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권 분립이 파괴된 대의 민주주의
3권 분립이 파괴된 대의 민주주의
  • 안산뉴스
  • 승인 2021.02.23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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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숙 안산학연구원 학술연구센터 소장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검찰 고위 인사 발표에서 신현수 정무수석을 배제한 것에 대한 반발로 대통령께 사의를 표명해 정국이 떠들썩하다. 하지만 더 놀라운 사실은 박범계 장관이 대통령까지 패싱하고 사후 추인 받았다는 후속기사다. 이에 정치평론가들은 다양한 매체에서 대통령의 추인 사건에 대한 사실과 진위여부를 파악하고자 시간 단위별 그 과정을 추론하며 SNS 케뮤니케이션 방식으로 국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인터넷의 발전은 우리의 생활양식과 의사소통의 방식을 혁명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정치적으로도 과거 표출되기 어려웠던 독점적 정보가 다 수 국민이 접할 수 있는 채널로 상당한 변화를 이끌고 있다. 민주주의 체제하에 정당정치를 표방하는 우리나라에서는 그간 정당의 주요 간부만이 사실 정보를 독점해 왔다. 그 결과 선거 과정에서 국민의 올바른 판단을 저해했고 오히려 의도된 선거전문가의 전략에 휘둘리기까지 했다. 그러나 오늘날 SNS의 발달로 큰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국민 개개인이 정치 사안에 정보획득과 의견표시 같은 정치참여가 용이해졌고, 온라인 공간에서 쉽고 빠르게 집단화할 수 있어 전통적 정당정치는 도전을 받게 됐다. 이 변화의 성공적 사례로는 노무현대통령의 노사모이고 유시민은 인터넷 신생정당 개혁국민당으로 의회에 입성했다. 이에 반면 정보통신의 발전과 SNS 대중매체의 영향력은 문재인정부 사법부의 공정성에 대한 검찰총장 윤석열 사태와 대법원장 김명수 거짓말에서의 비판을, 조국사태, 최재형 감사원장의 월성원전 감사사건 그리고 법무장관 박범계의 정무수석 신현수 및 대통령 패싱 사건 등의 실시간 정보를 공유하게 하며 대의 민주주의 필요성에 회의를 갖게 했다.

대의 민주주의는 직접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없을 때의 대안이었다. 스웨덴 린네대 최연혁 교수는 1700년대 루소는 국민의 대표를 뽑을 필요 없이 국가 대사를 직접 국민이 참여해 행정 집행이 이루어지도록 한다면 주권 민주주의가 가장 잘 실현될 수 있다고 보았다고 했다. 스위스는 지금도 지방 및 국가의 중요 정책 방향을 직접 투표로 결정하는데, 이는 루소의 간접 민주주의의 비판에 기초한다고 했다. 스웨덴의 브이뎀 연구소에서 측정한 것처럼 문재인 정권의 민주주의 하락의 원인은 ‘대의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국민에 의해 넘겨 받은 ‘대의성’을 무소불위한 권력으로 소수를 무시하고 자기들의 뜻대로 밀고 가는 것은 결국 국민주권에 대한 도전이고, 국민의 분열과 갈등을 방조하거나 부추기는 것이고, 자유민주주의의 중대한 결함이라고 했다. 이것은 체제의 위기를 가져오고 민주주의 불신이 확산돼 붕괴될 수도 있다고 하버머스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하버머스는 ‘정권의 불신은 정당성의 위기를 넘어 체제 위기에까지 이른 상황으로 악화되고 있다’는 말도 빠트리지 않았다.

국민의 인권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최후 보루인 법원, 그 수장이 공정하지 못하다면, 또 국민통합과 효율적 국가 운영을 맡긴 대의 민주주의가 파괴된다면, 5년마다 반복되는 계파정치, 밀실정치, 부패정치, 보복 정치의 역사를 되풀이 될 것이다. 그러면 차라리 그러지 말고, 국민 자신의 의사결정을 자발적이며 즉각적으로 할 수 있는 인터넷 SNS를 통해 직접민주주의의 체제변화는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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