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공원은 세월호공원이 되는가
화랑공원은 세월호공원이 되는가
  • 안산뉴스
  • 승인 2019.03.06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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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진(金昌辰) 초당대 명예교수

정부는 2월 27일 ‘4·16세월호 참사 피해자 지원 및 희생자 추모위원회’를 의결했다. 그동안 안산 시민들은 시민 여론을 들어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끝내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말았다.

정부가 발표한 ‘안산시 추모시설 건립 기본방향’은 화랑유원지 남쪽 7천 평에 추모공원, 추모기념관, 추모비 등을 세운다는 것이다. 6월까지 추모시설 건립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내년 중 디자인 공모·설계를 거쳐, 2021년 1월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안산시는 정부방침을 그대로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세월호 위령시설은 문재인 대통령 공약사항으로, 정부예산으로 건립된다. 때문에 안산시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게 안산시의 입장이다.

참으로 무책임한 안산시다. 세월호 위령시설을 만들 돈은 국민이 낸 세금이다. 화랑공원도 안산시 땅이다. 안산 시민의 대표적인 휴식공간이다. 안산 땅에 정부가 제멋대로 시설을 만들겠다는데, 안산시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다? 안산 시장은 중앙 정부의 총독인가? 안산 시민은 아직도 일제 치하에서 식민지 백성으로 살고 있는가?

안산시는 이미 주민들의 찬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정부에 올렸다고 한다. 기가 막힌 이야기다. 언제 한 번 여론조사라도 했나? 25인 위원회도 시장이 일방적으로 자기 입맛에 맞게 뽑았다. 그래 놓고 “찬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정부에 올렸다.”고 말하는 건 안산 시민을 놀리는 것이다.

또 안산시는 시설 건설 과정에서 시민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게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한다. 시민들은 다른 것을 바라는 게 아니다. 장소를 화랑공원으로 하지 말라는 것이다. 납골당은 혐오시설이다. 어느 도시에서나 시 외곽에 두지 시 중앙에 두지 않는다. 상식적으로 일을 처리해 달라는 것뿐이다.

이 시설을 정부는 그동안 ‘세월호 추모공원’이라고 하다가 근래는 ‘4·16 생명안전공원’으로 말을 바꿨다. 추모공원이라 하면 납골당 이미지가 떠오르니까 이름만 바꾼 것이다. 문제는 이름이 어떻든 간에 이 시설은 애초부터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다.

세월호 추모공원이 왜 필요하나? 추모란 훌륭한 업적을 남긴 분을 기리는 일이다. 수학여행 가다 일어난 해난사고의 희생자들은 추모 대상이 아니다. 그냥 시 외곽에 위령시설 만들어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면 된다. 그들도 자기들이 두고두고 시민들의 논란거리가 되는 걸 원치 않을 것이다.

생명안전공원도 필요 없다. 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각종 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난다. 생명안전공원 만든다고 사고 줄어들지 않는다. 사고가 나지 않게 법과 사회 체제를 잘 정비하는 게 실제로는 필요한 일이다.

문재인 정부는 상식을 따르기 바란다. 안산 시장은 민선시장으로서 자기 책무를 생각하기 바란다. 안산 시민을 더 이상 괴롭히지 말기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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