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나답게 살기 위해 필요한 것들 
스무살, 나답게 살기 위해 필요한 것들 
  • 안산뉴스
  • 승인 2020.11.11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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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송미 안산새사회연대일:다 사무국장

새로운 섬에 들어가려면, 우리는 그 섬이 어떤 곳인지 잘 알아야 한다. 또, 나는 그 섬에서 잘 살 수 있을지 ‘나 자신’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한다. 내가 살아갈 ‘섬’과 ‘나’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우리는 그 섬에서 ‘나답게’ 살아갈 수 없다.

스무살, 우리는 청소년에서 어른이라는 새로운 ‘섬’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스무살이 되기 이전까지 우리는 내가 살아가고 있는 ‘섬’, 즉 ‘사회’에 대해, 그리고 그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나’에 대해 배우거나 생각 하지 못한 채로 스무살을 맞이한다.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것들을 가르쳐주는 ‘스무살학교’를 통해 스무살 청년들을 만나고 있다. 이곳에서 만난 스무살 청년들은 스무살의 설렘보다 앞으로 살아가야 하는 두려움과 불안에 대해 이야기 한다. 어른을 강요받지만, 어른의 삶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 이는 비단 스무살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나와 사회는 연결되어 있다. 연결을 거부한들 태어나는 순간부터 우리는 사회 안에서 살아간다. 따라서 나답게 살기 위해선 내가 살아가는 사회를 아는 것이 전제되어야만 가능하다.

그렇다면, 우리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한국사회는 어떤 사회일까? 한국사회는 이윤의 획득을 가장 큰 목적으로 하는 자본주의 사회다. 동시에 전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다. 자본주의 사회는 서로간의 경쟁을 강요한다.

스스로 살아남지 않으면 아무도 구해주지 않는다. 남과 북으로 나뉜 분단국가는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다. 남들과 다른 선택을 하는 순간 틀린 것이 된다. ‘빨갱이, 종북’이라는 단어에 덧씌워질까 두려워 우리는 스스로 입을 닫는다.

이처럼 다양성을 존중받기 어렵고, 돈 외에는 다 쓸데없다고 말하는 사회에서는 나답게 살고 싶어도 나답게 살아갈 수가 없다. 아이부터 노인까지 전 세대에 걸쳐 힘들지 않은 세대가 없다. 얼마 전 10~30대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라는 기사를 봤다. 특히 20대 사망원인의 50% 이상이 자살이라고 한다. 가장 도전해야할 시기에 우리 사회의 20대들은 가장 큰 절망에 놓여 있다. 또 그렇게 살아남은 40대 이상은 스트레스로 암으로 죽는 사회가 한국 사회다. 노인자살률 또한 OECD 1위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에 대해 ‘스무살학교’를 통해 알고 난 후, ‘나만 힘든 게 아니라는 게 위로 된다’고 말하는 스무살 청년들의 이야기가 참 슬펐다. 또 ‘이런 한국사회를 어떻게 살아가야하냐’고 묻는 스무살 청년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나답게 살기위해선 근본적으로 사회가 바뀌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자본주의와 분단에 의해 강요된 삶을 살아 갈 수밖에 없다. 나답게 살지 못하는 사회는 희망을 이야기 할 수 없다.

스스로 살아가지 못할 때 뒷받침 해 줄 수 있는 발판이 절실히 필요하다. 재난상황에서 일상이 무너지는 경험을 우리는 2020년 내내 눈으로 보았다. 사람으로의 기본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기본주거, 기본소득 등은 나답게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보호막이다.

또, 분단사회를 끊어내고 평화로 가는 길 역시 나답게 살아가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 우리 스스로 남북을 잇고 만날 때만이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로 거듭날 수 있다.

스무살, 새로운 ‘섬’으로 들어가는 이들이 제대로 ‘섬=사회’을 알고, ‘나’를 알아갈 수 있게 알려주는 ‘스무살학교’ 같은 곳이 곳곳에 생겨나야한다. 마음껏 생각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 나답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로 가는 가장 ‘마지막 기회’가 우리 앞에 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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