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편’이지만 훌륭하다
‘반대편’이지만 훌륭하다
  • 여종승 기자
  • 승인 2018.12.12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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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종승

황금 개띠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새해 기해년(己亥年)은 황금 돼지띠다. 올해도 20여일 남짓 남았다.

지난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있었다. 풀뿌리 민주주의 지방자치가 시작된 지 23년째다.

민선 안산시장도 일곱 번째다. 기초의회는 8대째다.

지방자치가 시작되면서 국민 모두가 정당 정치가 무엇인지를 더욱 학습하고 실감하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정치가 무엇인지 피부로 느끼지 못하며 살아가는 부류도 많이 있다.

먹고 살기에 급급한 계층일수록 투표장에도 가지 않는 것을 당연지사처럼 받아들이면서 대부분 무관심한 상태로 정치를 외면하며 살아간다.

그런 가운데 지방자치 20년을 넘기면서 공무원 조직이나, 사회단체나,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자신들도 모르게 생존(?)하기 위한 줄서기가 횡행했다.

지역 사회도 줄서기가 심각해지면서 네 편, 내 편이 갈리고 선거가 끝나면 산하기관장부터 사회단체장에 이르기까지 싹쓸이하며 사람이 바뀐다.

한마디로 코드에 따른 물갈이가 이뤄지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지역 사회도 정치 성향에 따라 양분되기 마련이다. 흔한 말로 진보냐, 보수냐에 따라 편 가르기가 이뤄지는 것이다.

하지만 지방자치와 정치판이 사람 보는 눈을 멀게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일반적으로 사람과 관계 맺기 할 때 성격이 맞지 않든지, 싫어하는 타입의 사람일 경우 결점만 눈에 들어오기 마련이다.

반면, 좋아하는 사람은 장점만 보이고 단점은 잘 보이지 않는다. 제 눈에 안경이기 때문일게다.

심리학에서는 이 같은 현상을 ‘관대효과’라고 부른다. 관대효과는 싫은 부분이 있더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부분이 있으면 관대하게 편애하는 현상을 말한다.

관대 효과 현상이 깊어질수록 반목과 갈등의 골은 깊어지게 마련이다. 지역 사회도 마찬가지다.

관대효과 현상은 지역사회를 발전시키기도 하지만 뒤로 후퇴시키기도 하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지역사회가 상식이 통하는 사회로 바로서기 위해서는 상대방으로부터 장점을 찾아내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사람과 관계를 맺으면서 장점을 찾아내려면 ‘반대편이지만 훌륭하다’는 말을 할 줄 알아야 한다.

반대편이지만 장점을 찾아내 칭찬하고 인정해주면 아무리 못난 사람이라도 칭찬하는 사람의 존재를 인정하게 된다.

반대편을 칭찬하게 되면 상대방은 겉으로 아닌 척하지만 내면 깊은 곳에서는 인식할 수밖에 없게 되고 공개적인 비판을 하지 않게 된다.

우리 모두가 기해년 황금 돼지띠의 새해는 ‘반대편이지만 훌륭하다’는 말을 많이 하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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