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산업화를 견인했던 안산! 신축년 새해, 안산의 르네상스 원년이 되길
대한민국 산업화를 견인했던 안산! 신축년 새해, 안산의 르네상스 원년이 되길
  • 안산뉴스
  • 승인 2021.01.12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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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숙 안산학연구원 학술연구센터 소장

르네상스(Renaissance)란 다시(Re) 태어나다(naissance)의 뜻으로 신(神)중심과 봉건제도로 억눌린 중세에서 벗어나 문화의 절정기였던 고대로 돌아가자는 문예부흥 운동이다. 하지만 정치·과학 등 사회 전반에 다시 새로운 혁신과 발전이 이루어진 시대를 말하기도 한다.

대한민국의 산업화를 견인했던 반월국가산업단지가 안산에 선정되기까지는 그 당시 배경이 있었다. 2차 산업의 절정과 새마을 운동 성공이 일궈낸 공업화는 도시 인구집중을 유발해 이것이 사회문제로 대두되었고, 정부는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했다. 그래서 공업도시를 조성해 근로자를 위한 배후도시와 인구 분산 정책을 실현하자는 게 취지였다. 새로운 공업도시 구축을 위해선 조건이 있었다. 우선 서울인근 30~70㎞ 이내의 거리와 용수원 확보 및 동력 공급이 용이해야 했으며, 공장폐수 공해 발생이 적은 지역이어야 했다. 지리적 요건과 자연환경의 조건이 적합한 지역이어야 했다는 뜻인데, 안산이 그에 부합하여 선정된 것이다.

조선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를 살펴보면, ‘안산군’ 이라고 표시된 동그란 원안에 반(半) 이라는 한자를 발견할 수 있다. 이는 안산에서 한양까지 하루 중 반나절이면 도착하는 거리에 있음을 의미하는데, 그래서 임금님 수라상에 올리는 생선은 안산에서 매일 수급했다고 한다. 그만큼 안산은 한양과 1일 생활권에 위치해 있음으로서 소식(정보)을 빠르게 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양 문화권에 속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조선 22대 임금 정조대왕은 1797(정조21) 추석에 부친 사도세자의 묘에 능행차 안산행궁에서 하룻밤 묶으며 어제시를 내렸다. 이를 살펴보면, 지형은 부채꼴 반쯤 펼친 것 같은데, 한 쪽은 산에 의탁하고 세 모퉁이는 바다로 둘러 쌓여 있으며, 읍치는 동쪽 산 아래, 면·리는 서해 연해변에 있다. 동쪽 면에는 밭이 많고 논이 적으며, 서쪽 면에는 논이 많고 밭이 적어 기장, 피, 벼 등이 알맞게 자라니 산과 물에서 나물 캐고 물고기 잡는 즐거움이 있고 소금, 땔나무, 물이 좋으니 “살아서 거주하는 곳 안산이 가장 좋다(生居最說安山好)”고 하였다. 이는 자연환경의 혜택과 백성의 삶의 질을 예측할 수 있게 하는데, 4계절 먹거리가 풍요했으니 인심도 넉넉했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뿐인가 안산시향토유적 중 제26호 신길선사유적을 살펴보면, 안산지역의 주거문화도 엿볼 수 있다. 신석기시대 지금의 신길동 근방에서는 일찍이 강가에서 움막 짓고 정착 생활을 했다. 이는 토양과 기온이 좋고 물고기와 조개류를 얻기에 적합한 환경이므로 씨족사회를 이루며 정착생활이 가능했으리라. 이렇게 볼 때 안산은 지리와 자연환경이 우수해 먹거리가 풍부한 수도권 지역이었음을 알 수 있다.

270년 전 성호 이익은 학자로서 넓은 갯벌과 바다를 바라보며 ‘해서방축’이라는 시(詩)를 통해 정책제안을 했다. “물길 트고 옮겨 방죽 쌓으면 짠기 가시고 벼가 자라 모두 옥토이리. 새 촌락이 반듯반듯 이루어져 지내고 경작을 하리니 어찌 잡초 풀이 무성함을 걱정하리. 그 누가 이 산천 일구어 이로움이 없겠는가. 황무한 벌판 보고 함부로 버리지 않으려니 푸른 바다 뽕밭으로 쉽게 바뀌니 어려운 이에게 좋은 계책 물어 이루게 하리” 이를 볼 때, 반월국가산업단지로의 조성은 타당한 이유가 있었고 지역의 우수성이 시민에게 준 혜택의 기회였다. 도시 안산은 일거리 찾아 잘살아보겠다는 강렬한 의지를 가진 시민들의 공동체였다. 이것이 도시 안산의 사회문화적 근저이다. 이제 시대적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반월공단의 풍요를 스마트 첨단산업으로 대체해야 할 때이다. 빠르게 4차 산업의 거대한 파도위에 올라타 혁신과 변화를 선도적으로 주도해야 한다. 디지털 산업은 강자 독식의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윤화섭시장의 신년사에서 언급했듯 카카오데이터센터와 연계, 혁신 데이터 센터 구축, 첨단산업과 친환경에너지의 메카 구상은 속도감 있는 추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전략적 로드맵과 싱크탱크의 주도적이며 면밀한 실행력이 필요하다. 그다음 중요한 게 자영업자의 혁신이다. 특히 소상공인 비중이 큰 안산은 소상공인 스스로 혁신의 자세가 필요하다. 이는 디지털 시장을 겨냥해야 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시장 풀랫폼에서는 off-line에서 판매한 상품을 그대로 팔면 된다. 그러나 디지털 마켓에 진입할 디지털 기능이 필요하다. 이것을 배우고 익히는 자세가 혁신이다. 하나씩 시도해보자. 틀리면 다시하고, 모르면 배우고 또 배우면 된다. 그러나 아무것도 안하면 그 자리가 보존되는 게 아니라 지금보다 삶의 질이 떨어진다.

2021년 새해, 디지털 문명으로 전환되는 이 시기에, 위기와 기회, 과거 자연환경과 반월공단이 주었던 풍요를 재건하자. 축복된 안산의 자연환경에 관·민이 일궈낼 ‘사회문화적 정체성(잘 살아보겠다는 지역 공동체의 의지)’이 더해지면 안산은 다시 르네상스를 이룩할 수 있다. 2021. 신축년 새해, 안산의 르네상스 원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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