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민속주 ‘옥로주’ 대부도 전수관 개관
전통민속주 ‘옥로주’ 대부도 전수관 개관
  • 여종승 기자
  • 승인 2023.06.21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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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자 ‘옥로주’ 제조 기능보유자 경기도무형문화재 12호 지정
전통주 ‘군포 당정 옥로주’에서 금년 5월 ‘옥로주’로 명칭 변경
안산 대부남동 1045-15에 ‘옥로주 전수관’ 신축 후 체험장 운영

경기도무형문화재 제12호로 지정된 전통민속주 유민자(82) 명인의 ‘옥로주(玉露酒)’ 전수관이 안산 대부도 언덕섬에 둥지를 틀고 체험장 운영에 들어간다.

경기도무형문화재 지정 30년을 맞이한 옥로주(玉露酒)가 안산시 단원구 대부남동 1045-15(단원구 흘곶길 80)에 전수관을 신축한 후 이달 22일 본격 개관한다.

옥로주 전수관 체험장은 전승교육사 인정서(2021년)를 받은 유민자 명인의 아들 정재식(61)이 운영한다.

유민자 명인의 옥로주는 조선 순조 시절 충청남도 서산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당시 서산 유씨 집안이 옥로주를 궁중에 진상했다는 것이 구전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유민자 명인의 조부가 이후 전라북도 남원으로 이주해 옥로주를 빚다가 다시 경상남도 하동으로 이전해 화개장터에 옥로주를 내다 팔았다.

가양주 옥로주는 일제강점기 1926년 밀주 형태로 만들어져 유통되면서 맛을 인정받아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현재의 명인 유민자 선친이 1936년 하동읍 단포양조장에서 동을 사용한 동고리로 옥로주를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애주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동고리를 이용 제조하는 옥로주는 해방 후 1947년 옥천양조장으로 명칭을 바꾸고 35도로 명맥을 이어오다가 당시 어려운 사회환경과 6.25 전쟁 등으로 자취를 감추게 됐다.

옥로주는 이후 1980년대 전통주 부활 바람이 불기까지 침묵에 잠겨 있다가 유민자 명인의 유양기 선친이 전수하면서 1993년 경기도 군포에서 부활했다.

경기도무형문화재로 선정된 유민자 명인의 손에 의해서다. 전국을 누빈 옥로주가 유민자 명인에게 전수된 시기이기도 하다.

가양주 옥로주는 유양기가 큰 딸인 유민자에게 제조기술을 전수하고 옛 명성을 찾기 위해 손주인 정재식에게 발굴토록 하면서 세상에 드러났다.

옥로주 기초조사를 위해 손주 정재식이 경상국립대학교 성낙계 교수에게 의뢰했고 그후 동국대 식품공학과 노완섭 교수가 조사와 연구를 이어받아 1993년 경기도무형문화재 지정을 신청하게 됐다.

경기도무형문화재 제12호 ‘군포당정옥로주’라는 명칭으로 1993년 10월 지정된 옥로주는 당초 기능보유자인 유양기의 큰딸 유민자가 전수받으면서 꽃을 피웠다.

현재의 옥로주는 서산 유씨 ▲유성근으로부터 시작돼 ▲유학문 ▲유행룡 ▲유양기 ▲유민자(경기도무형문화재 제12호/한국전통식품 명인 제10호) ▲유민자 아들 정재식으로 전수되어 6대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옥로주의 명맥을 끊을 수 없어 본격적으로 기능을 전수받았다는 유민자 명인은 당시 거주하던 군포에서 선친이 작고한 후 용인의 대덕산 기슭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많은 성장을 했다.

옥로주 제조장 시설은 물론 다양한 주병을 개발하고 옥로주 양산체제를 본격적으로 구축했고 양적이나 질적인 수준을 높여 대한민국 우수 특산물 ‘대상’을 수상하며 남북장관급회담 건배주로도 선정돼 옥로주의 위상을 높여 왔다.

옥로주는 유민자 아들 정재식이 전수받으면서 용인을 떠나 현재의 안산 대부도로 제조장을 이전, 생산하고 있다.

