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가 넘치는 도시
이벤트가 넘치는 도시
  • 안산뉴스
  • 승인 2019.02.20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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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종승 발행인/대표이사

대동서적이 지난 주말 사동 본점에서 유현준 홍익대 건축대학 교수를 초청해 시민에게 무료 특강을 제공했다.

이날 특강은 시민 100여 명과 전준호 안산환경재단 대표이사와 나정숙 안산시의회 도시환경위원장도 함께 했다.

필자는 ‘알뜰신잡2’에 출연하며 유명세를 타고 있는 유 교수의 특강을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다 싶어 시간을 냈다.

4년 전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를 출간하며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유 교수는 ‘대동 아카데미 클래스’ 강연에서 ‘좋은 건축은 화목하게 하는 건축’이라는 정의를 내렸다.

이제는 건강이 아니라 건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유 교수는 자연보다 훌륭한 교사는 없고 창의력은 쓸데없는 공간이 있을 때 만들어진다는 화두를 던졌다.

건축물의 진정한 가치는 인테리어가 아니라 공간 구조에서 나온다는 자신의 생각을 전달했다.

유 교수가 세상에 내놓은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의 저서는 어느 동네의 어느 아파트, 어떤 브랜드냐라는 기준에서 벗어나 내가 살고 싶은 곳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실현할 수 있는 환경, 내 생활방식에 맞는 주거 공간, 주위 사람과 화목하게 지낼 수 있는 공간이 어떤 곳인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 교수 강의를 들으면서 계획도시를 자랑해온 안산의 현재 모습은 어떤가를 생각해봤다.

안산은 그동안 ‘도심 녹지율 전국 최고’라는 수식어를 자랑해 왔다.

공간 구조 측면에서 현재도 그럴까. 아마도 수도권에서 전철역세권의 상권이 죽어 있는 도시도 흔치 않을 것이다.

전철 역세권이 죽어 있다는 말은 활성화된 상권도 ‘걷고 싶은 거리’도 없다는 얘기다. 안산은 계획도시로 출발한 도시였지만 30년이 지난 현재의 모습은 ‘머물고 싶지 않은 도시’로 추락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안산은 물론 외지인들에게 내세울만한 그럴듯한 랜드마크도 없다. 지인들이 안산을 방문했을 때 구경시켜 줄만한 곳도, 머물 곳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안산의 인구가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물론 인구 감소에는 다른 환경이 작용하기도 한다.

죽어가고 있는 안산을 살리기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선출직 자치단체장과 의원, 시민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연구해야 한다.

골목골목마다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들고 살고 싶은 도시, 머물고 싶은 도시로 변화하지 않으면 도시의 미래가 없다.

그동안 유지해오던 도시계획 개념을 뛰어 넘어야 한다.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살고 싶은 도시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도시계획은 장기적으로 진행되는 도시설계도다.

따라서 머물고 싶은 도시로 가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처방이 필요하다. ‘이벤트 밀도가 넘치는 도시’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벤트 밀도가 넘치는 도시 만들기는 어렵지 않다. 25개 동을 중심으로 ‘마을 만들기’를 제대로 추진해 나가면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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