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대 시의회 혁신 ‘스노우볼’ 만들다
8대 시의회 혁신 ‘스노우볼’ 만들다
  • 여종승 기자
  • 승인 2020.06.03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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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위원회 의정활동 생중계 시스템 도입
5개 분야 활발한 연구 활동으로 민생 챙겨
김동규 의장 “열린 의정활동 뿌듯하다”

8대 안산시의회(의장 김동규)가 변화와 혁신을 모토로 2018년 7월 출범한 이후 이 달에 열리는 263회 1차 정례회를 끝으로 2년의 전반기 임기를 마무리한다.

그동안 의회는 시민 행복과 지역 발전을 위해 기본에 충실하면서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는 의정활동을 펼쳐 왔다.

조례제정권과 예산심의권, 행정사무 감사권 등 시민이 지방의회에 부여한 권한을 성실히 수행함은 물론 상임위원회 생방송 중계 시스템 도입을 비롯 활발한 의원연구 활동과 여러 방식의 언로(言路) 확보로 시민들의 정치 효능감을 향상시켰다는 평가다.

관습과 통념의 틀을 깨며 쉼 없이 달려온 2년의 의정활동 가운데 8대 의회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결정적 장면들을 살펴본다.

최다 의원발의 안건처리로 활동 인증

지난해 3월 20일 의회 2상임위실에서 열린 253회 임시회 폐회중 의회운영위원회는 8대 의회 개원 이래 가장 많은 의원발의 안건을 처리한 254회 임시회의 의사일정이 확정됐다. 당시 접수된 의원발의 안건 수는 총 12건, 복수로 안건을 발의한 의원 포함해 10명의 의원이 안건 제정에 나섰다.

이를 시작으로 255회 정례회도 의원발의 안건 12건이 상정됐고 256회부터 262회까지 매 회기 평균 7.5건의 의원발의 안건이 다뤄졌다.

다수의 의원발의 안건 처리에서 알 수 있듯이 8대 전반기 의회는 지방의회의 가장 큰 권한이자 본연의 업무인 입법 부문에서 단연 돋보였다.

개원 후 의회 내에서 조례 연구와 정책 개발에 적극 임하는 문화가 정착되면서 그 결과가 의원발의 안건 건수로 나타났다. 총 76건에 이르는 이들 안건은 양 뿐만 아니라 질적 수준도 탁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며 지역 발전을 도모하고 민생과 밀접한 내용의 안건들이 대부분이었다.

대표적으로 ‘안산시 미세먼지 예방 및 저감에 관한 조례안’과 ‘안산시 치매관리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 ‘안산시 어린이체험박물관 건립 자문위원회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안산시 국어 진흥 조례안’, ‘안산시 재난극복 및 민생경제 활성화 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등이 꼽힌다.

3개 특위 가동으로 지역 현안 살펴

254회 임시회 1차 본회의가 열렸던 2019년 3월 26일은 8대 의회 개원 이후 첫 특별위원회인 ‘안산시 갈대습지공원 미개방지역 관리 경계 확정을 위한 특별위원회’의 구성과 위원 선임 안이 처리된 날이다.

이 특위는 2주 뒤 위원장과 간사 선임을 마치고 그해 10월까지 6개월 동안 활동을 이어갔다. 갈대습지공원 미개방 지역에 대한 시의 권리 권한 강화를 목적으로 했던 특위는 이 기간 동안 수차례의 현장방문과 간담회를 진행했고 활동결과 보고회에서 시민들과 실적을 공유했다.

특별위원회의 구성과 운영은 의회 상임위원회가 수용하지 못하는 특정 사안에 대해 정책 대안을 마련하고자 할 때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다. 근거 조항이 지방자치법에도 명시돼 있어 활동 하나 하나가 공식 기록으로 남으며 요구 사항을 조례안에 담을 경우 법적 효력도 인정된다.

의회는 올해도 특위 2곳을 구성·가동해 지역 현안들을 의회 논의 구조 내에서 다루고 있다. ‘안산 시화호 유역의 지속가능발전 계획 수립을 위한 특별위원회’는 올해 2월부터 지역의 대표적 환경 자산으로 꼽히는 시화호 유역의 지속가능한 발전 계획을 수립하는 것을 목표로 활동 중이다.

