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을 여는 안산, 미래를 요리하는 청년
문지원 안산시청년센터 상상대로 센터장 (전국청년센터협의회 운영위원장)
안산은 지금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청년 인구 유출이라는 현실 속에서, 기존 방식으로는 더 이상 해답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
지금의 위기는 단순한 인구 문제를 넘어, 도시의 활력과 지속가능성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 최근 정책토론회 현장에서 확인한 것은, 결국 행정의 역할이 바뀌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이제 ‘플랫폼 안산’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동안 청년 정책은 행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을 제공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 방식은 빠르게 변화하는 청년의 삶과 다양한 요구를 충분히 담아내기에 한계가 있다.
현장에서 만난 청년들은 “지원은 있는데, 나와 연결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제는 ‘정답을 주는 행정’이 아니라 ‘기회를 만드는 행정’으로 바뀌어야 한다.
플랫폼 리더십이란 개념에서 행정은 세 가지 역할을 해야 한다. 첫째, ‘지원자’다. 청년이 스스로 선택하고 도전할 수 있도록 실패를 허용하는 환경과 자원을 제공해야 한다.
완성된 정책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재료와 주방, 즉 공간과 예산을 열어주는 방식이다. 둘째, ‘연결자’다. 흩어져 있는 청년과 자원, 정책을 이어 관계와 기회를 만드는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셋째, ‘촉진자’다. 청년의 의견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여주어 참여의 의미를 체감하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변화는 청년을 정책의 ‘대상’이 아닌 ‘주체’로 세우는 것이다. 청년이 직접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을 실험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
실패의 부담 때문에 시작조차 하지 못하는 청년들에게, 도전할 수 있는 안전망을 제공하는 것. 이는 청년의 가능성을 믿는 데서 출발한다.
또한, 데이터 기반의 선제적 대응이 중요하다. 청년문제는 악화된 이후 대응하기보다, 신호를 미리 포착하고 먼저 다가가는 행정이 필요하다.
삶에 ‘빨간불’이 켜진 뒤가 아니라, 그 전에 ‘파란불’을 켜주는 행정.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신호등 행정’이 구축될 때 정책의 효과는 더욱 커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실패를 허용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한 번의 실패로 끝나는 구조에서는 도전하기 어려울 것이다.
정책 역시 고정된 답이 아니라, 계속 수정되고 보완되는 과정이어야 한다. 스마트폰 앱처럼 끊임없이 업데이트되는 정책, “안 됐다”가 아니라 “다르게 해보자”라고 말할 수 있는 유연함이 필요하다.
결국 도시는 사람이 모일 때 살아난다. 청년이 떠나지 않고, 도전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도시. 안산이 그런 ‘플랫폼 도시’로 나아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