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뛰는 것보다 함께 웃는 느슨한 운동회
문지원 안산시청년센터 상상대로 센터장 전국청년센터협의회 운영위원장
운동회라고 하면 흔히 경쟁을 떠올린다. 누가 더 빨리 달리는지, 어느 팀이 더 많은 점수를 얻는지 겨루며 승패를 가른다.
그런데 9월 3일 안산시평생학습관에서 열린 운동회는 조금 달랐다. 이름부터 ‘느슨한 운동회’였다.
안산시청년센터 상상대로가 운영하는 청년지원협의체 ‘상상이상’의 4차 회의로 마련된 이번 행사는 청년정책 현장의 실무자들이 일상과 업무에서 잠시 벗어나 함께 움직이고 웃으며 자연스럽게 교류하는데에 의미를 뒀다.
약 30명의 청년지원기관·단체 실무자들이 참여해 몸풀기 체조와 아이스 브레이킹을 시작으로 종이 뒤집기, 협동 컵 쌓기, 2인 3각 달리기 등의 프로그램을 함께했다.
이번 운동회는 처음부터 ‘잘해야 하는 운동회가 아니라, 함께 웃기 위한 운동회’를 표방했다. 승패와 경쟁보다 참여와 관계 형성에 초점을 맞추고 평소 교류가 적었던 구성원들이 한 팀이 되어 서로의 이름을 외우고 협력하도록 구성했다. 운동회가 끝난 뒤에는 함께 저녁을 먹으며 각자의 경험과 고민을 나누는 시간으로 이어졌다.
좋은 협력은 회의에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서로의 이름을 알고, 함께 웃고,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알아가는 작은 만남에서 시작되기도 한다.
실제로 이번 운동회에서도 참여자들은 놀이와 협동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며 자연스럽게 관계를 넓혔다.
상상이상 역시 30개 청년정책 수행기관과 청년단체·커뮤니티가 함께 현장의 목소리를 나누고 협력하는 네트워크다.
느슨한 운동회가 의미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회의실에서 정책을 논의하는 관계를 넘어 서로에게 편하게 말을 걸고 필요할 때 손을 내밀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갔기 때문이다.
청년 정책은 한 기관의 힘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청년이 겪는 문제는 일자리, 주거, 관계, 문화, 마음의 문제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청년을 더 잘 지원하기 위해서는 청년을 만나는 사람들부터 연결되어야 한다.
늘 촘촘하고 빈틈없이 연결될 수는 없을 것이다. 필요할 때 서로에게 손을 내밀 수 있고, 어려울 때 편하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잘 뛰는 사람보다 함께 웃는 사람이 많았던 운동회. 그날 우리가 확인한 것은 운동회의 승패가 아니라 함께 일하는 관계의 힘이었다.
빠르게 성과를 만들어내는 것만이 협력은 아니다. 때로는 천천히 만나고, 함께 웃고,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더 오래가는 연결을 만든다. 청년을 위한 촘촘한 지원망을 만들기 위해 때로는 우리부터 조금 느슨하게 만나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