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딩 천문학도 ‘장서진’ 별들과 놀다
초딩 천문학도 ‘장서진’ 별들과 놀다
  • 여종승 기자
  • 승인 2019.01.09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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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별을 관측하면 행복합니다”

장서진 둔대초등학교 학생

군포시 대야미동에 위치한 둔대초등학교 4학년 학생이 네이버 인터넷 포털에서 ‘대야미에서 천문학 즐기기’ 블로그를 운영해 화제다.

초딩 천문학도의 블로거명은 장쓰기(jang_121)이다. 실제 이름은 장서진(12) 둔대초교 학생이다. 천문학자가 꿈인 장서진 학생의 블로그는 2017년 12월부터 운영돼 현재 70여개의 글이 포스팅 돼 있다.

이 블로그는 서진 학생이 실제 현장에서 관측한 사진자료와 설명이 곁들여져 있고 천체를 ‘스타호핑’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스타호핑’은 소프트웨어가 없던 옛날부터 사용된 별을 찾는 방법으로 말 그대로 ‘별에서 별로 점프하는 것’이다.

스타호핑은 육안으로 볼 수 있는 밝은 별들을 기준별로 잡고 그 기준별을 이용해서 시리우스에서 북쪽 방향으로 5도 이동하는 방식으로 눈으로 보기 힘든 어두운 성운이나 성단, 은하 같은 대상들을 차례차례 찾아가는 관측 방법이다.

서진 학생은 이외에도 블로그에서 개기일식과 개기월식의 현상이나 별의 내부 구성 물질 등을 전문가적인 수준에서 자세하게 안내해준다.

쉽고 재미있는 설명으로 천체에 관심 있는 어린이나 어른들이 많이 찾는 서진 학생의 블로그 순방문자가 현재 매월 500명에서 600명에 이르고 총 방문횟수는 연 5천여 명을 넘었다.

이같은 결과는 초등학생이 천체 관련 블로그 운영 1년 만에 이룬 성과여서 눈길을 끈다.

장서진 학생의 천문학 사랑은 8살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등학교 1학년 시절부터 큰 수와 먼거리에 관심이 많았던 서진 학생은 나이가 어려 망원경을 구입할 돈이 없고 들고 다닐 힘도 없어 책으로 천체 관련 정보를 얻기 시작했다.

하지만 3학년(10살)이 되면서 정보수집에 한계를 느끼고 처음으로 부모의 도움으로 10만 원짜리 망원경을 샀다. 이어 두 번째, 세 번째 값비싼 망원경을 구입하면서 본격적인 천체 관측이 시작됐다.

초딩 4학년 천문학도의 가장 관심 많은 분야는 ‘오리온 대성운’이다. 오리온자리 성운의 경우 멋지기도 하고 밝기나 크기가 커서 관측하기가 쉽기 때문이란다.

지난해부터 지방으로 관측을 다니기 시작했다는 서진 학생은 현재 강원도 화천의 조경철천문대와 지리산으로 현장 관측을 다닌다.

도시는 가로등이나 아파트, 상가 간판에서 나오는 빛 공해 때문에 관측이 어렵기 때문이다.

천체 관측이 왜 좋으냐는 질문에 서진 학생은 “첫째, 지방으로 천체를 관측하러 가서 은하수나 멋진 별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행복합니다. 둘째, 관측봉사를 할 수 있어 좋습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서진 학생은 본격적인 천체 관측을 시작한 1년 전부터 어두운 천체를 빼고 토성이나 목성, 달 위주로 시민들이 무료로 관측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해 6월 인천 도화초등학교에서 ‘별을 나누는 사람들’이 진행한 천체관측봉사를 다녀오기도 했다. 군포 반월호수에서도 겨울을 제외한 봄, 여름, 가을 절기에 맞춰 주말이나 평일에 관측봉사도 한다.

어린 나이에 천체 관측이 힘들지 않느냐는 물음에 “천문학자가 꿈이고 너무 좋아하는 분야라서 현재까지 어렵고 힘겹지 않았습니다. 천체 관측은 제가 좋아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힘들고 어려운 일은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라는 어른스러운 대답을 들었다.

초딩 천문학도의 인터뷰가 끝나갈 즈음에 하고 싶은 말을 해달라는 주문에 “특별한 사람으로 과장해서 표현하지 말고 인터뷰한 내용 그대로 표현해 주세요. 천문학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것이라고 써 주세요”라고 서진 학생은 요청했다.

일찌감치 좋아하는 천체를 관측하며 인류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천문학도의 길을 걷고 싶어 하는 장서진 학생의 꿈이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여종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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