‘코로나19 극복 안산민생경제 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한 특별위원회’도 지난달부터 활동을 시작한 가운데 최근 2·3차 회의를 잇달아 열어 코로나19 관련한 지역 각계의 현황을 파악했다.

의원연구, 현미경식 접근으로 민생 분석

시의회 의원연구단체는 2008년 제정된 ‘안산시의회 의원 연구단체 구성 및 지원 규칙’에 의거해 특정분야에 관한 입법 또는 정책 연구·개발 등을 목적으로 한다.

과거 의회는 연 2~3개 의원연구단체가 활동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8대 의회 들어서는 단체 수가 크게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연구 주제도 시민 생활과 더욱 밀접해지고 다양화됐다.

지난해 1월 25일 의회 2상임위실에서 열린 ‘2019년도 의원 연구단체 등록 심사위원회’는 역대 가장 많은 총 5개의 팀이 등록을 확정했다.

연구단체는 △안산 아동 친화도시 연구모임과 △우리는 모두 꽃이다 △현문답(현장에 문제도 답도 있다) △대송단지 의원 연구회 △사통팔달 안산을 위한 연구모임 등으로 연구 주제도 아동과 장애인 복지, 공동주택 분쟁해소, 생태 보전, 교통 개선 등의 분야를 아울렀다.

이 가운데 네 팀은 지난해 말 활동 결과 보고서를 채택한 것은 물론 일부는 연구 내용을 토대로 조례안 발의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는 모두 꽃이다’는 올해 새롭게 구성된 의원연구단체들과 함께 2년째 연구를 진행 중이다.

현재 ‘생활폐기물 배출에 관한 연구모임’(생활폐기물 정책), ‘상생’(기업 활성화), ‘안산 청소년·아동 연구모임’(청소년·아동 정책), ‘미래의 빛’(경로당 활성화) ‘우리는 모두 꽃이다’(장애인 복지) 등 총 다섯 곳이 연구과제 심화에 나서고 있다.

앞서 개원 첫해인 2018년 ‘안산 어린이와 부모 연구모임’이 아동 복지 정책에 대한 연구를 압축적으로 실시한 바 있다. 개원 연도는 의원연구단체를 구성하지 않았던 관례를 깬 것이다.

의회가 의원연구단체 활동을 통해 비회기 중에도 활발한 연구를 추진한 데는 시민 행복과 지역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원들의 열정이 작용했다.

시민 니즈 파악하고 민의 대변

“일본 정부는 보복적 수출 규제 조치를 즉각 철회해라.” 일본의 부당한 수출 규제로 국민적 분노가 끓어오르기 시작했던 지난해 7월 26일 김동규 의장을 비롯 의장단과 의원들은 의회 본회의장에서 일본 조치를 강력히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의회는 성명서에서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 조치의 철회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 촉구 △경제 자주성 확보를 위한 장기 대책 마련 등을 명시하면서 시민들의 의지를 널리 알렸다.

8대 의회는 2년 동안 특정한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의회가 취할 수 있는 여러 방식을 활용해 입장을 명확히 해왔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명칭 변경 촉구 결의안(254회)과 안산시의회 플라스틱과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실천 결의안(256회), 중앙정부와 경기도 매칭사업 개선촉구 결의안(257회), 공공택지개발에 따른 토지수용 시 양도소득세 감면 확대를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 촉구 결의안(259회)을 비롯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선 촉구 건의안(제251회), 지방자치법 시행령 일부개정 반대와 지방분권 종합계획 전면수정 촉구 건의안(251회), 안산시도시공사 공공택지 조성사업 참여 지분 확대 건의안(257회) 등을 채택하며 지역사회 현안에 대해 발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상임위 중계로 의정활동 생방송

8대 의회의 가장 큰 변화는 상임위원회 생방송 중계 시스템 도입이다. 지난해 6월 19일, 의회는 255회 1차 정례회 상임위원회 회의 상황을 인터넷 방송 홈페이지를 통해 처음으로 외부에 중계했다.

