원한다. 그래서 이에 해당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를 얻으려 노력한다. 선발된 수월성 교육의 과학고 학생들은 미국 사회의 다양한 일면을 체험하기 위해 여름방학에 워싱턴 D.C. 빈민가에서 일주일간 노숙자 체험을 한 후 리서치를 하고 열띠게 토론을 하는 등 지도자 교육을 받는다. 우리나라 수시의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봉사활동과 동아리활동이 이를 표방한 교육정책의 일환이었다. 본의에 충실하지 못한 측면이 있지만 점진적으로 시행착오를 수정·보완하며 정상적으로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

조국사태는 문재인 정부의 레임덕을 잡아당겼다. 조국의 개인의 문제가 지난 가을 정국의 쓰나미로 밀려오더니 이젠 문정부의 내부스캔들로 전환되었다. 여당, 청와대, 여권인사 유시민까지 상식을 벗어난 방어와 변론 그리고 자기진영의 장외투쟁, 조국의 검찰소환에서 묵비권 행사 등으로 그동안 응집력 있는 전략적 대응 방안의 모습이었다. 그들은 검찰개혁이 대의적 명분이었으나 이후 유재수사건, 청와대의 김기현 전 울산시장 하명수사와 선거개입 수사를 앞두고 검찰수사관 A씨 자살 등은 문정부게이트 사건으로 몰리게 된 형국이다. 이 과정에서 백원우 청와대 전 비서관의 무소불위함과 그 권력의 지위를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러나 검찰의 감찰무마 개입 수사에서 박형철 반부패수사관도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도 민정수석 조국의 지시를 받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제 조국의 차례이다. 그간 일관되게 취해온 진술거부로 검찰 수사 대응 방식을 고수할지 여간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아담스미스는 인간의 감정 중에 가장 고귀한 것이 공존의 가치라고 했다. 대통령의 공존의 대상은 소속 정당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 국민이고, 청와대 조직은 그것을 위한 기능이다. 미래의 주인공이 될 청소년에게 친구보다 1점을 더 맞아 상대적인 성공보다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고 사회에 대한 사명감을 갖게 하는 제도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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