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의 성찰-변화의 문 앞에서
최라영 안산대학교 교수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막을 내렸다. 전국 각지의 투표소에서 저마다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 한 표에 소망을 담았고, 필자 역시 그 한 사람으로서 새로운 시대의 문턱에 서 있음을 실감했다.
한 사람의 표 행사가 모든 것을 바꿀 수는 없지만, 그 한 표가 모여 우리 사회의 방향을 만들어간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이제 우리는 ‘변화의 문 앞’에 서 있다. 그리고 그 문을 열기 위해서는 서로를 이해하고, 스스로를 알아야 한다.
선거가 끝난 지금, 필자의 뇌리에 되뇌는 말이 있다. 손자병법에 나오는 바로 지피지기(知彼知己)!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이 가르침은 단순한 전략적 지혜를 넘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유권자로서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출발점이 된다.
이번 선거에서는 유독 세대 갈등, 성별 갈등, 지역 갈등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했다. 성별 갈등의 한 예로, 여성 유권자를 하나의 정치적 기호로 단순화하였고, 후보자 중에는 20대 남성의 표심을 의식해 ‘여성가족부 폐지’를 기치로 내걸었었으며, ‘성평등’은 불편한 금기어처럼 여겼다.
그 와중에도 일부 언론과 커뮤니티에서는 여성 유권자를 ‘진영 논리에 갇힌 집단’으로 치부하거나, ‘정치적 존재감은 있지만 책임은 회피한다’는 식의 왜곡된 시선을 보여왔다.
각자의 경험과 고민, 그리고 사회적 위치는 서로 다르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같은 시대의 시민이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야 할 주체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선거가 끝난 지금, 우리는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그 차이를 어떻게 소통의 창으로 만들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표출된 세대와 성별, 지역의 갈등은 단순히 정치적 이슈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우리 사회가 진정한 다양성과 포용을 실현하는 데 있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남녀, 연령, 지역을 넘어선 소통과 이해가 없다면, 우리는 변화의 문을 온전히 열 수 없다.
지피지기는 단순히 상대를 알아야 이길 수 있다는 전략적 지혜가 아니라, 서로를 이해할 때 비로소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현실적 교훈이기도 하다.
이제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만을 내세우는 것을 넘어서, 서로의 입장과 고민을 경청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그 생각의 뿌리는 무엇인지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가 가진 편견과 한계를 직시해야 한다. 우리 사회가 진정으로 원하는 변화는,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데서 시작된다.
이번 선거는 단순한 권력 교체의 순간을 넘어, 우리 모두가 사회의 방향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신호탄이 되길 소망해 본다. 세대, 성별, 지역 등 다양한 갈등이 표면화된 이번 선거를 통해,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개인의 한 표가 모여 사회의 큰 흐름을 만든다면, 우리 모두의 소통과 이해도 모여 더 나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이다. 변화의 문 앞에선 지금, 우리는 서로를 알고 나를 아는 지혜로 그 문을 힘차게 열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