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신드롬
봉준호 신드롬
  • 여종승 기자
  • 승인 2020.02.12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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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종승 발행인/대표이사

봉준호 영화감독의 ‘기생충’이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최근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이루며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적으로 받으면서 신드롬으로 이어지고 있다.

영화 ‘기생충’은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과 감독상, 국제장편영화상, 작품상 등을 받았다. ‘기생충’이 4관왕 수상으로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 네 번이나 오른 셈이다.

우리나라 영화가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것이 최초다. 특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국제영화상과 작품상을 동시에 수상한 것도 92년 역사상 처음으로 알려졌다.

대한민국을 넘어 지구촌의 주목을 받고 있는 영화 ‘기생충’은 난공불락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말처럼 ‘자막의 장벽을 뛰어 넘었다’는데 의미가 크다.

필자도 개봉과 동시에 관람했지만 ‘기생충’은 가난을 상징하는 무말랭이 같은 냄새를 모티브로 한 영화다.

이 영화는 가난한 집과 부잣집 사이에 최소한의 예의가 무너졌을 때 어떤 파경을 몰고 오는지를 제대로 보여준다.

사회 양극화의 폐단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기생충’의 스토리 속에는 봉준호 감독 특유의 섬세함이랄 수 있는 가난과 부, 위선과 거짓, 계획과 무계획 같은 양면성을 엿볼 수 있다.

4관왕을 차지한 봉 감독은 감독상 수상 소감을 말하면서 시상식 앞자리에 앉아있던 마틴 스콜세지가 한 말이라며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라는 말을 소개하고 영화를 공부하던 시절 책을 통해 읽었다고 밝혔다.

케이팝의 글로벌 진출과 함께 ‘기생충’이라는 한국 영화가 세계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콘텐츠도 국제무대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기생충’이라는 영화 한 편이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여러 가지로 분석할 수 있다.

영화는 시나리오는 물론이고 배우들의 연기력과 음악, 미술, 제작비 지원 등의 종합 결과물이다. 좋은 영화 한 편이 탄생하기까지는 감독 한사람만의 능력으로 안 된다는 얘기다.

영화 ‘기생충’이 자막의 장벽을 뛰어 넘어 외국 관객을 사로잡기까지는 번역의 힘도 무시할 수 없다. 한국어 특유의 맛깔스러운 대사 뉘앙스를 제대로 변역해서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생충’ 영화의 아카데미상 4관왕 수상을 지켜보면서 ‘가장 안산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를 연상시켜보니 부곡동에 ‘청문당’이라는 수백년 전의 콘텐츠가 떠오른다.

정병모 경주대 교수는 수년 전 강세황의 현정습집도 재연 자리에서 청문당은 조선 후기 수백 년 전 그림속의 건축물이 현존하는 건물이면서 현정승집도의 그림과 건물, 글이 모두 남아있어 좋은 콘텐츠라고 극찬했다.

현정승집은 먹는 축제를 가야금과 거문고, 노래, 바둑 등과 결합시킨 콘텐츠로 현시대의 뮤지컬과 맞먹는 콘텐츠이자 세계 어디에서도 찾기 어려운 콘텐츠라고 정 교수는 밝혔다.

청문당은 가장 안산적인 것이므로 주목해야 한다. 청문당은 조선시대 중기 전통가옥으로 그림이나 글로 보존돼 있으면서 건물이 동시에 존재하는 세계 유일한 곳이다. 조선 후기 실학의 산실이기도 하다.

청문당은 한마디로 스토리가 있는 곳이다. ‘안산청문당콘텐츠개발추진위원회’를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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