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자치 학교
주민자치 학교
  • 안산뉴스
  • 승인 2019.12.18 10: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병철 우리동네연구소 퍼즐 협동조합 이사장

2019년 12월 02일, 일동을 시작으로 14일 시청 교육까지 주민자치회 위원의 자격을 얻기 위한 주민자치 학교가 종료되었다. 8시간을 이수해야 추첨 자격을 얻는 필수 교육과정인데 안산시 25개 동 중에 일동과 원곡동이 시범사업으로 참여했다.

주민자치회의 이해와 운영, 주민과의 소통을 위한 협상과정, 주민자치 중심의 마을공동체 사업 성공 전략, 안산과 시흥의 주민자치 사례 등의 교육이 진행되었는데 기존의 주민자치위원회에 비해 주민자치회는 어떻게 달라지는지, 구성 및 운영은 어떻게 할 것인지, 민주적인 회의 진행에 대해서도 학습했다.

주민자치회의 법적 근거는, 지방분권 및 지방행정 체제 개편에 관한 특별법이고 행정안전부 표준조례를 따른다. 자치회를 구성하면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수익사업이 가능하고 중앙정부의 공모사업과 자치단체의 사업도 수탁 받아 진행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주민자치회 위원이 된다는 것이 명예나 과시를 위한 자리가 아니라는 것과 지난 시절, 동정자문위원회나 주민자치위원회처럼 선임단체 대우를 받으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제는 전문적인 역할을 나누고 정해진 분과에서 꾸준히 공부하지 않으면 버텨내기 힘들 것이 자명하다. 오늘은 필자가 생각하는 주민자치회를 이야기 해 보고자 한다. 먼저 위원 한명 한명은 마을의 리더가 되어야 하고, 재능이나 마을에 관심을 가진 주민과 단체들을 발굴하여 연결해야 한다.

마을은 다이나믹하고 활력이 넘치는 곳으로 잘 연결되면 뭐든지 해낼 수 있다. 따라서 사람이 모이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다음은 플랫폼 역할이다. 기차가 들어오고 나가는 동안 타고 내리며 사람이 모이는 곳으로 이용자 모두가 공유하는 장소이다. 같은 시간과 공간을 쓰는 의미와 함께 예술과 문화, 교육과 돌봄 등 매일 논픽션 드라마가 만들어지는 삶의 현장을 살뜰하게 챙겨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들어야 한다.

다음으로, 줄을 만들거나 줄에 서서는 안 되고 편을 나누거나 계파를 만들어서도 안 된다. 행여 수익 사업과 수탁 사업을 일자리나 돈벌이로 생각하여 자치에 반하는 사업이 진행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 일동은 넉넉하지 못해 돈 때문에 문제된 적이 없지만 다른 마을에서 예산 때문에 갈등이 생겨 공동체가 깨지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수익사업을 할 수 없도록 법으로 명시한 주민자치위원회가 해산되고 수익사업이 가능한 체계가 되었으니 그만큼 도덕적 마인드가 필요하다.

필자는 8시간의 교육을 받아야 하는 교육 대상자이자 교육을 진행하는 강의자였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전국을 돌며 주민자치 교육도 진행했다. 교육을 진행하는 동안 주민자치회의 경험이 없음에 대해 한숨 나고 자괴감이 들기도 했지만 기회가 오면 잘해봐야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다니면서 느낀 현장의 갈증과 바람은 심오한 이론이나 거창한 컨설팅이 아니라 성과를 내는 주민들의 땀방울의 의미와 그 과정에서 얻어지는 생생한 이야기, 주민이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마을을 위해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 가는 과정을 듣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마을의 주인인 주민이 고민하는 문제를 같이 해결하고, 꿈꾸는 것을 이루는데 힘을 보태고 기꺼이 참여하는 주민이 있기에 사례들이 생겨나는 것이다.

주민자치회를 시작하지만 아직은 주민의 인식이 부족하고 법적 제도도 미비하여 갈 길이 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이 주인 되는 과정이자 정책과 예산의 실질적인 결정권, 분과에 참여하여 의제를 발굴하고 최고 의결기구인 주민 총회에 상정하여 과반 이상의 찬성으로 결정하여 집행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기대된다.

가보지 않았지만 그 동안 간접 경험을 통해 배우고 익힌 바를 활용해 길을 찾아보고 싶은 욕심도 있다. 마을이 무엇이기에 왜 우리는 이토록 몰입 하는가! 일동 공동체는 기회 있을 때마다 잘되는 마을을 찾아다니고 우리 것으로 만들기 위해 기록하기를 참 많이도 했다. 이제 며칠 후면 추첨을 통해 위원이 결정되는데 일동의 자치를 기대하고 응원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