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린이의 일주일 : 욕심이 가르쳐준 투자 수업
최라영 안산대학교 교수
열흘 전, 나는 호기롭게 100만원을 들고 주식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른바 ‘주린이’가 된 것이다. ‘주린이’란 주식과 어린이를 합친 신조어로, 투자 경험이 적은 초보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처음 며칠은 놀라웠다. 주가가 연일 오르더니 어느 순간 수익이 20만 원에 달했다. 며칠 만에 20% 수익이라니, 그 순간, 머릿속에서 조용히 생각하나가 고개를 들었다.
그때부터 나름의 기준을 세웠다.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우량주 두 곳에 집중하기로 했고, 매수 타이밍은 증권사에 다니는 후배에게 조언을 구했다. 전문가의 말이니 믿을만하다고 생각했다.
원래는 장 마감 무렵에 매수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른 아침, 후배에게서 연락이 왔다. “언니, 지금 사야 해” 나는 그 말을 믿고 매수 버튼을 눌렀다. 그 순간부터 주가는 무서운 속도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며 숫자가 떨어지는 것을 지켜보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괴로운 경험이었다.
스스로 결정할 걸 자책도 했고, 후배를 원망하기도 했다. 미국이 이란을 공격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무리한 투자가 나은 결과였다.
일주일 동안은 주식 앱을 습관처럼 열어보게 됐다. 장기투자를 하겠다고 마음먹었으면서도, 마음은 전혀 장기적이지 않았다.
‘조금 더 떨어졌을 때 샀더라면...’, ‘지금이 매수 시점이라는데 더 사야하는 것은 아닐까...’ 욕심은 생각보다 교묘했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손실보다 ‘놓쳐버린 기회’에 더 집착하고 있었다.
돌이켜보면, 투자를 하나의 기술이라고만 여겼던 것 같다. 언제 사고 팔지, 어떤 종목을 고를지 같은 문제들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 더 어려웠던 건 마음을 다루는 일이었다. 숫자에 지나치게 민감했기 때문이다.
투자에는 늘 수업료가 따른다. 어떤 사람은 큰 대가로, 어떤 사람은 작은 경험으로 그 수업을 듣는다.
나에게 지난 일주일은 돈을 잃은 시간이 아니라, 하나의 경험을 산 시간에 가까웠다. 생각해 보면 평생학습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는 늘 옳은 선택만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작은 시행착오 속에서 조금씩 더 현명해진다.
주린이로서 경험은 내게 하나의 질문을 남겼다. ‘나는 투기를 하고 싶은 것인가, 투자를 하고 싶은 것인가?’
투기가 순간의 기대와 욕심이 이끄는 선택이라면, 투자는 기다림과 책임이 따르는 판단일 것이다.
앞으로 어떤 투자를 고민하게 되더라도, 한가지는 잊지 않으려 한다. 남의 말이나 타이밍에 기대기보다 스스로의 기준과 책임으로 결정하는 태도다.
그래서 투자를 배운다는 것은 단지 돈을 버는 기술을 익히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결국 자신의 욕심을 성찰하고 그것을 다루는 마음을 길러가는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