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을 향한 청소년 스포츠 대표팀
하태호 단원청소년수련관 활동문화팀장
현장에서 청소년을 만나는 일은 늘 질문과 함께한다. 무엇이 이들의 삶을 변화시키는가, 어떤 경험이 한 사람의 방향을 바꾸는가에 대한 고민이다. 그 질문에 대해 비교적 분명한 답을 보여주는 영역이 있다면, 나는 주저 없이 스포츠를 떠올린다. 최근 단원청소년수련관에서 진행된 ‘2026년 스포츠 대표팀 출정식’은 이러한 믿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만든 의미 있는 장면이었다. 선발 과정을 거쳐 모인 축구(드림하이), 농구(엔드원, 에어), 댄스(블리스, 다즐린) 등의 60여 명의 청소년이 한자리에 모여 같은 목표를 향해 출발하는 모습은 단순한 행사 이상의 울림을 줬다.
청소년들은 다양한 압박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성취를 요구받고, 끊임없이 비교되며, 때로는 자신의 속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내몰리기도 한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청소년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경쟁이 아니라, 스스로의 리듬을 가지고 자신의 호흡을 찾을 수 있는 경험이다. 스포츠는 바로 그 지점을 채워준다. 몸을 움직이고, 땀을 흘리며, 눈앞의 순간에 집중하는 과정은 머릿속을 가득 채운 부담을 잠시 내려놓게 한다. 그 자리는 ‘지금의 나’를 온전히 느끼는 ‘진짜 나로’ 살아가는 삶, 그 자체다.
특히 팀을 기반으로 하는 스포츠 활동은 개인을 공동체 속에서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함께 훈련하고,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며,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경험은 관계의 본질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한다. 누군가는 앞에서 이끌고, 누군가는 묵묵히 뒤를 지키며, 또 다른 누군가는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팀을 지탱한다. 이 과정 속에서 청소년은 ‘잘하는 것’보다 ‘함께하는 것’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이는 단순한 기술 습득을 넘어 삶을 대하는 태도로 이어진다.
스포츠는 감정을 다루는 힘을 길러준다. 승리의 기쁨은 자신감을 키우고, 패배의 경험은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다. 중요한 것은 결과 자체가 아니라 그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다음으로 나아가느냐다. 경기에서의 작은 실패와 극복의 경험이 쌓일수록 청소년은 점점 더 단단해진다. 이러한 내적 성장은 교실 안에서의 학습만으로는 쉽게 얻기 어려운 소중한 자산이 된다.
단원청소년수련관의 스포츠 대표팀 역시 단순히 운동 능력을 키우는 것을 넘어,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종목별 전문 훈련과 더불어 대외 대회 참가, 지역사회와의 연계 활동은 청소년들이 자신이 속한 세계를 확장하도록 돕는다. 이는 청소년을 보호의 대상이 아닌, 현재를 살아가는 시민으로 바라보는 시선과도 맞닿아 있다. 스포츠를 통해 이들은 스스로 선택하고, 도전하며, 책임지는 경험을 쌓아간다.
청소년지도사의 역할은 이런 경험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돕는 데 있다. 지속적인 참여의 기회를 만들고, 과정속에서 의미를 발견할 수 있도록 곁에서 지지하는 일, 그리고 실패마저도 성장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다. 청소년이 자신의 가능성을 스스로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을 만들어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지원이다.
스포츠는 결국 기록보다 사람을 남긴다. 점수와 순위는 시간이 지나면 희미해지지만,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태도와 관계, 자신에 대한 믿음은 오래도록 남는다. 그렇기에 우리는 청소년의 스포츠 활동을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닌, 한 사람의 삶을 형성하는 중요한 과정으로 바라봐야 한다. 그 여정의 곁에서 함께 호흡하는 좋은 어른으로 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