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교육학계에서는 학습생태계(Learning Ecosystem)라는 용어를 많이 사용한다. 왜, 학습을 생태계에 비유하는 것일까? 생태학(ecology)에서 생태계는 생물들과 그들이 서식하는 환경의 상호작용을 설명하는 개념으로 풀이되지만, 평생교육학에서는 인간의 모든 삶의 현장에서 일어나는 학습의 총체를 의미하고, 개인, 교육기관, 사회, 기술 등 다양한 구성요소들이 상호작용하며 평생학습을 통해 사회적인 관계를 형성한다는 개념에서 생태계라는 용어를 가미(加味)한다.
평생학습생태계의 개념은 삶과 성장을 위해 학습하고자 하는 개인과 이를 지원하는 환경간의 상호작용, 교류, 구조, 기능, 규범 등을 포함하며, 사회적 시스템이 서로 연결되어 사회적 생활의 흐름과 균형을 유지한다. 평생학습생태계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평생학습은 사회와 기술의 발전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생존의 문제로서만 주목받는 것이 아니다. 인생의 특정한 목적을 가지지 않고도 배움에 대한 욕구는 삶을 살아가는 동안 함께 한다.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인문소양과 교양을 쌓고,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체육활동과 여가도 평생학습으로 함께 한다. 다른 이들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 사회참여 활동을 촉진하고 민주시민으로서의 역량을 키우기 위한 학습도 함께 존재한다. 이러한 다양한 구성요소들은 서로 상호의존적이며, 상호작용을 통해 생성해 나간다. 즉, ‘삶 자체가 학습’인 것이다.
둘째, 평생학습은 급변하는 사회변화에 적응하는 방법이다. 4차 산업혁명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부담으로 와 닿았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빅데이터, AI, 메타버스는 디지털 대전환을 경험하게 했고, 신기술 혁명은 연일 알아들을 수 없는 용어들을 쏟아내고 있다. 우리나라 성인들은 키오스크라는 신문물을 접해야 했고, 교통앱이 없으면 택시도 잡을 수 없는 새로운 세상에 맞닥뜨렸다. 평생직장을 담보로 하는 교육은 시급하고, 학교의 교과서는 연일 발표되는 신기술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개인에게 평생교육의 중요성이 절실히 필요하게 되었고, 국가에서도 학교 교육만큼 평생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마치 생태계에서 생물들이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고 생존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개발하는 것과 유사하다.
셋째, 평생학습 정책은 지자체의 초미의 관심사다. 국가는 지역 격차를 해소하기 위하여 지역의 평생학습 활성화를 지원하는 다양한 정책들을 펼치며, 평생학습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평생학습정책을 통해 지역사회를 알리고, 지역 특성에 맞는 평생학습 서비스를 제공하였다. 대학의 평생학습정책도 확대해나가고 있다. 국가는 ‘대학의 평생교육 체제 지원’ 사업을 통해 재직자를 포함한 성인학습자에게 실질적인 교육을 제공하고, 대학과 지자체가 함께 만들어가는 성인학습자 친화적인 대학 환경 생태계조성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다양성과 상호작용은 생태계에서 서로 다른 종들이 함께 존재하고 상호작용하는 모습과 유사하다.
넷째, 평생학습은 개인의 의지에 따라 지식, 기술, 역량 등을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시킬 수 있다. 교육부는 ‘전 국민 평생학습사회 구현’을 정책 비전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평생학습을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온라인 평생학습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IT강국답게 학습의 공간, 장소,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온라인 학습이 대중화되고 있다. 스마트 기기와 Wi-Fi만 되는 곳이라면 웹기반 학습 플랫폼을 활용한 온라인 강좌와 MOOC 등을 통해 유연한 학습환경을 제공받을 수 있다. 이러한 웹기반 학습 플랫폼은 다른 학습자들과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는 공동학습도 가능하다. 학습자들은 평생동안 학습을 통해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고, 역량을 향상시켜 나가며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어 나간다. 이러한 발전은 생태계에서 생물들이 진화하고 발전하며 생태계의 다양성과 균형을 유지하려는 모습과 같다.
평생학습생태계의 변화는 이 사회의 다양성과 개인화를 증진시키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학습자들이 자연스럽게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발전할 수 있는 학습생태계를 이해하고 구축하는 것이 이 사회의 목표라 할 수 있다. 헌법 제31조 제5항 ‘국가는 평생교육을 진흥하여야 한다.’ 국가가 보장하는 평생학습을 미래전략의 핵심정책으로 삼고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길 소망해 본다.
