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일상 속으로 스며들도록 하겠다”
“문화가 일상 속으로 스며들도록 하겠다”
  • 여종승 기자
  • 승인 2020.11.11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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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화 안산문화재단 대표이사

주요프로필

-1964년 경기 용인 출생

-성균관대 동양철학과 박사과정 수료

-KBS 2기 공채 개그맨

-KBS 코미디대상 대상(1990년)

-한국백혈병환우회 홍보대사(전)

안산문화재단 5대 대표이사로 김미화(56) 개그맨이 최근 취임했다. 안산과 특별한 인연이 없었지만 거리극축제와 다문화 등의 매력을 갖고 있어 도전해볼만한 역할이라고 생각해 공모에 임했다는 김 대표다.

출생지 용인에서 ‘카페 호미’를 운영해오다 가족에게 맡기고 안산문화재단 대표이사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김 대표는 취임 2개월을 넘기면서 지역문화예술에 대한 감을 익히고 있는 중이다.

김 대표는 사람을 웃게 하는 개그맨 역할에서 예술을 경영하는 역할로 바뀌었지만 특유의 친화력과 꼼꼼한 성격으로 안산문화재단을 이끌겠다는 각오다.

시민들과 함께 하는 문화재단으로 자리매김 시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는 김 대표는 취임 두 달여 동안 지역 문화예술인들과 많이 만나면서 친해져 내년 거리극축제를 시민참여형으로 바꿀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산국제거리극축제가 16년째인 만큼 이제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축제로 탈바꿈해야 하므로 프로선수들인 직원들과 함께 으쌰으쌰하며 준비하겠다는 김 대표를 지역 언론이 합동 인터뷰했다.

-안산문화재단 대표이사 공모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그동안 안산과의 특별한 인연은 별로 없었다. 개그맨이다 보니 각종 행사나 축제, 다문화가족 행사 진행을 위해 잠깐씩 들렀을 뿐이다. 세월호 가족과의 인연 정도다.

안산은 국제거리극축제가 열리는 도시라서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축제를 만드는 일은 흥미롭다는 생각이다. 도전해볼만한 자리라고 여겼다.

하지만 막상 공모에 신청하고 보니 지원자가 15명에 이른 걸 보고 깜짝 놀랐다. 그동안 걸어온 길이 개그맨이다 보니 비전 발표 경험이 없어 쑥스럽기도 하고 긴장했었다. 하지만 진지한 마음가짐으로 임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다행스럽게도 5명의 서류합격자 중에서 최종 합격자가 됐다.”

-문화재단 대표 임명 당시 색깔 논쟁이 있었다.

“방송인이다 보니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이런저런 오해를 받은 것도 상당히 많다. 시사프로그램을 맡았을 때 정말 잘하기 위한 것이었지 무슨 계획을 세운 것은 아니다.

2년 동안 맡은 재단의 대표 역할도 끝나면 나는 다시 농부로 돌아갈 것이다. 대본의 배역과 같은 것이다.

무엇이든지 열심히 했기 때문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는 생각이다. 색깔 논쟁은 일을 너무 열심히 해서 생긴 것 같다. 하지만 그런 경험도 좋게 생각한다.”

-취임 3개월째로 접어들고 있다.

“성격이 꼼꼼한 편이다. 생각했던 것 보다 일이 많다. 가야 할 곳도, 만나야 할 사람도 많다. 이제 석 달이 되어가고 있는데 그동안 출근하면서 안산이 가진 문화예술 수준과 저력에 새삼 놀란다.

개인적으로 문화예술이 발전한 안산의 문화재단 대표가 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요즘 같은 페데믹 시대에 살아가려면 재미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내가 코미디언인 만큼 흥과 재미가 넘치는 안산을 만들고 싶다.”

-안산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안산은 천재 화가 단원 김홍도가 태어난 곳이다. 성호 이익 선생의 혼이 깃들어 있고 여성 계몽운동가 최용신 선생이 활동한 곳이다.

문화와 예술 방면의 뛰어난 인재들이 즐비한 곳이기에 문화적 수준 또한 매우 높은 도시로 발돋움한 것은 당연한 결과다.

