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의 봄은 사람으로부터 시작된다

이혜란 시인

2026-03-25     안산뉴스

봄은 꽃보다 먼저 사람에게서 시작된다. 겨울이 아무리 길어도 반드시 봄은 오듯이, 어떤 도시들은 그 봄을 조금 더 먼저 알아챈다. 안산이 그렇다. 아직은 남아 있는 차가운 공기를 비집고 도시의 다양성이 감지된다. 3월 안산 거리를 걷다보면 새삼 느끼게 될 것이다.

안산을 특별하게 만드는 힘, 다문화의 봄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비빔밥처럼 함께 살아가는 원곡동 거리, 여러 나라의 언어가 섞여 들리고, 낯선 향신료 냄새와, 이국적 간판들이 골목을 채우고 있다. 서로 다른 문화와 삶의 방식이 한 도시 안에서 어우러진다. 이런 낯선 모습이 모여 안산의 색이 된다.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 공존하는 풍경, 안산은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와 삶의 터전을 시작하는 도시다. 이것이 안산의 특별한 얼굴이 된다.

여러 색의 실이 엮여 하나의 아름다운 옷감을 만들 듯,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 안산이라는 도시의 풍경을 완성한다. 다름이 낯섦에 머물지 않고 하나의 일상이 되는 곳, 서로 다름이 부딪히기 보다 서로를 받아들이고 어우러진 자연스러운 풍경이다. 그것이 안산이라는 도시가 가진 독특한 표정이다. 그래서 안산의 봄은 조금 다르게 온다. 꽃이 피기 전에 사람이 움직임이 도시를 깨운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지고, 새로운 시작으로 이어져 도시의 온도는 서서히 올라간다. 마치 겨울을 견디고 흙을 밀어올리는 다양한 새싹들처럼.

안산은 끊임없이 일하는 산업도시다. 안산의 봄은 꽃보다 먼저 공단에서 시작된다. 공장 문이 열리고 기계가 돌기 시작하면 도시도 함께 깨어난다. 누군가는 용접 불꽃 앞에 서고, 조립 라인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작은 부품 하나, 작은 손길 하나가 모여 거대한 산업의 흐름을 만든다. 그곳에는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사람들이 있다. 부품을 조립하고, 기계를 점검한다. 작은 작업 하나하나가 모여 자동차가 되고 기계가 되고 산업의 거대한 흐름이 된다. 노동자들의 땀과 기술이 모여 안산의 심장을 뛰게 한다. 수많은 노동의 손길들이 겹겹이 쌓여 오늘의 안산을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산업이 안산의 뿌리라면 다문화는 안산의 새로운 가지다. 뿌리가 단단해야 가지가 멀리 뻗고 가지가 많아야 숲이 풍성해진다. 그래서 안산의 봄은 특별하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가 일상이 되는 안산, 그 토대 위를 탄탄하게 받치고 있는 산업도시, 결국 도시를 깨우는 것은 계절이 아니라 사람인 것이다.

이런 시간 속에서 안산은 또 다른 미래를 준비하는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과 기업으로 다시 숨을 고르고 젊은 인력과 새로운 창업으로 가능성을 열어 나가고 있다. 땀으로 일군 산업의 토대 위에 더 희망찬 내일이 기다리고 있는 도시, 안산의 미래가 밝은 이유이다.

햇살 한 조각 입에 물고 꽃망울 터트릴 준비를 하는 나뭇가지처럼 어깨 쭉 펴고 희망의 기지개를 켜보자.

안산의 봄은 희망을 노래하는 사람들로부터 시작되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