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정책이 승리한 미국 대선
포용정책이 승리한 미국 대선
  • 안산뉴스
  • 승인 2020.11.1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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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숙 안산학연구원 학술연구센터 소장

미국 대선에서 제46대 대통령으로 민주당 조 바이든이 승리했다. 29세 최연소 상원의원으로 정치를 시작해 79세 대통령으로 백악관에 입성하게 된 그는 “미국을 분열시키지 않고 단합하는 대통령이 되겠다“ ”미국을 전 세계에서 존경받는 나라로 다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그의 정치경력 50여 년, 미국의 역사를 240여 년으로 볼 때 약 1/5이 그의 정치적 삶과 맥을 같이 한다. 그에 걸 맞는 세계 대통령으로서 정치철학 또한 정립되었으리라.

당선자를 이해하기 위해 세계시민은 그의 가족사에 주목한다. 그가 변호사로 델라웨어주 최연소 상원의원으로 당선된 즈음에 부인과 딸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이후 기대했던 큰아들 보 바이든 델라웨어주 법무장관도 뇌종양으로 46세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설상가상으로 둘째 아들 헌턴 바이든은 로비스트 기업인으로서 사생활문제와 우크라이나 기업인과 정경유착 스캔들로 조 바이든을 궁지에 몰리게 하는 이단아였다. 그래서 조 바이든의 대표적 수식어로 ‘인간승리’ ‘불행한 가족사를 이겨낸 위대한 승리’ 등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은근과 끈기로 기다리며 노력해온 조 바이든과 3번의 파산을 딛고 미 대통령까지 선출된 탁월한 전략가 트럼프의 특성은 개인적 삶과 공적인 정책에서도 대비된다.

세계 패권국의 강화로 트럼프는 자국우선주의를 표방했고 조 바이든은 포용정책을 통한 다자주의를 주창했다. 미국민은 자국의 가치와 실리에 반한 국제협약 및 동맹을 서슴없이 훼손하고 파기한 트럼프 보다 조 바이든에게 힘을 실어 주었다. 국민 정서에 반(反)했기 때문이다. 한양대 김정기 교수는 고전경제학자 애덤 스미스(Adam Smith)의 「도덕감정론」을 인용하여 세상 사람들이 탐욕과 야심, 부와 권력, 최고를 추구하기 위해 야단법석을 떠는 경쟁심·이기심에도 불구하고 ‘사회에 하나의 정연한 질서를 가능케 하는 원리가 인간의 심성에 내재한다’고 했다. 그것이 바로 ‘공감의 원리’라며 그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미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가 보여준 공감 능력 결여와 후한무치를 지적했다.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고 불리하게 예측되는 우편투표에 음모와 사기의 복선을 깔고 개표 중에 승리했다고 선언, 개표중단, 재검표 요구, 투표조작혐의 제소 등 펜덤 정치에 몰입하면서 미국을 두 개로 양분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권력을 가진 이들과 조력자들이 법 정신과 권력을 악용하여 공동체를 분열로 탈진하게 만드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고 설령 정당과 정치인의 목적인 정권 창출이라 하더라도 확증편향의 지지자에 의지하는 분할통치는 오래갈 수 없다고 제언했다. 또 그는 공감의 능력을 지닌 인간은 결국 균형 잡힌 공동체를 지향하고 법과 권력의 오용과 남용은 부메랑의 칼날이 된다고 했다. 그것이 역사의 교훈이라고.

조 바이든의 당선은 또 다른 역사의 변곡점을 시사한다. 자유, 민주주의, 인권가치 공유, WHO 관계복원, 파리협정 재가입, 동맹 복원 등으로 힘이 아닌 모범을 보여 세계를 이끌어 갈 미국으로 Build Back Better(되돌림) 하고자 할 것이다. 이에 함의를 잘 파악하여 우리 정부는 조 바이든 정부에 대응할 정치적 문제(방위비분담금 재협상, 전시작전 통제권 전환, 북핵문제, 과거사보다 한·미·일 긴밀한 공조 요구, 중국에 대한 확고한 견제태세 요구 등)와 무역질서 회복, 친환경산업, 유가, 환율의 적기 대응 등의 경제문제를 전략적으로 대처할 사전 준비와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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