대부도는 예로부터 물맛이 좋아 선조가 마셨다는 왕진물터가 남아 있고 큰 언덕섬답게 바다와 갯벌, 해풍을 아우르고 있어 전통주 빚기에 적합한 환경이라 할 수 있다.

증류 과정에 아침이슬처럼 맑고 영롱한 옥구술이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지는 모양에서 옥로주 명칭이 만들어졌다.

옥로주는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재래종 백미와 율무, 소맥, 물을 주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전통주 중 흔치 않게 율무와 약쑥을 가미하는 제조방법을 가지고 있다.

율무는 ‘비장을 강화하고 위와 폐를 보함은 물론 해열작용과 이뇨, 청혈, 강장 기능 등을 한다’고 본초강목에 기록돼 있다. 다른 민속주와 달리 옥로주는 율무를 가미한 특이한 제조방법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율무를 가미한 옥로주 제조방법이 경기도무형문화재로 지정받은 가장 중요한 요인이기도 하다. 첨가된 약쑥으로 인해 그윽한 향이 한결 깊어진다.

먼저 옥로주는 ▲재래종 통밀과 율무 약쑥을 사용해 누룩을 빚는다. 누룩은 분쇄한 밀 2말과 율무 7되를 끓여서 식힌 양조용수로 반죽하고 3~5시간 정도 두었다가 마른 약쑥을 첨가한 후 다시 반죽해 성형하고 띄운다.

이어 ▲백미와 율무로 만든 고두밥 1되에 끓여서 식힌 양조용수 1사발과 누룩가루 4홉의 비율로 주모를 만든다. 50% 도정한 백미 한 말과 율무 한 말을 각각 시루에 쪄서 만든 고두밥에 밑술 7되와 양조용수 2말을 배합해 술덧을 담그고 온도를 20~30℃로 유지하며 약 10일간 발효시킨다.

그 다음 ▲발효 4~5일이 지나면 커다란 거품이 많이 생기면서 과실향이 나고 다시 5~6일이 경과하면 구슬과 같은 거품으로 변하며 온도가 조금씩 내려가고 발효가 끝나면 토고리나 동고리를 사용해 증류한다.<‘향토사학자 이현우의 안산시문화유산이야기-옥로주’편(안산뉴스) 인용>

유민자 명인은 “잘 익은 전통주는 단 맛과 신 맛, 떪은 맛, 구수한 맛, 쓴 맛 등의 다섯 가지 맛이 녹아 있다. 옥로주야말로 전통주의 다섯 가지 맛이 각자 두드러지지 않고 조화를 이뤄 기분 좋은 여운을 남긴다. 옥로주는 알코올 도수가 40도이지만 목 넘김이 부드럽고 후미에서 풍미를 느낄 수 있어 금방 취하고 금방 깨는 것이 특징이다.”고 전한다.

이어 “전통소주 옥로주는 쌀과 율무, 누룩이 빚어낸 맛과 향이 일품이다. 율무가 들어가면 공정이 복잡하고 술의 양도 적게 나오지만 부드러워지고 감칠맛이 난다. 아버지의 손때 묻은 함지박이나 망태기, 밀레, 말, 되, 키, 체, 용수 등의 용기를 아직도 사용하고 있다. 옥로주는 오랜 시간과 기다림의 결정체다. 증류식 소주의 진정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옥로주의 애용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옥로주 6대째를 이어받아 대부도에 전수관을 지어 체험장을 개관하는 정재식 예도주가 대표는 술을 빚는 예술가로 전통특산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각오다.

정재식 옥로주 전수자는 “우리의 증류식 전통 소주 제조는 밑술과 덧술 담기 과정을 거쳐 발효가 끝난 덧술을 증류해 소주를 완성한다. 전통 증류주는 완성된 덧술을 솥에 넣고 소주고리를 얻어 장작불로 끊인 후 알코올의 비등점인 78도에서 기체가 되어 기화할 때 윗부분에 냉각수를 붓고 액화된 소주를 용기에 담아낸다. 최근 다양한 전통주 제품이 개발되면서 K푸드의 한 축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그 중의 하나인 옥로주도 단순한 술이 아니라 식음료 전통문화로 자리잡길 기대한다.”고 속내를 말한다. <여종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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