특별한 것은 안산국제거리극축제가 주는 이미지다. 안산에서 국제거리극축제를 16년 동안 하고 있는데 얼마나 멋진 축제인가. 안산국제거리극축제는 다양한 연령대가 즐기고 공연을 보고 즐기러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순수예술이나 대중예술인 모두에게 매우 매력적이다. 예술인이라면 누구나 도전해보고 싶은 축제다.

내년 거리극축제는 시민들이 신명나게 한 판 놀 수 있도록 다양하고 짜임새 있게 준비할 계획이다.”

-안산국제거리극축제에 관심이 많다.

“그렇다. 국내에서 국제거리극축제를 16년 동안 이어오고 있는 안산의 저력이 대단하다. 그동안의 전통을 잘 살리고 시민들의 참여가 활발해질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더욱 활력 있는 축제로 만들어보겠다.

개인적으로 축제에 관심이 많다. 거리극축제 활성화는 물론 우리네 정서와 어울리는 ‘마당놀이’도 만들어보고 싶다.

안산을 거리극과 마당놀이 양대 놀이문화를 자리매김 시키면 자연스럽게 볼거리, 놀거리, 먹거리가 생기고 바다를 끼고 있는 대부도와 함께 문화관광도시로 거듭 성장할 것으로 생각한다.”

-내년 거리극축제는 열리나.

“현재 코로나19 감염증이 멈추지 않고 있어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일단은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거리극축제는 코로나가 변수가 되겠지만 비대면 축제로 갈 수도 있다. 외국도 다양한 방법을 통해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이어가고 있고, 서울예술의전당도 VR과 같은 비대면 방식을 실제로 하고 있다.

재단도 직원들이 거리극축제를 16년간 진행한 프로선수다. 지역에 많은 전문가들과 서울예술대학교와 같은 지역 자원도 풍부하다. 재단도 연구를 해서 어떤 형태로든 진행할 예정이다. 많은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적합한 형식과 내용으로 만들어 갈 계획이다.”

-기존의 거리극축제 장소가 신안산선 공사로 번잡한데.

“그동안 거리극축제를 열었던 안산문화광장이 지하철 공사 중이다. 문화광장에서 축소해서 진행하는 방안과 와~스타디움에서 화랑유원지까지 이어서 하는 방안, 도시 전체에 펼쳐 안산 곳곳에서 하는 방안 등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공연 용도에 따라 장소는 잘 활용하면 된다. 와~스타디움 같은 곳은 설치예술이라든지 커다란 개막식이나 폐막식을 하기에 아주 좋은 공간이다. 우리가 어떻게 이끌어 가느냐에 따라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문화재단 직원과 경험 많은 지역 예술인은 물론 단체 여러 분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중이다.”

-거리극축제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물론이다. 제가 농부들과 함께 용인에서 사회적기업을 하고 있다. 문화예술을 통해서 사회적 약자와 함께 하는 창의혁신형이다.

12년 동안 진행을 하고 있다. 아주 작은 행사라고 할 수 있지만 비용절감을 위해서 예술인들과 서로 참여해 주는 품앗이나 저의 재능을 기부하는 형태로 해오고 있다.

안산거리극축제는 더 커다랗게 펼쳐지는 형태로 할 수 있다.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의 경우 지역 주민에게 경제적으로 크게 도움이 안 되는 면도 있다. 관람객들이 음악만 즐기고 소비는 다른 곳에서 하는 경우다.

축제는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장소 문제도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잘 꾸리면 괜찮을 것으로 생각한다.”

-문화예술의전당 공연장의 접근성과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여론이 있다.

“시민들에게 실제로 극장 접근성이 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시민들은 문턱도 좀 낮아졌으면 하는 열망도 있다.

그동안 극장에서 열린 전문예술 공연도 아주 중요하지만 시민들의 요구가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고민해보겠다.

코로나로 인해 시민들이 많이 지쳐 있다. 다양한 공연의 맛을 좀 보여드리고 싶다. 공연장 안에서 하는 공연만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바깥에서 하는 공연도 공연이다. 딱히 무대를 한정하고 갇힐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극장이든 아니든 어디서나 공연이 펼쳐지고 그 공연도 아주 다양한 장르가 펼쳐지는 것이 좋다.”

-기존의 찾아가는 공연은 계속할 생각인지.

