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 형!”
“테스 형!”
  • 여종승 기자
  • 승인 2020.10.14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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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종승 발행인/대표이사

“어쩌다가 한바탕 턱 빠지게 웃는다 / 그리고는 아픔을 그 웃음에 묻는다 / 그저 와준 오늘이 고맙기는 하여도 / 죽어도 오고 마는 또 내일이 두렵다 /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 왜 이렇게 힘들어, 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이 노랫말은 KBS 2TV의 2020 한가위 대기획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에서 선보인 ‘테스형!’의 일부다.

이 곡은 가수 나훈아의 앨범 ‘아홉이야기’에 수록된 것으로 지난 8월 발매됐지만 묻혀 있다가 15년 만에 방송출연한 ‘대한민국 어게인’에서 부르며 화제가 됐다.

‘테스형!’은 소크라테스에게 인생에 대해 묻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고대 철학자 소크라테스를 ‘형’으로 부르고 철학적인 표현이 이색적이다.

가수 나훈아는 “사람들이 주름이 생기는 범인이, 바로 스트레스라고 합니다” 얘기라며 “우리는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기 때문에, 테스 형한테 내가 물어봤거든요. ‘테스 형, 세상이 왜 이래? 아니 세월은 또 왜 저래?’ 물어봤더니. 테스 형도 모른다고 하네요”라고 말해 관객들을 웃게 만들었다.

그는 이어 “테스 형이 아무 말이 없습니다. 세월은 너나 나나 할 거 없이 어떻게 할 수 없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제가 잘 모르긴 해도 이렇게 살다 보니까, 여러분, 세월은 그냥 누가 뭐라고 하거나 말거나 가게 되어 있으니까. 이왕에 세월이 가는 거 우리가 끌려가면 안 됩니다”라고 멘트를 날려 주목받았다.

나훈아가 부른 ‘테스 형’ 제목이 ‘소크라테스’로 알려지면서 젊은 층에 이르기까지 노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그의 속내를 드러낸 멘트 때문에 시청자들 사이에서 더욱 회자되고 있다.

바로 “살아오는 동안에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 걸었다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들이 생길 수가 없다.”는 발언 때문이다.

가수 나훈아는 과거에 정치권 러브콜을 거부한 일화로도 유명하다. 그런가하면 ‘훈장을 줘도 무게 때문에 거부하겠다’는 의사도 표현했다. 대기업 삼성의 특정 개인을 위한 공연 거부도 화제를 낳았었다.

정가에서는 나훈아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 걸었다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는 사이다 발언을 놓고 여·야 정당이 아전인수(我田引水)격으로 유리한 해석을 내놓으며 정쟁을 벌였다.

가을이 부쩍 다가오고 있다. 추석 명절을 맞아 코로나 블루를 한 방에 날려 버린 가수 ‘훈아 형’의 소신 발언이 귓가를 맴돈다.

사색의 계절이 다가오면 누구나 로맨티스트가 된다. 삶에 답이 필요해서 가수 ‘훈이 형’처럼 ‘테스 형’을 찾아 봐도 묘수는 나타나지 않는다. 여·야를 떠나 정치권은 말할 것도 없다.

아마도 ‘테스 형’이 살아온다고 해도 코로나19와 같은 전 세계 감염증 확산 시대에 맞는 해답을 내놓지는 못할 듯하다.

깊어가는 가을에 우리 모두가 자신을 돌아보며 각자의 인생길을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시간으로 채워가는 수밖에 뾰족한 수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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