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 잘살면 무슨 재민겨
혼자만 잘살면 무슨 재민겨
  • 여종승 기자
  • 승인 2019.03.06 1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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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종승 발행인/대표이사

안산대학교가 이번 학기부터 평생교육원 내에 발달 장애인을 위한 비학위과정 ‘안산에이블대학’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입학식을 가졌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고 안산대가 에이블대학 과정을 개설한 점은 높이 평가받아 마땅하다.

‘에이블대학’은 영어 ‘be able to’의 ‘~을 할 수 있다’에서 ‘할 수 있어’ 의미를 갖고 있는 ‘에이블(able)’을 가져다 붙인 명칭이다.

결국 에이블대학은 발달 장애인들에게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이름이다.

시립어린이집과 평생학습관, 화정영어마을 등의 위·수탁으로 지역거점대학으로 자리매김한 안산대가 수도권에서 최초로 발달 장애 학생들을 위한 고등교육과정을 만들어 이달 초 의미 있는 입학식을 가졌다.

첫 신입생을 맞이한 안산에이블대학은 고등학교 졸업 학력 이후 배움을 계속할 수 없는 발달 장애인들의 자립대학이다.

에이블대학은 평생교육법에 의한 포용적 교육을 기반으로 발달 장애인들의 특성에 맞춰 직업소양과 기업인턴과정을 교육하게 된다.

비학위 과정이지만 현장 실무과정을 습득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을 구축했다. 에이블대학은 학위 졸업장의 굴레를 벗어나 발달 장애 학생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목표다.

박상주 안산대 평생교육원장 겸 안산에이블대학 학장은 ‘내일 걱정 없이 오늘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는 발달 장애 학생과 부모들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에이블대학을 설립했다고 속내를 밝히고 있다.

안산에이블대학 입학식장에 안규철 안산대 신임 총장을 비롯 윤화섭 안산시장과 김동규 시의회 의장도 자리를 빛냈다. 자치단체와 의회도 에이블대학에 관심을 갖겠다고 약속했다. 기업과 개인, 단체 후원자들도 동참했다.

하지만 발달 장애인을 위한 안산에이블대학은 갈 길이 멀다.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기부문화가 뒤따라야 한다는 생각이다.

발달 장애인들이 학습을 하고 싶지만 교육비가 자부담인 관계로 입학을 망설이고 있기 때문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부와 권력, 명성은 사회에 대한 책임과 함께 해야 한다는 의미로 쓰이는 말이다.

사회 지도층은 의무를 가져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져야 한다. 지난 2월 안산스마트허브 내에 위치한 인쇄회로기판(PCB) 생산업체인 대덕전자의 90세 김정식(해동과학문화재단 이사장) 회장이 모교인 서울대에 500억 원을 쾌척했다.

더불어 사는 따뜻한 공동체 사회를 위해서 안산에이블대학에 김정식 회장의 100분의 1 만큼이라도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이어지길 기대함은 무리일까?

에이블대학의 입학식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전우익의 ‘혼자만 잘살면 무슨 재민겨’의 수필집이 문득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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