“공단에 2만 개가 넘는 공장이 멋지게 잘 정비되어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공단을 보고 여기를 찾아와서 공연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물론 찾아가는 공연을 재단 지역문화실에서 이미 하고 있다. 찾아가는 공연을 확장하기 위해 수요조사를 하고 있다.

클래식 공연을 원하면 클래식 공연을 열어드리고, 코미디 공연 해 주세요 하면 코미디도 하고, 점심 때 와주세요 하면 그 시간에 찾아가서 공연을 하면 얼마나 멋지겠는가. 다양하고 멋진 공연을 맞춤으로 해드릴 수 있다.”

-문화재단이 앞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 부분이 있다면.

“축제라든지 예술행사가 특정 시기에 집중돼 있는 것은 문제다. 그러면 시민들의 호응도가 떨어진다.

각종 문화예술행사가 가랑비에 옷 젖듯이 시민을 찾아가고 시민들은 그런 맛을 보면서 일상이 즐겁고 위로가 되면 좋겠다.

제가 재단 대표이사이지만 행사 사회도 보겠다. 기존의 틀을 깨겠다. 김미화가 안산에서 무슨 행사를 하는데 사회를 보네? 참 보기 좋았다. 그런 생각이 스며들게 하고 싶다. 김미화가 대표를 수행하는 날까지는 그런 일이 많이 벌어질 것이다.”

-코로나로 지친 시민들을 위해 어떤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인지.

“고민하고 있다. 우선 수능이 끝나고 수험생들이 힘들었던 시기를 잊고 좀 웃으면 좋지 않겠는가. 그래서 옹알스 공연을 12월에 올렸다.

옹알스 맴버들은 국제무대에서 초청도 많이 받고 얼마 전에 서울예술의전당에서도 공연을 했다.

옹알스 팀에게 개인적으로 만나서 언제 관객들의 호응이 좋으냐고 물었더니 수능이 끝난 후라 그러더라. 그래서 수능이 끝난 후에 공연을 올리자고 부탁을 했고 성사됐다.”

-문화재단의 내년도 사업 계획은.

“시민참여형 사업 추진이 내년 목표다. 안산문화예술의전당 앞마당에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나와서 즐길 수 있느냐. 쉴 만한 그늘을 우리가 줄 수 있느냐 그런 거다.

예술의전당 현주소는 냉철하게 판단하면 시민들이 전철을 타기 위한 통로 정도다. 그래서 먼저 음악을 틀라고 했다. 시민들이 오가면서 음악이라도 듣게 되면 가랑비에 옷이 젖는 게 아닌가.

거창한 계획보다는 디테일에 신경을 쓰고 모든 요소에 문화가 스며들도록 하겠다. 그래야 옷이 젖은 분들이 문화를 찾아온다. 현재 전철 역사를 찾아가 진행하고 있는 예술열차 안산선 사업도 마찬가지다.

극장 문턱도 낮춰야 한다. 더 많은 공연이 펼쳐질 수 있게 극장 대관료 감면료도 50%에서 70%로 낮췄다. 어떻게 하면 경영도 개선하고 지역 예술인도 살리고 시민들이 즐거울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하겠다.”

-예술경영이 생각보다 어렵다.

“경영이 어려운 것은 잘 알고 있다. 경영이 어렵다 해도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으면 극복할 수 있다. 공무원으로서 많은 경험이 있는 본부장과 직원들이 이 분야의 선수들이다.

여러 가지 방송 프로그램을 기획한 경험도 있고 개그 콘서트도 20년 전에 제 아이디어로 만든 프로그램이다.

문화재단 대표는 시민들에게 좋은 공연을 통해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 그런 면을 집중적으로 생각하고 경영에 반영할 계획이다.”

-직원들과 어떻게 소통할 계획인지.

“저는 직원들하고 상하관계가 아니고 같은 눈높이에서 함께 으쌰으쌰 하면서 뭘 만들어 내는 걸 좋아한다.

얼마 전에 단원미술관에서 공원춘효도 귀환기념 행사를 했다. 직원들이 협업을 해서 진행하면서 너무 좋아했다.

이전에는 어떤 일을 있으면 그 부서에서만 했다. 내 스타일은 모두가 달려들어 협조하면서 재미있게 만들어 가는 것을 좋아한다. 일터가 아닌 놀이터의 모습이야말로 바로 안산문화재단의 미래 그림이다.” <여종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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