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100세 시대의 취미생활
특별기고-100세 시대의 취미생활
  • 안산뉴스
  • 승인 2018.12.12 12: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한성 일동100인합창단 최고령 단원

옛날에 노인들은 어떻게 시간을 보냈을까? 전기나 라디오, TV가 없었을 때는? 요즘은 노인들이 소일하기에 참 좋은 세상이 됐다. 안산시만 하더라도 각 구청의 노인복지관, 동산교회 노인복지관, 행정복지센터 프로그램 등 마음만 먹으면 각자의 재능과 취향에 따라 하루 종일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필자는 나이가 들어 이런 곳을 전전하다가 현재 안산시 일동주민행정복지센터에서 운영하는 ‘성악교실’ 프로그램에 참여해 가곡 공부를 하고 있다.

필자가 이 프로그램을 즐겁게 찾는 까닭은 여러 가지다. 첫째, 목젖이 살아난다. 혼자 살다 보면 말할 상대가 없어 목젖이 가라앉는다. 집에서나 수업시간에 노래를 부르다보면 목젖이 트이고 목소리가 좋아진다. 둘째, 일과가 있다. 직장생활을 마친 지 30여 년이 지났지만 매주에 한 번 일정시간에 출석할 곳이 생겼기 때문이다. 물론 전날의 수업 준비도 일과다.

셋째, 운동이 된다. 집에서 지하철역까지 5분, 지하철역 구내의 계단 오르내리기, 다시 지하철역에서 행정복지센터까지 걷기, 성악교실까지 걸어 올라가기를 왕복하므로 하루의 운동량으로 충분하다. 넷째, 기억력이 향상된다. 노래를 제대로 부르려면 노래 가사를 암기해야 하므로 기억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다섯째, 호흡이 길어진다. 도시에서 현대생활을 영위하는 인간은 호흡이 짧고 가냘프다. 이러한 호흡은 건강에도 매우 불리하다. 가곡을 부르면 호흡의 길이가 길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특별한 호흡훈련을 받아야 하고, 개인이 그냥 실행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악보대로 열심히 따라 부르다보면 호흡의 길이가 조금이라도 늘어나게 된다.

여섯째, 인터넷이나 컴퓨터 실력이 향상된다. 노래를 배우려면 음악학원에 가지 않는 이상 인터넷에서 노래 가사와 악보와 음원을 다운받아서 ‘내문서’나 스마트폰의 음악 폴더에 복사 저장해야 하므로 자꾸 하다 보면 기법이 늘 수밖에 없다.

가사는 ‘네이버’에서 다운받고, 악보는 ‘다음’에서 다운받는다. ‘다음’ 사이트는 많은 악보가 올라있으나 복사가 허용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악보 창에서 키보드 상단의 ‘프린트 스크린(PrtSc SysRq)’를 클릭해 화면을 캡처해서 한글 내 문서에 올린 뒤 포토기능이 있는 ‘사진(XnVew)’에서 찾아 오리기와 크기, 색조 조정을 한 후 인쇄하면 된다.

노래 듣기는 말할 것도 없이 유튜브가 좋으나 가곡의 경우 올라있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많은 가곡을 들을 수 있는 ‘내마음의 노래’ 사이트(www.krsong.com)에 들어가는 것이 좋다.

노래를 연습하려면 음원(mp3)을 다운받아서 컴퓨터나 핸드폰의 음악폴더에 저장해야 한다. 음원 다운은 유튜브의 노래에서 공유를 눌러 ‘URL’을 복사하고 인터넷 주소창에 주소(http:convert2mp3.net)를 입력하고 최상단 우측에서 ‘영어(EN)’를 선택한 후 URL창에 복사한 주소를 입력하고 ‘Convert’를 클릭한 후 기다렸다가 ‘Continew’를 누르고 다음 창에서 ‘Donload’를 클릭하면 ‘내문서’의 ‘Download’ 폴더에 복사된 음원이 나온다. 이것을 복사해 핸드폰의 음악 폴더에 전송하면 된다.

일곱째, 대화를 하게 된다. 성악교실 회원은 필자를 비롯 남자 4명과 여성 30여 명이다. 여성의 경우 60대 중반이 대다수다. 필자와는 20여년의 차이가 난다. 교실 문을 들어서면 여성들이 반갑게 인사하고 악수나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반겨준다. 필자는 순간순간이 행복하다. 강의 후 이어지는 점심시간 역시 즐거운 시간이다.

여덟째, 각종 공연에 참가한다. 1년에 한 번씩 갖는 정기공연은 8세에서 86세까지의 주민이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일동100인패밀리합창단’이란 이름으로 공연하고 성악교실의 노래 실력이 주변에 알려지면서 초청을 받아 이제는 수시로 공연한다.

아홉째, 노래 재능기부를 받는다. 성악교실 강의는 경희대 음대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이태리 유학까지 다녀온 50대의 꽁지머리 실력파 총각선생이 진행하는데 보수 없이 재능기부로 이뤄진다. 기부를 받고 있다는 자체가 흐뭇하다. 마지막으로 아무나 수강이 가능하다. 수강은 오디션 없이 노래 실력이 없는 초보자도 수강할 수 있고 열심히 수강하면 노래를 잘 부를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취미는 그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인생 말년에 누워서 지내지 않으려면 끊임없이 움직일 수 있는 취미생활을 가지라고 권하고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