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공대’와 ‘새만금공항’은 재앙이다
‘한전공대’와 ‘새만금공항’은 재앙이다
  • 안산뉴스
  • 승인 2019.03.13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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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진(金昌辰) (초당대 명예교수)

1월 29일, 문재인 대통령은 각 광역 지자체에 예타 면제라는 선물을 하나씩 안겼다. 보따리를 받은 지자체들은 반기지만, 국가적으로 보면 재앙거리들이 한꺼번에 쏟아진 것이다. 사례는 많지만 보기를 두 개만 든다.

하나는 전남 나주에 짓겠다는 ‘한전공대’이다. 대통령 선거 때 문재인 후보는 한전이 이사 간 광주•전남권에 에너지 특성화 대학인 한전공대를 설립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래서 이번에 예타 면제하고 한전공대 건설을 발표했다.

한전공대가 왜 필요한가? 에너지 특성화 대학이 필요해서? 한국의 공대들에 에너지학과가 없는가? 문재인 정부가 원자력발전소 없애서 원자력공학과도 없어지는 판에 에너지학과가 왜 더 필요한가? 대학 신입생이 해마다 줄어서, 있는 대학도 없애야 할 판에 왜 새로 대학을 만드나?

광주(光州)에는 ‘광주과학기술원(GIST)’이 있다. 한국 5위권 안에 드는 우수한 특성화 공대이다. 그런데 왜 광주·전남권에 한전공대를 또 만드는가? 새 학과가 필요하면 광주과기원에 학과만 추가하면 된다. 에너지 분야 연구 강화하려면 연구비를 기존 공대들에 지원하면 된다. 한전공대는 기존 공대들의 기능과 힘을 분산시킬 뿐 아무 이득이 없다.

한전공대는 건설비만 6천 억 원에 운영비도 매년 5백억 원씩 든다. 이 돈은 어디서 나오나? 한전은 빚이 무려 100조원이다. 작년에도 적자 났다. 그런데 왜 대학 만들어 빚을 더 늘리나?

다음으로, 전북 새만금 간척지에 만든다는 ‘새만금 공항’이다. 새만금에 군산공항이 붙어 있다. 매년 적자 난다. 그런데 왜 또 거기에 국제공항을 만드나? 전북 도민들이 주장하는 새만금 관련한 막연한 잠재 수요나 2023년 새만금에서 열릴 세계 잼버리대회 같은 일시적 행사가 국제공항을 만들 근거가 되나?

전남 무안에 국제공항이 있다. 활주로가 2,800미터인데 3,200미터로 늘리면 전 세계를 오갈 수 있는 국제공항이 된다. 게다가 호남선 KTX 노선이 무안공항을 경유하게 설계되었다. 국가 예산 1조 원을 더 들여 노선 변경했다. 무안공항을 호남권 국제공항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호남선 KTX 노선이 완공되면, KTX 무안공항역에서 전북 익산역까지 30분이면 간다. 겨우 30분 줄이자고 새 국제공항을 만들어야 하나? KTX 전북 익산역 옆이 새만금 간척지이다.

문재인 정부는 ‘새만금권역 재생에너지 클러스터 비전’을 발표했다. 새만금을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 기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태양광 발전소 보러 외국 관광객이 오나? 도대체 거기에 왜 국제공항을 만드나?

국제공항은 건설비만 1조 원이 들고, 운영비도 매년 수백억 원씩 든다. 전국에 적자 나는 공항이 얼마나 많은데 왜 또 공항만 짓는가? 강원도 양양공항을 보고도 왜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하나?

한전공대도, 새만금 국제공항도 막대한 국고를 낭비할 뿐 실익이 없다. 다른 지자체의 예타 면제 사업들도 거의 비슷하다. 그러지 않아도 어려운 한국 경제를 이런 식으로 망쳐도 되는가. 잘못될 경우, 책임은 도대체 누가 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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