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기업이 되다
마을기업이 되다
  • 안산뉴스
  • 승인 2019.02.20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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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철 우리동네연구소 퍼즐 협동조합 이사장

며칠 전, 필자가 활동하고 있는 우리동네연구소 퍼즐 협동조합이 행정안전부로부터 마을기업 인증을 받았다. 엄격한 절차와 심사를 거쳐 선정된 것이다. 마을기업이란, 주민이 주도해 지역 공동체의 이익을 만들어내기 위해 설립하고 운영하는 마을에 근거를 둔 기업을 말하는데 이는 ‘도시 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한다.

과거에는 주민 스스로 기업을 만들어 지역 공동체를 기반으로 활동한다는 것이 언감생심 가능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졌다.

선입견으로 볼 때 전문적이지 않고 체계적이지도 않으며 관리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또한, 선례가 없다는 이유로 행정으로부터 인정받기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성과를 내는 마을기업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행정의 입장에서는 부담을 덜게 되었고 자치라는 큰 틀에서 모범 사례로 평가받기에 이르렀다.

마을 안에 있는 인력과 네트워크 등의 자원을 활용하여 환경을 개선하고, 다양한 공동체를 만들어내고, 일자리도 만들어내는 것이 어찌 보면 마을기업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얼마 전 필자는 안산뉴스 칼럼을 통해 마을기업에 대해 말씀드린 바 있다. 지속가능성과 경제성을 가진 마을기업의 조건을 이야기하면서 마을기업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조건이 생각보다 까다로웠다. 먼저, 1~2년 안에 사라지지 않을 기업성을 갖춰야 한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와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해도 기업의 목적인 수익을 내지 못하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수익을 낸 후에도 재투자를 위해 일정 정도의 비율은 적립해야 한다.

그다음은 공공성이다. 마을기업의 이익과 더불어 지역사회 전체에 도움이 될 만한 이익도 만들어내야 하고 공헌 활동도 해야 한다. 마을기업에 속해 있는 최소 5인 이상의 회원이 출자해 운영에 참여해야 하고 지역 안에서 생산하고 소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고용정보원 분석에 따르면 향후 30년 안에 288개의 지방 도시 중 85개가 공동체 붕괴, 인구 감소 등으로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구 온난화 문제처럼 마을도 이제 관리하지 않으면 소멸할 절박함이 있는 것이다.

이웃과 이웃이 만나서 같이 고민하고 부대끼며 만들어 가는 마을, 주민의 참여와 협동을 촉진하고 나와 이웃이 함께 신나게 살아가는 모두를 위한 마을발전소가 필요하다. 또한, 참여해야 주인이 되고 진정한 주민의 힘을 믿고 키우는 마을공동체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우리동네연구소 퍼즐을 만든 동기가 마을에서 함께 배우고 실천하는 힘, 마을에서 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힘, 마을에서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협동하는 힘, 마을에서 이웃과 함께 행복해지려는 힘을 기르자는 것이었는데 이제는 마을기업으로 주민의 힘과 역량을 키우는데 집중할 예정이다.

그중에 교육의 성과가 중요한데 주민들의 요구를 반영하는 재미있고 유익한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내는 것이 관건이다. 마을재생과 지역순환경제, 일자리, 네크워크 활성화, 주민들의 관계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안전한 마을, 한 아이를 온마을이 키운다는 신념에 기인한 돌봄 등 마을에서는 정말 할 일들이 많다.

퍼즐 한 조각으로 어떤 생각이 담겨 있는지, 어떤 그림인지 분간하기 어려움을 고민하며 다양한 퍼즐 조각을 맞추기 위해 이제 마을기업이라는 출발점에 섰다.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하는 기업들에 비해 퍼즐은 주민자치, 마을공동체 교육, 컨설팅, 연구사업, 마을 일자리, 마을 정원사 양성 등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연구소가 마을기업이 된다는 것에 우려하던 시선들도 있었지만, 내용을 듣게 되면 대부분 희망적인 반응을 보여줬다. 연구소가 개소하고 다방면의 성과들도 만들어지고 있다.

바라기는 마을기업을 말할 때 우리동네연구소 퍼즐의 예가 좋은 사례로 이야기되기를 바라고 이왕 마을로 시작했으니 인정받도록 분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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