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월
  • 안산뉴스
  • 승인 2020.03.1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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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철 우리동네연구소 퍼즐 협동조합 이사장

3월이다. 조국의 독립을 목 놓아 부르던 그날도, 겨우내 얼었던 대지를 뚫고 연약한 싹을 틔우는 경이로움도, 기필코 어려움을 떨치고 장차 얻게 될 희망이 시작되는 계절이기도 하다. 1919년 미국의 윌슨 대통령은 파리 강화조약을 통해 ‘민족 자결주의’를 제시했다.

민족마다 자기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가진다는 것으로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대한민국은 서구 열강들과 일본 제국주의 사이에 나약한 존재이자 1차 세계대전을 갓 지난, 전 세계는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광란의 시기였다. 강대국들은 앞 다투어 식민지를 늘리는데 혈안이 되어 있었고 힘없는 나라를 전리품처럼 빼앗았다.

그 중심에 유럽이 있었는데 영국과 프랑스, 북유럽에서 남유럽까지 유행처럼 식민지를 찾아 바다를 건넜다. 가까운 아프리카로부터 먼 아시아까지 전 세계를 대상으로 문명이 대 충돌하는 그야말로 광풍의 시대였다.

그 즈음, 나라를 찾고자 하는 3.1 만세 운동이 전국에서 들불처럼 일어났고 9월에는 국내외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세력들이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구성하여 체계적인 항일 투쟁을 벌인다. 3월은 우리에게 나라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경각심을 주는 의미 있는 달이다.

엘리엇은 4월을 잔인한 달이라 했는데 지금 온 나라가 코로나 전염병으로 인해 이전에는 경험해 보지 못한 엄혹한 상황을 맞고 있으니 흡사 3월도 잔인한 달이다. 확진환자가 4천명을 넘었고 확대되고 있다고 하니 온 나라가 거의 패닉 상태에 빠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첨단시대라고 자부하는 인류에 치료제도 없다는 소식에 인간의 나약함을 세삼 느낀다. 언제까지 서로가 서로를 기피하는 혼란의 시기를 보내야 할지 가늠하기도 힘들다. 경제가 엉망이 됐다고 아우성이고 경제 성장도 둔화할 거라니 하루 빨리 이 어려움이 극복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안산의 모든 행정복지센터의 프로그램도 2월에 휴강 하더니 3월까지 연장 되었다. 필자가 진행하는 성악 강의도 5년 만에 취소되었고 다시 열릴 날을 기약하기 힘들다. 마을공동체를 이야기할 때 좋은 이웃, 좋은 마을과 더불어 행복한 주민들을 이야기한다. 어려울 때 일수록 이웃의 아픔을 돌아보고 힘을 모으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무리 힘겨워도 언젠가는 극복될 것이고 더 강해질 것이다. 과거 IMF 금융위기 때 온 나라가 견디기 힘든 고통을 겪었지만 전 국민이 금 모으기 등, 힘과 지혜를 모아 짧은 시간에 국난을 극복했던 저력이 있고 지금 상황도 슬기롭게 극복 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이런 시기에 필자는 일동 주민자치회의 장이 되었다. 제도가 개선되고 안산시 조례가 만들어져 주민의 권한이 늘고 역할이 크게 향상되는 참여민주주의의 도전을 시작한 것인데 이는 삶의 질 향상에도 크게 기여 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6년 마을계획에서 만들어진 709개 의제 중에 35개의 핵심 의제를 정하여 지금까지 7~80% 이루는 성과도 거뒀다. 주민 모임 대부분이 참여하는 주민협의회를 중심으로 함께 만들어 가는 마을의 모델을 만들어 냈다는 자부심도 있고 전국적인 모범 사례로 평가 받고 있다. 새롭게 구성된 주민자치회는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일하는 자치회를 실현하기 위해 4개 분과를 만들었다.

마을 계획, 마을 일자리, 마을 관리사업,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획경제 분과. 마을 공동체 네트워크 형성, 지역 복지자원 발굴, 주민 편익지원을 위한 공동체복지 분과. 행정복지센터 운영, 평생교육과 주민동아리 활동 지원, 주민자치 교육, 마을 축제 및 문화행사를 지원하는 문화교육 분과. 주거환경 개선, 생태환경 활동, 자원순환과 주민편익 사업 발굴을 하기 위해 생활환경 분과를 만들었다.

이 네 개 분과는 전국주민자치박람회 대상의 저력이 녹아든 구성이다. 다시 돌아온 3월의 의미처럼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듯 어두운 터널을 지나면 밝은 빛을 만나게 될 거라는, 우리에게 희망이 있는 한 지금의 위기가 잘 극복되어 공동체 회복의 기회가 될 거라는 간절함으로 겸허하게 받아드리고 회복을 위해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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