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을 붙잡는 도시는 무엇이 다른가

문지원 안산시 청년센터 상상대로 센터장 (전국청년센터협의회 운영위원장)

2026-02-25     안산뉴스

도시는 사람으로 성장한다. 그중에서도 청년이 머무는 도시는 미래를 준비하는 도시다. 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이 동시에 진행되는 지금, 청년 유출은 더 이상 일부 지역의 문제가 아니다. 수도권 안에서도 서울로의 이동은 계속되고, 산업 구조가 변화하는 도시들은 새로운 질문 앞에 서 있다. “우리 도시는 청년을 붙잡을 힘이 있는가.”

안산 역시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성장해 온 안산은 한때 전국의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모여들던 도시였다. 반월·시화산단은 도전의 상징이었고, 청년의 땀과 기술이 도시의 경쟁력이었다. 그러나 지금 청년의 선택 기준은 달라졌다. 단지 취업이 되는 도시가 아니라, 성장할 수 있는 도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도시, 삶의 균형을 기대할 수 있는 도시를 찾는다.

현장에서 만나는 안산 청년들은 이렇게 말한다. “일자리는 있지만, 내가 계속 성장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정보가 흩어져 있어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다.”, “같이 고민을 나눌 사람이 없다.” 이는 단순히 정책의 숫자가 부족해서라기보다, 기회와 관계가 충분히 연결되지 못했기 때문일지 모른다.

청년을 남게 하는 도시는 몇 가지 특징이 보인다. 첫째, ‘기회의 사다리’가 보인다. 지역 기업과 청년을 연결하는 구조, 직무 경험과 교육이 이어지는 경로, 실패 후 재도전할 수 있는 안전망이 촘촘하다. 둘째, ‘관계의 밀도’가 높다. 청년이 서로를 알고, 지역과 연결되며, 스스로 무언가를 시도해볼 수 있는 장이 많다. 셋째, 정책이 종이 위에 머물지 않고 삶 속으로 들어간다. 정보가 필요한 사람에게 제때 전달되고, 신청 과정이 어렵지 않으며, 상담과 사후 관리가 이어진다.

안산은 이미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산업 기반, 다문화적 배경을 지닌 청년 인구, 수도권이라는 접근성은 분명한 자산이다. 여기에 청년 커뮤니티와 공간, 그리고 정책을 잇는 플랫폼이 더 촘촘해진다면 도시는 달라질 수 있다. 청년센터 역시 그 연결의 허브로서 역할을 다해야 한다. 단순한 프로그램 운영을 넘어, 청년의 고민을 듣고 지역의 자원과 연결하며, 작은 시도를 응원하는 역할이 중요하다.

도시의 경쟁력은 건물의 높이나 예산의 규모로만 결정되지 않는다. 청년이 이 도시에서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가, 그리고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느끼는가에 달려 있다. 청년이 머무는 도시는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는다. 기회를 설계하고, 관계를 연결하고, 청년을 동반자로 대하는 선택이 쌓일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질문은 단순하다. “어떻게 더 많은 정책을 만들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청년이 남고 싶은 도시를 만들 것인가.” 그 답을 찾는 과정 속에서 안산의 미래도 함께 결정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