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배려가 따뜻한 사회를 만듭니다”
김혜심 벌크 커피 안산상록수점 대표
지구촌이 땡볕 더위로 몸살을 앓아온 올해 여름에 길을 지나는 주민들에게 시원한 냉수 제공으로 눈길을 끈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이 있다.
핵가족화와 주거문화 변화로 이웃과 정을 나누는 문화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지인으로부터 안타까운 시대에 이웃을 둘러보는 가게가 있다며 취재 요청 추천이 들어왔다.
추천 가게는 상록구 본오동 822-1에 위치한 ‘벌크 커피 안산상록수점(대표 김혜심)’이다.
‘벌크 커피 안산상록수점’ 추천인은 경기침체로 자영업자들이 살기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작은 나눔을 통해 살만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문화가 확산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언론에 소개되기를 희망했다.
추천을 받고 방문한 ‘벌크 커피 안산상록수점’은 ‘누구나 쉬었다 갈 수 있는 공간’이라는 본사 철학을 반영하고 테이블이 그리 많지 않은 본오2동에 위치한 아담한 가게였다.
이 가게의 주인장 김혜심 대표는 ‘벌크 커피’가 고급 커피와 저가 커피의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가성비와 감성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브랜드라서 창업을 선택했단다.
그동안 전업주부로 살다가 시어머니와 친정엄마가 돌아가시고 집안에만 있는 것이 답답해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2023년 4월 현재의 자리에 커피 전문점을 열게 됐다.
“가성비가 좋은 카페라서 수입이 많은 편이 아닙니다. 자영업자는 쉬는 날이 없고 그나마 주말에 알바를 쓰면서 휴식을 갖는 것이 전부입니다. 그냥 일이 좋아서 카페를 운영하는 겁니다. 다양한 계층의 사람을 많이 만나는 것도 좋습니다.”
김혜심 대표는 수입도 그렇고 카페 일이 어렵다며 남편이 만류하지만 아침에 눈 떠서 일하러 나갈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자체가 행복하다며 현재의 자리에서 3년 넘게 가게를 운영하다 보니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올해 여름은 기온이 40도를 육박하는 유난히 무더운 땡볕 더위였습니다. 어느 날부터 어르신들이 가게를 불쑥불쑥 들어오셔서 물 한 모금 마실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물을 드리면서 갑자기 돌아가신 친정엄마가 생각났습니다. 길을 지나는 행인들에게 시원한 물을 자유롭게 드실 수 있도록 제공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김 대표는 어르신들이 쭈뼛쭈뼛하며 문을 밀고 가게 안까지 들어와서 물 한잔을 요청하는 모습을 보면서 작은 일이지만 가게에 들어오지 않고도 편하게 물을 드실 수 있도록 상시로 제공하기로 마음먹었다.
“무더위가 극성을 떨던 7월부터 가게 앞에 아이스박스를 놓고 어르신들이 물을 항상 시원하게 드실 수 있도록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르신을 위해서 시원한 물을 제공하기 시작했는데 인근 본오초등학교 학생들까지 지나갈 때마다 물을 마시기 시작했고 입소문이 나면서 현재는 중학생과 고등학생까지도 스스럼없이 마시고 갑니다.”
어르신에 이어 아이들까지 좋아하니까 기분이 너무 좋다며 한 모금의 물이 그냥 물이 아니라는 벌크 커피 안산상록수점 김 대표는 ‘시원한 물 나눔’을 이달 말까지 계속할 예정이지만 작은 행동으로도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데 조금이나마 이바지할 수 있다는 행복감을 얻었다며 뿌듯해했다.
작은 관심과 배려가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김 대표는 ‘벌크 커피 안산상록수점’이 좁은 공간이지만 저소득층에게 무료 스몰웨딩 공간으로 쓰여질 수 있도록 이웃의 꽃집과 공방 가게와 마음을 모았다고 귀띔한다. <여종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