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의회의 인사청문회
여종승 대표기자
안산시의회가 안산시 출자·출연기관장 인사청문회에서 두 개 기관 대표이사 임용 후보자의 ‘부적합’ 의견을 냈다. 기초의회인 안산시의회가 인사청문제도를 도입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9대 안산시의회는 2023년 3월 개정된 지방자치법이 9월 22일부터 시행되면서 지방의회가 인사청문회를 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박은경 의원(현 경기도의원)이 대표발의한 ‘안산시의회 인사청문회 조례’를 2023년 11월 제정했다.
시의회는 ‘안산시의회 인사청문회 조례’를 근거로 2024년 8월 당시 안산환경재단 홍희관 대표이사 후보자에 대한 첫 인사청문을 갖고 도덕성과 자질, 경영능력 등을 검증하고 ‘적합’ 의견을 냈다.
기관장 두 번째 인사청문은 2024년 12월 안산인재육성재단 이흥업 대표이사 후보자로 전문성 등에서 역량 발휘 여부가 제기됐지만 그래도 결론은 ‘적합’이었다.
지난해는 안산미래연구원 이진수 초대 원장 인사청문을 2월에 가졌지만 공무원 출신의 후보자로 별다른 이견없이 무사히(?) 통과시켰다.
안산교육장 출신의 안산문화재단 김태훈 대표이사 후보자도 지난해 5월 인사청문에서 ‘적합’ 의견을 받고 임용돼 현재 직을 수행하고 있다.
그동안 시의회 인사청문회는 제도 도입 초기인지라 지역사회에서 얼굴을 자주 마주치며 공존하는 관계이어서 적당히(?) 묻고 적당하게(?) 답하면 통과되는 쉬운 관문처럼 생각하고 적당론(?)으로 여겨온 것도 부정할 수 없다.
인사청문제도가 3년째로 접어들면서 매섭게 변했다. 9대 민선 안산시장이 연임하고 10대 시의회가 개원한 이후 처음으로 열린 4개 기관장 인사청문에서 안산환경재단 김제연 대표이사 후보자와 안산도시공사 이병선 사장 후보자는 ‘적합’으로 결론지었다.
하지만 안산시청소년재단 신영철 대표이사 후보자는 청소년 분야 전문성이 낮고 포용적 리더십과 다문화 감수성 부족을 내세워 ‘부적합’ 보고서를 내놨다.
안산인재육성재단 이옥례 대표이사 후보자는 직무수행 능력은 물론 경영자질과 비전 부족, 답변 과정의 불성실 등이 미흡하다며 ‘부적합’ 결론을 집행부에 건넸다.
기관장 임명을 위해 시의회로 넘어왔던 4명 중 인사청문회 산을 넘지 못한 2명의 운명은 이제 이민근 시장의 손으로 다시 넘어왔다. 이 시장은 의회 인사청문 의견을 무시하고 ‘부적합’ 후보자들의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의회 인사청문 결과가 곧 ‘민심’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 시장의 딜레마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이 시장 입장에선 의회의 ‘부적합’ 의견을 받은 후보자들이 최근 국회의 장관 인사청문 과정에서 여론과 민심에 밀려 2명이 ‘자진 사퇴’ 형식으로 물러났듯이 내심 스스로 하차해주길 기대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다. 알맞은 인재를 알맞은 자리에 써야 모든 일이 잘 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