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에게 필요한 따뜻한 신호
“네 자리는 여기 있어”

문지원 안산시청년센터 상상대로 센터장 전국청년센터협의회 운영위원장

2026-08-26     안산뉴스

안산시 청년센터 상상대로에서 7월 23일 열린 청년정책 토크콘서트 ‘혼자인 마음에도 안부는 필요하다’에 사회자로 참여했다.

청년의 외로움과 고립·은둔, 정신건강을 이야기하는 자리였다. 여러 이야기를 들으며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단어는 ‘고립’보다 오히려 ‘안부’였다.

첫 번째 발제에서 신현재 안무서운회사 디렉터는 청년 고립·은둔의 계기를 ‘있을 곳의 상실’이라고 표현했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돌아갈 곳도 마땅히 찾지 못하는 경험이 고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이영하 별담심리상담센터 대표의 발제는 또 다른 질문을 던졌다. 청년의 고립을 개인의 적응 실패로만 볼 수 있는가.

현대사회는 과거보다 많은 자유와 선택을 주었지만, 동시에 학업·취업·소득·관계·성취 등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할 것을 요구한다. 청년은 자신의 자리를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특히 청년은 아직 자신을 지탱할 정체성과 관계망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시기다. 취업이 늦어지거나 관계가 끊어지는 작은 흔들림도 ‘내가 누구인가’라는 존재의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SNS를 통해 타인의 성취와 일상을 끊임없이 비교하는 환경 역시 이러한 불안을 키운다.

그렇다면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정답은 거창한 프로그램이 아닐지도 모른다. 이한빈 청년 공동체 ‘화커뮤니티’ 대표가 보여준 것처럼 함께 밥을 먹고 안부를 묻는 작은 관계일 수 있다.

누군가가 나를 기억하고, 나의 자리를 확인해주는 경험은 고립을 막는 든든한 안전망이 된다.

결국 정체성은 혼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만들어진다. “왜 그렇게 힘드니?”라고 묻기 전에 “많이 힘들었구나. 그래도 네 자리는 여기 있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청년센터의 역할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청년에게 끊임없이 변화와 성과를 요구하는 공간이 아니라, 아무것도 증명하지 않아도 잠시 머물 수 있는 공간, 다시 사람과 지역사회에 연결될 수 있는 관계를 만드는 공간이어야 한다.

상상대로 역시 지역의 다양한 기관과 청년 커뮤니티와 함께 청년이 혼자 남겨지지 않도록 관계의 연결망을 촘촘하게 만들어가고자 한다.

혼자인 마음에도 안부가 필요한 이유는, 어떤 마음은 개인의 의지만으로 버티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청년에게 더 필요한 것은 더 강해지라는 말이 아니라 “우리는 당신을 놓치지 않겠다”는 사회의 신호인지도 모른다.

오늘 우리 주변의 청년에게 먼저 안부를 건네보면 어떨까.

“요즘 잘 지내?”

어쩌면 이 짧은 한마디가 누군가에게는 자신이 아직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는 따뜻한 신호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