시민들이 실시간 방송으로 각 상임위원회에 소속된 의원들의 안건 심의 과정을 시청한 첫 순간이다. 이튿날까지 이어진 시험 방송도 성공적으로 끝났다. 의회는 차기 회기인 256회 임시회부터 기존 본회의를 포함해 의사일정 전 과정을 생중계 해오고 있다.

의회는 이를 위해 동년 4월부터 5월까지 4억 원의 예산을 들여 생방송 중계 모듈과 상임위원회실 등의 HD급 카메라와 음향 장비 설치를 완료했다.

상임위원회 생중계는 과거부터 역점 사업으로 꼽히곤 했으나 그때마다 도입 문턱을 넘지 못했다. 안건 심의 과정 전부가 방송으로 공개되는 것에 따른 부담감과 투입되는 사업비 대비 효과성에 대한 회의(懷疑)가 영향을 끼쳤다.

8대 의회 초기에 여러 의견이 제기된 가운데 수개월간의 숙의 시간을 거쳐 결국 도입으로 의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심의 전 과정을 공개해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판단에서였다.

방송을 운영한지 채 1년이 안됐지만 벌써부터 여러 면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안건 심의를 위한 의원들의 준비가 이전보다 더 꼼꼼해졌다는 공직자들의 평가가 나오는가 하면 매 회의별 시청자수도 150명 선을 유지하고 있다. 누적 시청자수가 2만 명에 이를 정도로 관심도 높다.

의회, 코로나19 대응 ‘속도감·유연’

의회의 달라진 양상은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응에서도 드러났다. 이전보다 더 빠르고 또 유연했다.

의회는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지역 내 감염자 발생 정보를 카드뉴스로 제작해 페이스북 등에서 SNS로 시민들과 공유했다.

방역 당국의 공식 정보를 신속하게 시민들에게 알려 감염 확산을 막고 필요 이상의 불안감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였다.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의회의 SNS 게시물에 ‘빠른 정보 감사하다’는 시민들의 댓글이 많이 달렸다.

의회는 시에 코로나19 피해 극복을 위해 적극적이고 과감한 재정지원책을 써야 한다고 강력히 주문하기도 했다.

김동규 의장은 지난 3월 260회 임시회 2차 본회의 폐회사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집행부의 노고에도 불구하고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 재정지원책은 시급성을 요하고 시기를 놓치면 그 효력이 반감되므로 조속한 시일 내에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의회와 협의해 달라”고 주문했다.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안산시 재난극복 및 민생경제 활성화 지원 조례안’ 처리에 있어서는 원포인트 임시회에 앞서 폐회 중 기획행정위원회를 열어 안건을 심의하는 기민함을 보였다.

비회기 중에 의사일정 확정을 위한 의회운영위원회가 아닌 안건 소관 상임위원회를 열어 안건을 심의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졌다.

의원들은 지역별로 연일 방역 활동에 동참했고 코로나19 확산 방지 업무에 매진하고 있는 집행부의 행정적 부담을 덜고자 형식적인 상황 보고는 최소화했다.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위기 극복을 위해 새로운 소통 방식을 도입하고 상황에 맞게 대응하는 의회의 순발력과 지혜만큼은 빛을 발했다.

시의회는 최근 의회 역사상 처음이자 도내 첫 사례로 청소년의회 운영 관련해 안산교육청과의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의정 각 분야에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역 사회와의 접점을 늘려 시민 행복을 견인하려는 시도다. 8대 의회에서 ‘최초’와 ‘최다’ 수식어가 뒤따르는 이유다.

김동규 의장은 “8대 의회가 전반기 동안 추구한 변화와 혁신의 가치가 안산의 도약과 시민 복리 증진, 나아가 한국 지방자치의 발전을 이끄는 ‘나비의 날개짓’이 되기를 희망한다. 8대 의회 21명 의원들은 후반기에도 열린 의회 구현을 위한 최선의 의정활동으로 시민들께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여종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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